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하철역에서 리프트를 이용하다가 생긴 일이다. 나는 그 역에 도착하기 전에 항상 그 역 역무실로 전화를 건다. 잠시 후면 도착 할 테니까 리프트를 올려놓거나 또는 내려놓으라고 미리 얘기를 해두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가끔은 그것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착오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그 역에 도착하기 전에 리프트를 올려놔달라고 전화로 얘기를 했더니 전화 받는 직원이 “네, 오시기만 하면 됩니다. 아무 걱정하지 말고 오십시오!” 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도착을 해보니 그 직원의 호언장담과는 달리 리프트는 저 멀리 내려져 있는 것이었다. 그 직원이 그렇게 호언장담만 하지 않았어도 그렇게 약 오르진 않았을 것이다. 호출버튼을 눌러 얘기를 하자 공익이 왔고 난 공익에게 그 부분을 얘기를 했더니 자기는 지금 얘기를 듣고 왔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속이 끓어오르긴 했지만 일단 참아 넘겼다. 그 다음 날도 그 역을 이용하기 위해 도착하기 전에 전화를 해서 이번엔 내려놔 달라고 얘기를 했다. 더군다나 시간에 맞쳐서 목적지에 도착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더욱 조바심이 났다. 그런데 역에 도착해보니 이번엔 리프트가 저 멀리 올려져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호출 버튼을 눌렀더니 이번엔 호출 응답도 없는 것이었다. 어제 가까스로 삼켰던 감정이 있는 대로 끓어올랐다.

할 수 없이 다시 역무실로 전화를 해서 어떻게 된 거냐고 하자 잠시 기다려보라고 하더니 잠시 후에 공익 한 명이 매우 느긋한 태도를 걸어 내려오기에 이것을 빨리 작동시켜 달라고 말하자 들은 채도 안할뿐더러 사람 얼굴도 쳐다보지 않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그 공익은 얼마 전에도 내가 그 역을 이용할 때 리프트를 작동시켜 주면서 리프트가 올라갈 갈 때, 옆에서 동행도 하지 않은 채 자기 혼자 계단 위로 올라가서 딴 청만 피우는 등, 리프트 안전불감증을 비롯해서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 이미 내게 안 좋은 이미지로 느껴진 공익이었다.

참다 참다 끓어오를 대로 끓어오른 나는 그 공익의 사람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에 급기야 폭발하고 말았다. 어제는 올려나 달라고 전화를 했더니 내려져 있고, 오늘은 내려나 달라고 했더니 올려져 있고 도대체 이 역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 왜 이렇게 엉망이냐고 항변했다.

그러자 그 공익은 나를 정말 여지없이 무시하는 태도로 쳐다보며 “왜 나한테 그래요? 내가 전화 받았어요? 그럼 전화 받은 사람한테 올라가서 따져요? 이게 뭐 혼자만 이용하는 거예요?”

그 공익은 정말 나라는 사람을 철저히 무시하는 태도로 말을 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같은 말이어도 그 사람의 상대를 대하는 태도나 눈빛에서 상대를 존중하는지 무시하는 지는 다년간에 걸친 장애인의 삶을 통해 정말 피부로 느낄 수가 있다. 앞서 전날 리프트가 내려져 있을 때는 그래도 참아 넘길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날의 공익은 적어도 사람을 무시하는 태도는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약간의 이해 안가는 상황이 있다하더라도 직접 사람을 응대하는 사람의 태도에 따라 좌우되는 것도 상당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 공익의 태도에 더욱 화가 나서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했더니 나보고 하는 말이 “올리고 싶으면 올려요! 자, 내 이름 여기 있어요!” 하면서 자기의 명찰까지 보라며 나한테 가리켜대는 것이었다. 정말 어이가 없었다.

정말 나라는 사람을 조금이라도 어렵게 여겼다거나 인간 대 인간으로 존중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이런 식의 행동은 나올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은 공익이면서 왜 리프트가 내려가거나 올라갈 때 동행하지 않냐고 하면서 그 부분에 대해 너의 잘못을 인정하냐, 안하냐고 묻자 거기에 대해서 “치이!” 하면서 가소롭다는 듯한 미소로 일축해버리는 것이었다.

나는 지금이라도 당신이라는 사람이 당신의 잘못된 부분을 시인하고 조금이라도 수그리는 자세로 나온다면 문제화 삼지 않겠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엔 가만있지 않겠다고 얘기를 했으나 그 공익은 시종일관 우습다는 표정으로 일관할 뿐이었다. 그것은 마치 “설마 너같은 게 아무려면.......” 하는 식의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비웃음이 여실히 느껴졌다.

그 공익이 인터넷에 올릴 테면 올리라는 식으로 내게 막 대하며 자기 명찰까지 내 앞에 들이밀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지금 그 공익의 소속 역과 이름을 굳이 밝히지 않는 이유는 그 공익을 찾아가 역장 등이 있는 앞에서 알아듣도록 얘기를 해주고 싶어서 이다. 조만간 날을 잡아 역장실로 찾아가 얘기하기로 그 역의 역장과 얘기해 놓고 있는 상태이다.

이것은 비단 그 공익만의 자질 문제가 아니라 공익들의 이렇듯 리프트 동행을 무시하는 처사 등은 명백한 직무유기일 뿐만 아니라 수동 휠체어 식 리프트를 전동휠체어로 이동시킴에 있어 역 자체에서부터 공익요원들에게 안전수칙 교육을 철저히 시키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까지도 물어야 하는 심각한 사항이다. 역장과 그 공익을 만나 얘기를 해보고 나서도 시정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면 그 때는 장애여성 이동권문제로 심각히 다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차후의 진행 사항은 다시 이 칼럼을 통해 알려드리도록 하겠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여성과 남성을 차별하는 분위기와 가정이나 사회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것에 반감을 갖기 시작하면서 여성주의적인 의식이 싹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남녀 차별은 비장애여성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장애여성들은 비장애여성들이 겪는 차별보다 더한 몇 배의 차별을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장애인 문제는 그 장애인이 여성이냐 남성이냐에 따라 그 양상이 다릅니다.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남아선호사상과 전근대적인 남존여비사상은 장애여성들에게 더 할 수 없는 억압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장애여성들은 가정에서부터 소외되고 무시되고 그 존재가치를 상실당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장애여성도 이 땅에 당당한 여성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저는 단순한 여성주의자가 아닙니다. 저는 이 땅에 당당히 살아 숨쉬는 장애여성주의자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장애여성주의적인 언어로서 표현하고 말하고자 합니다. 저는 진정한 장애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합니다. 그러면서 그 속에 전반적인 장애인의 문제와 여성에 대한 문제도 함께 엮어나가겠습니다. 저는 사회가 만들어놓은 제도와 틀을 거부하며 장애여성의 진정한 인권 실현을 위해 장애여성인권운동단체인 장애여성공감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여성공감 홈페이지 http://www.wd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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