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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광장' 같았던 제2회 오티즘 엑스포

자폐 당사자 참여가 부쩍 늘어나 '외롭지 않아'

자폐 전반의 동향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어 유익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2-07-18 13:33:55
제2회 오티즘 엑스포 estas 부스에서 관람객을 기다리는 필자. ⓒ장지용 에이블포토로 보기 제2회 오티즘 엑스포 estas 부스에서 관람객을 기다리는 필자. ⓒ장지용
그야말로 뭐라고 평가할까요? ‘만남의 광장’이 아니었을까요? 지난 15일과 16일에 있었던 제2회 오티즘 엑스포(이하 엑스포)에 참석한 소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그렇습니다. 엑스포에서 엄청난 만남이 이어졌고, 졸지에 한국 자폐계의 현실을 한 눈으로 정리할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엑스포에 지난 제1회 오티즘 엑스포처럼 성인 자폐인 당사자 집단 estas 관계자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매우 외롭지 않았습니다. 제1회 때에는 자폐인 당사자 집단이 estas 달랑 하나뿐이었지만, 이번 엑스포에서는 3개 집단 4개 당사자 단체가 참가하는 급진전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이러한 자폐인 당사자 사회의 변화를 정확히 파악한 주최 측의 현상 파악은 대단히 중요한 성과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엑스포에서 자폐인 당사자 참여가 부쩍 늘어난 점도 고무되는 지점입니다. 제1회 때는 자폐인 당사자들의 모습을 덜 봤는데, 이번 엑스포에서는 좀 더 많이 보였습니다. 심지어 estas가 성인 자폐인 당사자들만의 모임이라는 점을 알려주니 estas에 당사자의 부모 중 “우리 아이가 아직 어려서 함께 할 수 없어서 매우 안타깝다”라는 말씀을 건네주신 분이 몇몇 있어서 관계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실 estas가 자폐인 당사자 집단이되 성인들만의 집단으로 좁힌 이유 중 하나가 자폐성 장애가 어린이/청소년에게만 있는 장애라는 오해를 없애기 위하여 이러한 특이한 정체성을 만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유 발언대도 열려서 몇몇 자폐인 당사자들이 자기 이야기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도 큰 성과였습니다. 다만 어떻게 자폐인들이 자기표현을 해야 할지 몰라서 그런지 반쯤은 자폐인 노래자랑으로 변화한 것을 보니 조금은 찜찜하다는 느낌도 들었기는 들었습니다. 제3회 엑스포 때는 아예 자폐인 노래자랑을 부대 행사로 열어서 상금이나 경품 같은 것도 줘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긴 듭니다.

1일 차였던 15일 행사에서는 첫 번째 당사자 발언 시간이 아예 이번 엑스포에 초청된 당사자 집단을 소개하는 공개 연설로 편성되었고, 실제로 estas 대표로 필자가 estas를 소개하고 홍보하는 연설을 진행했습니다. 일전부터 해온 연설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진행자가 ‘명강의’라는 재미있는 평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estas도 자폐인 당사자 집단으로서 다양한 만남을 이뤄냈습니다. estas의 존재를 알고 있는 관련 인사들도 재회하기도 했고, 다른 당사자 집단과 집단 교류를 이뤄냈을뿐더러 코로나19 위기로 일시 중단하였던 오프라인 모임을 약 2년여 만에 다시 열 수 있게 된 점도 고무되는 지점이었습니다. 특히 몇몇이 재가입하기도 했고, 신규 가입 회원도 무려 4명이나 있을 정도였으니 estas로서도 큰 성과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estas의 전체 회원 수가 무려 10명을 넘길 정도로 부쩍 늘었을 정도입니다.

제2회 오티즘 엑스포 현장에서 만난 김석주 전 에이블뉴스 칼럼니스트(왼쪽)와 필자(오른쪽). ⓒ장지용 에이블포토로 보기 제2회 오티즘 엑스포 현장에서 만난 김석주 전 에이블뉴스 칼럼니스트(왼쪽)와 필자(오른쪽). ⓒ장지용
그렇지만 그 외에도 엄청난 ‘만남의 광장’이 있었습니다. 사정이 많아서 제대로 뵐 수 없었던 자폐계 인사들을 졸지에 한 자리에서 만나 뵐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김용직 한국자폐인사랑협회 회장 등 고위급 인사들과도 접견할 수 있었고, estas에 오랜만에 찾아온 몇몇 지인들도 만나 뵐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제대로 인사드릴 수 없었던, 만나 뵙기 어려웠던 자폐계 인사들을 졸지에 한 자리에서 인사드리고 눈도장을 찍을 수 있었던 그런 행사였던 것 같습니다.

몇몇 참가 기관에서는 제게 ‘장지용 씨를 잘 알고 있다. 우리 부스에도 놀러 와 달라’고 이야기를 했기도 합니다. 그래서 부스를 지키다가 다른 estas 회원과 교대하면서 엑스포 현장을 즐기다가 그런 부스에 가서 눈도장도 찍고,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도 살짝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홍보물이나 기념품을 제에게도 건네주면서 관심 가져주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를 했던 곳도 있었습니다.

2일 차였던 16일 행사에서는 아예 estas도 방명록을 준비하여 몇몇 방문자들이 방명록에 이름을 남기기도 했고, 나중에 여건이 되면 메일 등을 이용해 estas를 홍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estas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안내하는 종이도 붙여놨었고 실제로 스마트폰 카메라로 소셜미디어 계정을 안내하는 종이를 찍어가는 사례도 몇 번 있었습니다.

제2회 오티즘 엑스포 estas 부스에 게시된 estas 홍보물. ⓒ장지용 에이블포토로 보기 제2회 오티즘 엑스포 estas 부스에 게시된 estas 홍보물. ⓒ장지용
사실 엑스포는 영국의 ‘Autism Show’를 벤치마킹한 행사였습니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행사를 하고 있었고, 영국 자폐계에서도 꽤 유명한 행사인 듯합니다. 실제로 영국 국왕으로부터 훈장을 받은 영국 자폐계 인사도 “우리나라의 Autism Show는 질적인 문제는 조금 있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는 방법이다”라고 평가하면서, 이러한 행사 참여가 자폐계에는 꽤 좋은 행사임을 지적했습니다.

영국인 인사의 지적대로, 이러한 행사가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는 방법일 것이라는 점은 엑스포가 지닌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1회 때보다 더 많은 당사자의 참여가 있었고, 자폐성 장애를 둘러싼 일체의 기관, 기업, 단체 등이 모여서 하나의 거대한 ‘만남의 광장’이 펼쳐진 것을 보면 앞으로 제3회 엑스포 때에는 더 널찍한 공간에서 다시 한번 ‘만남의 광장’이 펼쳐지기를 기대합니다.

제3회 대회에서는 이번 aT센터처럼 조금 작은 공간보다, COEX 같은 널찍하고 접근하기 편한 곳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 정도의 규모이면 이제 aT센터를 넘어서 COEX 정도로 진출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2년 뒤가 될 것 같은, 제3회 오티즘 엑스포 때 모두 다시 만나요! 우리도 더 많은 것을 들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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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지용 (alv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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