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번 플러스 앱 화면과 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투아트 조수원 대표. ⓒ서인환

필자는 최근 투아트라는 회사가 있는 대구의 삼성자조경제단지를 찾았다. 이 자리는 과거 제일모직이란 회사가 있던 자리다. 사전에 방문을 약속해서 갔는데, 조수원 대표와 조원혁 부사장, 김진욱 경북대학교 자문교수가 맞아주었으며, 따뜻한 카페라떼까지 미리 주문해 주었다.

 

필자는 대뜸 만나자마자 대표에게 시비부터 걸었다. 조수원 대표가 남성인 줄 알았다고 했으며, 설리번은 헬렌켈러 스승인데 중복장애 앱이 아닌 시각장애인 앱에 설리번이란 이름을 왜 붙였는지 물었으며, 설리번이 헬렌켈러가 사회주의자라는 것을 숨긴 사실과 40년간 함께 하면서 처음에는 스승이지만 나중에는 공연 마케터로 활동했으며, 후기에는 급여도 제대로 받지 못하였고, 헬렌켈러 집안이 기울자 가족으로부터 외면을 받았고, 설리번 역시 시각장애를 가진 저시력인으로 고아 출신인 것을 아는지 물었다. 이런 황당한 첫 질문에 조 대표는 반가이 맞아주었다. 이 질문들은 투아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들이다.

 

설리번은 성이고 이름은 앤이다. 시각장애인의 스승에 설리번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런 것이 시각장애인을 더욱 중증 장애로 인식시키는 것 같아 싫었고, 상품명이 장애와 연관시키면 발전력이 약하기 때문에 제기한 문제였다. 장애와의 관련성을 부각시키면 홍보하기가 더 편한 부분도 있으나, 맹인용 바늘 꿰기보다 효도용 바늘 꿰기가 더 잘 팔린다는 점에서 개발 동기는 장애인과 연관되어도 판매에서는 시장이 넓은 비장애인의 용어가 어떤지 건의한 것인데, 조 대표는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으로 응대해 주었다.

 

시각장애인 친구나 가족이 있는지 물었다. 이는 개발 동기와 연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아트(tuatr)는 두 가지 예술을 한다는 ‘투 아트’가 아니다. 작지만 단단한 유칼리나무를 의미하기도 하고, 어느 사막지대의 오아시스 이름이기도 한 ‘tuart’가 아니라 부활을 기다리는 장소인 ‘tuat’이다.

 

이 회사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전문 업체였는데, 직원 중 한 사람이 뇌종양으로 인해 실명을 하게 되었다.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볼 수 있도록 할 수 있지 않을까 개발 모티브를 찾았고 이로 인해 그 직원은 지금도 계속 투아트에서 일을 하고 있다.

 

설리번 플러스 화면구성부터 설명해 보자. 최상단에는 온·오프 기능들과 세부 핫키 메뉴 선택 기능들이 배열되어 있다. 좌측에는 불(라이트)을 켜는 기능이 있고, 이어서 메뉴마다 세부 기능들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각 메뉴마다 나타나는 선택키가 자동으로 달라짐), 마지막에는 도움말 기능이 있다.

 

중앙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들어오는 그림 정보 즉, 사진을 보여주는 화면이 있는데, 이 부분의 우측 상단에는 도움말이나 설명을 다시 듣기 위해 나타나도록 하거나 제거해 주는 화살표가 있다.

 

영상 화면 바로 하단에는 볼륨을 조정하는 기능이 있다. 좌측이면 낮추고 우측이면 올리는 기능이다. 돋보기 기능에서는 확대와 축소의 기능으로 사용된다. 좌우의 중간 부분은 어느 정도의 크기인지 눈금을 보여준다.

 

그 아래에는 모드 즉 메뉴글이 배열되어 있다. AI 모드, 문자 인식, 문자 스캔, 문서 인식, 이미지 묘사(장면해설), 얼굴인식, 물건찾기, 돋보기, 색상인식, 빛 밝기, 지폐인식 등이 있다.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화면을 손가락으로 오른쪽으로 밀어가며 찾아야 한다. 음성인식을 이용하면 그럴 필요도 없다.

 

화면의 맨 아래에는 이미 촬영되어 보관되어 있는 사진들을 선택하는 버튼이 있고, 새로운 장면을 촬영하는 버튼이 있으며, 음성인식으로(SKT ‘누구’의 아래아를 이용) 설리반 플러스에게 명령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색을 말해 줘’, ‘리모컨 찾아줘’ 등이다. 물건찾기는 시각장애인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이용하는 물건목록이 사전에 등록되어 있어 앞으로 계속 추가하여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최하단 최우측에는 질문하고 답하기로 사용하다가 개발자에게 질문을 하고 답을 들을 수 있는 글을 올릴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Q&A도 공개되어 있다.

