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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네비 G-EYE, 일주일 체험해 보니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8-08 09:11:14
시각장애인 보행 내비게이션 G-EYE 메뉴 화면. ⓒ서인환 에이블포토로 보기 시각장애인 보행 내비게이션 G-EYE 메뉴 화면. ⓒ서인환
G-EYE는 장애인 실외 내비게이션 앱이다. 2017년 설립한 엘비에스테크라는 회사가 개발한 것으로, 이 회사는 벤처기업으로 13인의 직원이 몇 년 동안 한 사람도 이직하지 않은 좋은 직장이라고 인터뷰에 나와 있다.

이 회사 대표는 대학에서 강의를 하다가 미국에 유학하여 MBA 과정을 마치고 미국에 입사 권유를 뿌리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사회적 약자를 생각하는 착한 기업을 만들고자 했다고도 밝히고 있다.

엘비에스테크는 보행약자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스마트시티 표준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사업구상을 하고 있다. 현재 3개 지역에서 장애인 당사자들을 활용하여 실증작업이 추진되고 있고, 전 세계로 확산시켜 세계 장애인 10억 명의 권리를 찾아주겠다고 원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미 아시아 어느 국가에서 스마트시티 시범사업의 실적을 갖고 있기도 한 엘비에스테크는 기술보다는 사람을 진정 이해하는 것이 사업을 하는 자세라야 한다며, 장애인 당사자들의 참여를 보장하여 진정한 장애인의 제품을 만들어 사회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홈페이지에서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장애인 내비게이션과 스마트시티 구축 플랫폼을 만들었다며, 많은 언론에 홍보가 되었고, 회사 인터뷰와 유튜브 동영상 홍보, 바로셀로나 MWC 등의 포럼이나 전시회 참가 등 회사의 홍보와 사업 확장 횡보는 너무나 눈부시다.

가장 먼저 시각장애인이 우리의 VIP라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내비게이션 소식으로 시각장애인도 음성 안내를 받으며, 이동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고 점자소식지와 시각장애인 사설 통신망에도 소식을 전했다.

엘비에스테크의 소식은 그동안 공공기관에서 장애인의 제품을 개발한다며 정부에서 연구비를 받아 만든 미완성 제품이나 첨단기술이라며 대단한 장애인의 혜택을 약속했던 무수한 회사들로부터 만들어진 불량 작동 제품들은 실제로 이름만 거창하고 껍데기이거나 장애인 이름을 팔아 오히려 시장을 어지럽힌 경우가 많아 실의에 빠져 있던 장애인들에게는 또 다시 빛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했다.

그 이유는 장애인에게 ‘최적화된 기술’이라든가, 가장 ‘정확한’ 길 안내를 한다고 홍보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표현을 사용할 정도면 완성도나 활용성이 높을 것이라 믿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신뢰를 주는 이유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갤러리360, 음성유도기와 신호기를 만드는 한길에이치씨 등 여러 관련 기관이나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하였고, 특히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사회공헌 차원에서 전 직원과 관련 기관과 업체들까지 동참하는 데이터 수집 지원을 한다고 한 것이다.

이 정도면 엘비에스테크는 장애인의 불편을 진정하게 알고 얼마나 신기술을 갈망하고 있는지 절실하게 인식하고 있거나 사업을 위한 순서와 공략법에 너무나 능통한 회사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할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인협동조합 지원센터(SETCOOP)에서 수상을 하기도 하고, 우수 스마트시티 사업자로 추천도 받았으니 장애인들은 상당한 기대를 할 만하다. 하지만 장애인과 전 과정을 함께 한다는 개발은 설문조사를 한 정도였고, 실증사업에 일부 참여할 예정으로 아직 당사자의 참여로 인해 감수성을 살려 제품이 성공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엘비에스테크의 G-EYE 앱은 장애인을 위한 플랫폼이다. 플랫폼이란 물건을 담는 그릇 또는 차를 탈 수 있는 정류장 같은 것이다. 이 그릇이 제대로 된 그릇(플랫폼)인지와 그 그릇에 담겨진 물품(데이터 서비스)이 가치가 있는 것인가가 사업의 성공을 결정할 것이다.

