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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장애인 패러다임, '자립'

재활 패러다임에서 자립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7-02-01 14:24:06
일전에 보았던 영화 ‘허브’는 장애인에 대한 베풂이나 동정심보다 자립과 홀로서기라는 현실성으로 다가왔다. 영화는 정신지체 3급 장애를 가진 주인공이 세상에 홀로서기를 하는 모습을 그린 일상 이야기다. 장애인의 일상을 다룬 영화는 많다. 청각 장애인을 그린 ‘홀랜드 오퍼스’, 다운증후군을 그린 ‘제8요일’, 정신지체 장애인을 그린 ‘레인맨’, ‘포레스트 검프’와 여러 종류의 장애인을 조명하면서 그들의 삶을 현실성 있게 그려낸 영화가 있는가 하면, ‘말아톤’과 ‘맨발의 기봉이’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본인과 주위의 헌신적인 노력을 통해 인간승리를 경험한다는 영화도 있다. 손 펜이 중등도 정신지체 장애인을 연기한 ‘아이 엠 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영화 ‘허브’는 주인공의 자립의 필요성을 구축하고, 장애인의 독립과정을 일깨운 영화로 어느 장애인 영화보다 강한 느낌을 주었다. 특히 상은이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슬프면서도 밝은 톤으로 그려내고 있다. 그러므로 ‘허브’는 기존의 인간승리의 패러다임에서 탈피하여 정신지체 장애인의 사실적인 삶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장애인의 새로운 캐릭터가 형성되었으며, 스스로 일어서려는 장애인의 노력이 돋보였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영화들이 인간승리를 다루면서도 ‘그 현상’을 끝난 것과 달리 ‘허브’는 스스로 일어선 주인공의 ‘밝은 미래’를 암시하며, 장애인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하도록 ‘허브’가 보여준 ‘스스로 일어서는’ 장애인 캐릭터의 모습은 실제로 장애인이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설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

때문에 장애는 더 이상 ‘보호 받아야할 대상’도 ‘동정 받아야할 대상’도 아니라는 인식의 틀을 새롭게 해야 한다. 더구나 장애인의 삶을 비하하거나 왜곡하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비장애인들은 장애인들이 어떤 분야에 가장 불편해 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가. 별로 따뜻한 더듬이를 갖고 있지 않을 뿐더러 장애인에 대한 몰이해와 편견의 차가운 눈총이 많다. 일례로 필자가 사는 지역에 있는 장애인 학교(경남U학교)는 주민들의 냉대를 받아 교통시설이 좋은 시내 한복판에서 내몰려 도시 밖으로 쫓겨난 처지다. 근시안적인 학교행정의 시각 탓이다. 언젠가 ‘나’ 자신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교통사고만 당해도 이미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수년에 걸친 경기침체로 모두들 사는 형편이 팍팍하겠지만, 장애인들은 높은 실업률과 저임금, 자영업 중심의 취업환경을 힘겨워하고 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의 성공적인 사회적응을 돕기 위한 활동은 무엇보다도 그들의 자활을 돕고, 자립기반을 마련하는 활동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더구나 요즘 세상과 같이 정보통신시대를 구가하고 있는 것만큼 장애인 정보 격차해소에 보다 치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미 실시되고 있는 장애인 자활자립을 위한 교육으로는 기업 참여나 현장자원봉사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무료IT 교육과정으로 포토샵이나 플래시, 드림위버 등 각종 정보프로그램의 고급 활용기법은 물론, 웹 디자인, 자바개발, 모바일 콘텐츠, 닷넷 프로그램, 전문IT교육과정 등은 장애인 정보화 격차해소와 성공적인 사회적응을 돕는데 기여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애인들은 밋밋한 수치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 대한 교육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제는 무엇보다도 장애인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뀌어야한다. 장애인이나 비장애인 모두 인간으로서 존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장애인’을 ‘장애인’으로, 편애하고 가름 짓거나 우열을 가리는 사람들이 진짜 장애인이다. 단지 신체의 장애가 있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거나 불편부당한 대접을 받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너무나 안타깝다. 당장에 거리를 나서 보면 알 수 있다. 공공시설은 물론이거니와 각종의 교통시설과 문화·교육·체육시설을 훑어보면 뻔하다. 수많은 이 땅의 장애인들이 숱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 이상 장애인으로서 푸대접을 받지 않으려면 냉철하게 스스로 서려는 자활의지로 맞서야한다. 그 중심에는 재활 패러다임보다는 자립 패러다임 의식으로 곧추서야한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고 했다. 다시 한번 영화 ‘허브’와 ‘아이 엠 샘’을 생각해 본다.

[리플합시다]2007년 황금돼지해, 장애인들의 소망은 무엇인가?

칼럼니스트 박종국 칼럼니스트 박종국블로그 (jongkuk6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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