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5일 많은 분들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결혼식에 참석해 주셨던 분들, 또는 참석은 못하였으나 마음으로부터 축하를 보내주신 그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나는 과거에 내 삶의 웨딩드레스란 제목으로 수필을 쓴 적이 있었는데, 지금 이렇게 다시 쓰는 내 삶의 웨딩드레스란 제목으로 칼럼을 쓰면서 내 인생의 새로운 감회에 젖는다.

그와 나는 서로 다른 장애를 지녔다. 나는 지체장애, 그는 시각장애. 이처럼 장애 형태가 전혀 다른 사람들끼리 만나는 경우도 매우 드문 것 같다. 과거에 나는 시각장애남성을 만나게 되리라는 것을 상상도 못했고 그 역시 지체장애여성을 만날 줄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그리고 서로의 장애를 모르는 데서 오는 편견도 반드시 존재 했으리라. 그러나 서로를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되면서 서로 다른 장애의 형태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서로 다른 장애의 세계를 알아가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고 장애의 형태는 틀리나 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경험해야했던 삶의 형태는 비슷했기에 우리는 서로에 대해 많이 공감할 수 있었다.

우리는 처음에 서로 좋은 감정을 느끼면서도 마음의 문을 열기에 주저하였다. 나는 나대로 두려웠고 그는 그 대로 용기가 나지 않았다. 우리는 어린 사람들이 아니었기에 서로에 대한 감정은 곧 책임이었다.

그 책임이 너무 버거워 우리는 서로의 감정을 오픈 하기에 주저하였는지도 모른다. 서로에 대한 감정 탐색에 지쳐갈 즈음 나는 결국 내 감정을 수습하려 했고 그것을 눈치 챈 그는 급기야 자신의 감정을 오픈 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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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린 시절부터 여성과 남성을 차별하는 분위기와 가정이나 사회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것에 반감을 갖기 시작하면서 여성주의적인 의식이 싹텄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남녀 차별은 비장애여성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장애여성들은 비장애여성들이 겪는 차별보다 더한 몇 배의 차별을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장애인 문제는 그 장애인이 여성이냐 남성이냐에 따라 그 양상이 다릅니다.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남아선호사상과 전근대적인 남존여비사상은 장애여성들에게 더 할 수 없는 억압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장애여성들은 가정에서부터 소외되고 무시되고 그 존재가치를 상실당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장애여성도 이 땅에 당당한 여성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저는 단순한 여성주의자가 아닙니다. 저는 이 땅에 당당히 살아 숨쉬는 장애여성주의자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모든 것을 장애여성주의적인 언어로서 표현하고 말하고자 합니다. 저는 진정한 장애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합니다. 그러면서 그 속에 전반적인 장애인의 문제와 여성에 대한 문제도 함께 엮어나가겠습니다. 저는 사회가 만들어놓은 제도와 틀을 거부하며 장애여성의 진정한 인권 실현을 위해 장애여성인권운동단체인 장애여성공감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장애여성공감 홈페이지 http://www.wd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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