G-EYE는 데이터 수집·분석, AI·딥러닝(사진을 통해 자동문인지, 회전문인지 손잡이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정보를 추출하는 기술) 등을 이용하여 장애인에게 보행로 정보, 내비게이션, 위치 정보 등을 제공하고, 비대면 주문·결제 및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며, 미술관 등의 작품 감상의 화면해설 서비스도 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노인,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용, 저시력인을 위한 보행자용 내비게이션까지 제작할 계획이다.

길 안내를 위하여 사용되는 위치 정보는 구글 맵을 사용한다. 위치 정보는 자동차가 사용하기에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즉 정확도가 떨어지고 오차가 발생한다. 그런데 보행자용은 그 오차가 심각한 문제가 된다. 자동차 운행에서 100미터는 크게 문제 되지 않지만, 보행자에게는 100미터 오차, 특히 시각장애인에게는 100미터의 오차는 오히려 혼란을 줄 것이다.

G-EYE 앱을 실행하면 현재 위치를 볼 수 있다. 일반 맵에서도 현재 위치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음성으로 시각장애인이 듣기에는 어려움이 있고, 주변의 여러 시설 명칭들은 무작위 나열처럼 되어 있어 시각장애인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G-EYE는 현재의 위치를 건물 주소나 도로명으로 문자나 음성으로 알려준다. 그런데 평소 사용하지 않는 주소로 알려주는 것은 정보 활용도가 낮다. 주소를 듣고 현재 위치를 상상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카카오네비에서는 현위치 공유와 이동 경로 공유하는 기능이 있다. 공유기능은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검색기록’ 메뉴가 있어 과거 한번 사용한 검색을 기억시켜 두는 것은 좋은 기능이다. 그리고 자주 사용하는 검색경로는 즐겨찾기에 등록할 수 있다. 주문하기는 아직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 앞으로 서비스가 되어도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장과 그렇지 않은 매장이 있을 것이므로 과연 시각장애인이 거의 모든 매장에서 비대면 주문이 가능할지, 아니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는 않았지만 달면 되는 수준으로 맛보기로 약만 올릴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주변시설’ 메뉴를 선택하면 개방화장실이 있는지, 공공시설은 어떤 것이 있는지, 대중교통 시설은 어떤 것이 있는지(현재는 데이터 미구축으로 주변에 교통시설물이 없다고 나온다), 의료시설, 은행, 음식점, 카페 등으로 메뉴를 나누어 현 위치 주변의 시설물을 알아볼 수 있다. 업종별로 나누어 주변을 검색할 수 있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다.

시각장애인들은 주변에 어떤 시설물이 있는지보다 주변 시설물을 통하여 현 위치를 파악하는 데 더 주변 정보를 활용한다. 이미 시각장애인용 주변 정보를 알아보는 앱들이 있다. 주소로 말해 주거나 도로명으로 말해서 알기 어렵지만(신대방로라고 하면 그 길 위에 있는 것은 알지만 신대방로는 너무나 길어서 현 위치를 알기는 어렵다), 앞으로 익숙해지면 주변의 시설물을 이용하기 위해 이 메뉴를 활용할 것이다.

‘주변 시설’은 한 줄에 하나씩 현 위치에서의 거리를 보여준다. 이 정보는 직선거리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는 알 수 있지만 경로를 알려주지는 않는다. 경로를 찾으려면 건물명으로 다시 검색을 하여야 한다.

‘검색하기’를 선택하면 저시력인용은 ‘몇 시 방향 몇 미터’라고 알려준다. 지도를 확대하여 보고 찾아갈 수 있다. 그런데 방향을 잘못 알려주는 경우가 많다. 20번을 시도했더니 한번이 정확했다. 스마트폰의 자기장 센서와 매핑이 제대로 되지 못한다. 그리고 모든 길이 직선으로 된 것은 아니어서 길 따라가기에는 정보가 부족하다.

