버드나무 꽃봉오리입니다. <칼럼니스트 김남숙>

가죽옷을 입고 있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니 가죽옷을 벗어내는 것 같지요?

한 겨울엔 날씨가 추워야 꽃들의 희생이 덜합니다.

날씨가 따뜻하면 다 피워보지도 못할 꽃들이 피려다가 얼어 죽게 됩니다.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는 겨울은 없으니까요.

겨울에는 나무줄기에도 털이 있어 줄기를 보호해 주고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김남숙>

버들강아지

- 김남숙(시인 & 숲해설가) -

우리가 흔히 버들강아지라고 말하는

버드나무 꽃봉오리입니다.

보기에도 탐스럽고 복슬복슬한 것이

마치 털 복숭이 강아지들 같아 보입니다.

버드나무는 은행나무처럼 암수딴그루입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계수나무가 암수딴그루이고,

생강나무, 산초나무, 초피나무, 뽕나무 등이

암그루와 수그루가 따로 있는 나무입니다.

우리의 주변에 피어난 꽃들 중에는

미처 꽃이라는 느낌 없이 지나쳐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암나무, 상수리나무(참나무 류), 단풍나무, 은행나무의 꽃 등을

보았다고 말하는 사람이 그리 흔치 않습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얼마나 많은 은행나무 꽃을 밟고 지나다녔는지,

등산하신 분들이라면 얼마나 많은 참나무 꽃을 보았는지

의식하지 못했을 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요즘, 거리마다 은행나무 없는 곳이 별로 없습니다.

가을이면 주렁주렁 달린 은행나무 열매는 누구라도 쉽게 보게 되는데

은행나무 꽃을 본 사람들은 별로 없다 하니 참 이상하지요?

우리의 고정 관념이 다양한 모양의 꽃을 눈여겨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막아버렸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꽃들이 다투어 피어날 3월이 머지않았습니다.

여태 꽃이라 여기지 못하고 지나쳤던

신갈나무와 떡갈나무와 상수리나무에서 피어나는 암꽃과 수꽃

단풍나무의 암꽃과 수꽃,

소나무의 암꽃과 수꽃이 봉오리 져 있는 요즘

곧 피어날 꽃들의 봉오리를 눈여겨보았다가 춘삼월이 오면

이전에 눈여겨보지 못했던 꽃구경을 하시기 바랍니다.

세상의 모든 자녀들에게 부모가 있는 것처럼

세상의 모든 존재하는 식물들에게는

그들을 이 땅에 존재하게 한 꽃이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식물이 꽃을 피우는 것처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꽃을 피워가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의 생활 속에서 서로의 장점을 찾아 주고

서로의 장점을 인정해 주려는 노력을 기울이면 좋겠습니다.

버드나무 가지에서 연둣빛이 느껴집니다. <칼럼니스트 김남숙>

봄이 가까이 왔다는 뜻이겠지요?

아직은 봄이라고 마음 놓을 수 없는 추위가 남아 있습니다.

겨울은 이렇게 털이 감싸고 있어서 줄기를 보호해 주고 있습니다.

나무의 한 줄기도 계절의 변화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것처럼

경우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는 사람도 시절을 따른 순리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버드나무 꽃이 활짝 피고 있습니다. 버드나무 수꽃입니다. <칼럼니스트 김남숙>

버드나무 암꽃입니다. <칼럼니스트 김남숙>

김남숙은 환경교육연구지원센터와 동아문화센터에서 생태전문 강사로 활동하며 서울시청 숲속여행 홈페이지에 숲 강좌를 연재하고 있다. 기자(記者)로 활동하며 인터뷰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숲에 있는 나무와 풀과 새 그리고 곤충들과 인터뷰 한다. 그리고 그들 자연의 삶의 모습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어 한다. 숲의 일상을 통해 인간의 삶의 모습과 추구해야 할 방향을 찾는 김남숙은 숲해설가이며 시인(詩人)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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