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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자의 꿈 '자립생활'②

이 세상을 장애인으로 살아 갈 것

'살아지는'이 아닌 '살아가는' 나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7-02-17 12:59:39
허망한 눈빛이 아닌 불타는 눈빛 속에서 희망의 미래를 볼 수 있게 해 주었던 먼저 이 일을 시작한 동료들…. 그런 그들에게서 배운 자립생활은 ‘함께’ 하는 것이라는 겁니다. 자립의 사전적 의미와는 상반되는 이 단어를 전 지금도 늘 생각하며 자립생활을 해 갑니다.

물론 자립생활은 본인의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의지로 자신의 삶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며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자립생활의 궁극적 목적이 자신이 속해 있는 지역에서 정당한 권리와 의무를 다하며 지역주민으로서의 당당한 한 몫을 차지하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할 때 지역에서의 융화는 필수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의 현실이 지역주민이나 제반여건의 미성숙으로 인하여 이런 목적의 실천이 여의치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여겨집니다.

이때 이런 이념이나 목적의 실천을 위하여 나아감에 있어 동료들의 응원과 지지야말로 없어서는 안 될 기본 중의 기본인 것입니다. 센터에서 실시하는 대부분의 서비스가 바로 이런 응원과 지지의 정신에서 나온 것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지역에서의 융화든, 동료의 지지든 자립생활은 절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고 전 생각합니다. 자립생활을 다른 말로 표현한 가장 적절한 단어는 그래서 ‘함께’입니다. ‘함께’라는 단어 속엔 또 하나, ‘미래’라는 의미도 포함돼 있습니다. 현재의 우리뿐 아니라 미래의 우리, 우리의 동료들도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전부터 저를 잘 아는 친구 중의 하나가 저에게 묻더군요.

“너 정도면 굳이 자립생활 같은 거 안 해도 되지 않냐”고. 그래서 전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 정도가 뭔데….”

솔직히 전 자립생활을 알기 전에는 저를 잘 몰랐습니다. 제가 어쩔 수 없는 장애인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제가 저 혼자 아무리 잘나고 불굴의 의지를 가져 모든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해도 전 장애인입니다. 이 세상은 저를 장애인이 아닌 다른 존재로 봐주지 않습니다.

전 이제 이 세상을 장애인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누구의 흉내를 내는 것이 아닌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장애인도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동료들과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장애인이라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못사는 그런 세상을 바꾸는 데 작으나마 일조할 것입니다. 나만이 아닌 나의 또 다른 하나인 장애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말입니다. 그래서 허망한 눈빛을 가지고 삶의 여정 속에 그저 흘러가는 것이 아닌 나의 자아를 직시하며 ‘살아지는’이 아닌 ‘살아가는’ 나로서 깨어 살아가려 합니다.

살아가는 자의 꿈. 그것의 실천적 모습이 전 자립생활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립생활을 하며 전 꿈을 꿉니다. 장애가 더 이상 짐이 아닌 개성으로 인정받고 모든 것에서 배제됨 없이 정신적, 또는 물리적 장벽이 없는 그런 세상을 말입니다.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꿈이라고요? 그러면 어때요? 꿈이 멀면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해야 할 일도 많은 법,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건 행복한 일 아닐까요? 오히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못 찾고 헤매며 허망하게 세월만 보내는 게 더 힘든 일이지요.

전 그걸 정말 많이 느꼈습니다. 자신을 깨닫는 것, 그리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닫는 것, 이것보다 절실한 것은 없습니다. 제가 자립생활을 하는 이유, 나의 일(몫)이기 때문입니다. 그곳에 저의 꿈이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제까지 저의 지난 과거와 현재의 일을 하게 된 동기 등을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저의 이런 것들을 되짚어 보며 저도 저를 되새기고 일깨우는 기회가 되는 듯 합니다. 앞으로 보다 많은 부분에서 보다 재미있고 의미 있는 칼럼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충고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칼럼니스트 구근호 (goojam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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