휠체어 장애인용은 아직 아무런 서비스도 제공하지 못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사회공헌으로 건물의 편의시설 사진을 찍어 직접 보여주거나 사진에서 정보를 추출하여 제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장애인 화장실이 있어도 턱 하나만 있어도 갈 수 없는 휠체어 장애인으로서는 정말 정확하게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될지, 그리고 대한민국 750만개의 건물을 모두 데이터화할 수 있는지가 의문이다.

극히 일부 건물 정보를 위해 검색을 하게 되면 장애인은 ‘정보가 없습니다’란 글을 보면서 스마트폰을 집어던질 것이고, 업체는 정보가 있는 건물을 시범보이며 자랑할 것이다. 각각의 눈을 모아 장애인의 눈이 되자는 ‘시시각각 프로젝트’는 일부를 위한 데이터 수집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고, 이미 그 정도의 정보들은 선행 앱들에서 너무나 많이 시도되었다. 단지 사진에서 패턴인식을 하여 정보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방법만 다를 뿐이다.

혹자는 차라리 건물주나 사업주가 홈페이지 등에 자기 시설물의 편의시설을 의무적으로 안내하도록 법제화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시각장애인용 버전으로 목적지 검색을 하면 방향을 잡기 위해 제자리에서 한 바퀴를 돌아야 한다. 그러면 방향이 맞추어지면 진동이 울린다. 용산역에서 역내 카페를 가기 위해 검색을 하였더니 철로 안으로 안내를 하였다. 가좌역에서 가재울중학교를 검색하였더니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가게 하였다. 그리고 도중에 재설정하라고 하여 방향을 정하니 도로 중앙으로 안내했다. 목숨이 위험할 수 있으니 이 앱에 손해배상보험 가입을 해 주었으면 한다.

걸어가면 15미터 정도 간격으로 회전구간까지 몇 미터 남았는지 음성으로 알려준다. 그런데 몇 발자국 가지 않아 통신이 원활하지 않다고 하면서 재설정을 하라고 한다. 방향의 실수와 통신장애, 재설정 등으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4시간 동안 거리를 헤매고도 도착하지 못했다.

먼 거리의 경우 검색을 하면 직선으로 가다가 꺾는 곳은 140번, 횡단보도는 75번 하는 식으로 정보를 준다. 재미로 볼 수는 있겠으나 이런 정보가 보행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앞으로 건물의 출입구를 안내하는 기능도 제공한다고 한다.

이미 음성유도기나 음향신호기는 다른 앱에서도 서비스가 되고 있다. 2020년부터 리모컨이 아닌 RF IOS 방식의 유도기와 신호기가 보급되기 시작하여 현재 3.35%가 스마트폰의 서비스가 가능한 실정이다. 모든 건물에 유도기가 있는 것도 아니며, 그것도 스마트 앱에서 출입구 안내가 가능한 것은 설치된 곳의 3.35% 정도이니 어쩌다 어느 건물에 출입구 안내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가능한 곳을 자주 이용하여 미리 정보가 제공된다는 것을 알지 않는 이상 수 백개 건물 중 하나 정도의 안내를 위해 정확하고 최적화된 서비스를 받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최근 4대강 사업처럼 붐을 일으키고 정책 입안자의 섣부른 사업 확장과 당사자 의견이 무시된 지자체의 사업들이 장애인들을 위한다면서 우후죽순 엉터리 예산을 집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금,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시티 사업으로 이동권을 보장하겠다는 것은 희망 사항인지, 기회 활용 가치인지 심히 우려가 된다.

물론 실증사업을 하고 전국으로 확대하면 서비스가 없는 것보다 낫겠지만, 정보의 바다 중에서 정말 사용할 가치가 있게 할 수 있는지, 그런 엄청난 데이터 구축은 한계가 있음에도 겨우 그릇 하나 만들어 놓고 음식 가게를 차려 놓으면 장애인은 또다시 깡통정보 기술에 실망하고 좌절하게 될 것이다. 이제 빛 좋은 개살구는 맛도 없고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불러서 더 이상 먹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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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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