 

설리번 플러스는 매우 강력하고 정확하다. 인공지능 덕분이다. 아직 빅 데이터의 정보수집이 부족하여 정보가 더 많이 축적되면 더 정확하게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다. 즉 사용자가 물건이름 등 설명을 미리 정해 두고 나중에 동일 사진을 찍으면 예약된 해설을 해 줌으로써 자신의 어떤 물건인지, 자신이 원하는 장소인지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번 만난 사람의 이름을 등록하면 나중에 다시 만나 그 사람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을 함부로 찍으면 초상권이니 경계심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일일이 촬영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들고만 있으면서 아래아에게 물어보면 된다.

 

책이나 신문을 읽을 수 있고, 앞에 있는 물체가 무엇인지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여러 가지 음식이 차려진 식탁 앞에서 미소를 짓고 행복한 모습으로 음식을 먹고 있는 48세의 남성입니다.’라는 설명은 정말 섬세하고 맞춤형 설명이라 여겨진다. ‘네모 안에 줄무늬 그림이 그려져 있는 상자처럼 보입니다’라는 설명은 정확성이 떨어진다. 아직 데이터가 부족한 상태에서 최대한의 노력의 설명이다.

 

물건의 이름이나 유통기한 확인 등은 매우 유용하며, 특히 로고 속의 글자도 매우 정확하게 인식하여 읽어준다. ‘고층 아파트가 있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 장면입니다.’란 설명은 좀 위험하다. 농촌에도 고층 아파트가 있다. 하지만 먼 거리의 풍경이 궁금한 시각장애인에게는 도움이 된다. 이제 샴푸와 린스를 구분하지 못하는 시대는 갔다. 신문을 읽어주는 달팽이라는 앱은 별도로 개발한 바 있다.

 

투아트는 시각장애인이 이 앱을 사용하기 위해 서버와의 통신비가 발생하는데, 이를 무료로 이용하기 위해 LG유플러스와 업무협약을 하였고, 음성인식과 얼굴인식 기술을 지원받기 위해 SKT와도 업무협약을 하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사회공헌 사업으로 만들어진 앱인 셈이다.

 

SKT와 투아트는 GSMA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GLOMO) 2022에서 설리번플러스 x NUGU로 수상에 성공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Seeing AI나 이스라엘의 ‘올캠’, 구글의 앱 ‘LookOut’, 자동차 안에서 풍경을 진동으로 느끼도록 하는 포드(Ford)사의 ‘Feel The View’, SKT AI센터의 T-Brain 기술로 ‘누구’를 이용하여 음성인식으로 가전을 조정하는 기술도 이제는 부럽지 않게 되었다.

 

인공지능이 학습을 통해 지능을 향상시켜 가는 것을 딥 런닝 기술이라고 하고, 이미지를 인식하여 단어로 번환해 문장으로 설명하는 기술을 이미지 캡셔닝이라고 한다. 이런 기술에다가 모바일 앱 접근성 인증까지 받았다. 이는 SKT의 음성인식 기술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SKT와는 2021년 디지털 포용 공로자 포상 시상식에서 처음 만났다. 투아트는 국무총리상, SKT는 대통령 표창을 수상한 자리였다. 19개국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19명의 번역 자원봉사자의 덕이다.

 

설리번 플러스는 앞으로 빅 데이터의 이용으로 통계적으로 어떤 설명을 더 원하는지, 어떤 이미지에 어떤 정보를 더 가져올 수 있는지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다음으로 사용자의 개인적 욕구의 맞춤의 발전이 필요하다. 지신의 집 입구의 길안내를 위해 확인을 한다거나 정확한 카메라를 조정하기 위한 안내기술을 만드는 것 등이다.

 

다음은 다양한 신기술과 계속 결합하여 융합서비스를 만들어 낼 것이다. 예를 들어 버스번호나 바우처 택시 번호판을 인식한다거나, 길안내를 위해 물건찾기처럼 서비스 유형별 전문화를 시도할 것이다.

 

그리고 설리번플러스의 플랫폼화이다. 서버가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서비스하는 일반 서버와 개인적 설명 요구를 담은 개인별 관리 서버가 필요할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도 접목할 것이다.

 

조 대표는 아무리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이 일은 멈추지 않겠다고 한다. 의지가 그렇더라도 수익이 없으니 비용을 마련하지 못하면 빠른 발걸음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설리번 A 버전은 유료화를 고민 중에 있다. 그리고 이미지 인식기술을 이용하여 인증기술로 활용한다거나, 선행 학습을 위해 사진을 모으는 사회공헌 활동으로 설리번플러스 해시태그(‘#착한한장챌린지’) 캠페인을 통해 인공학습 비용을 절약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설리번A는 일상생활에서의 시각장애인을 위한 앱이 아니라 비즈니스 환경에서 사용하는 앱으로, 문서요약, 명함 속 연락처로 메일 발송하기, 영수증 회계처리 기능, 택배 분류나 사무 업무에서 등에서 시각보조 업무를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이제 시각장애인들이 직업을 다양하게 선택함에 두려움이 사라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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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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