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열일곱 번째 편지 : 6월 24일

‘행복’의 의미를 알게 해 준 딸아!

민정아! 날씨가 무척 덥지! 라디오방송을 잠깐 몇 주 쉬고 다시 방송하려니 조금 힘이 드네! 낮에는 햇빛이 쨍쨍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흘러서 불쾌지수는 올라가지만, 극동방송이 있어서인지 불쾌지수는 싹 가시고, 마냥 즐겁구나!

요즘 민정이 물리치료와 작업치료 그리고 재활 승마하느라 많이 힘이 들지. 저녁 식사를 하고 서늘한 저녁에 밖으로 나와 엄마와 아빠 손을 잡고 하루에 한 시간씩 걷기도 하는데 어느 날 민정이 왼쪽다리가 안쪽으로 꺾여 걷는 모습을 발견하여 의료원 재활과 선생님께 문의하는 등 다리 때문에 엄마와 아빠가 걱정을 많이 하게 되었단다.

사람이 태어나 기고, 잡고 일어나기, 걷고 뛰는 것은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거라 생각이 들었는데 민정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걷게 하시는 것도 하나님이 관여하셔야 걷고, 뛸 수 있는 거구나!’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구나!

요즘 세계선수권대회 수영 평영에서 2008년생 문수아 선수가 준결선에 진출한 것과 7월에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개막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가 출전 예정, ‘연속 3경기 연속골’ 수원FC 이승우의 환상 발리슛 등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운동경기를 통해서 보여주는 모습들을 보면서 얼마나 땀을 흘리면서 연습의 연습을 하여 저렇게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하는가를 생각할 때에 우리 민정이도 직립보행을 하려고 아픈 통증을 참아가면서 엄마, 아빠의 호통에도 견뎌내며 한발 한발 옮기는 모습이 얼마나 대견한지 모른단다.

엄마도 그동안 놓아두었던 공부를 다시 시작하려니 힘이 드는구나! 무엇인가를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행복’이라는 개념도 우리 가족이 건강하고,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다시금 느낄 수 있는 구나. 또, 엄마는 요즘에 배우는 것이 하나 있어.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상대방을 배려하게 되고,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여 각각의 일들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를 알게 되었어.

가정에서 아빠는 아빠의 역할, 엄마는 엄마의 역할, 자녀는 자녀의 역할이 잘 돼야 그 가정이 건강해지는 것처럼, 우리의 사회도 마찬가지로 모든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때, 아름다운 사회가 되어, 더 나아가 강성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 본단다.

우리 각자가 자신을 사랑하면 가정도 건강해지고, 지역사회가 건강해지고, 대한민국이, 더 나아가 지구촌이 건강해질 수 있단다.

오늘도 살아서 숨 쉬고, 걷고, 말을 하고, 머리서부터 발끝까지 움직인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또 ‘오늘’이라는 귀한 선물을 잘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엄마 곁에 늘 사랑하는 민정이가 있어서 너무 행복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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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심 칼럼니스트 한국장애인연맹 강원 DPI 활동가이자 세계는 민정이 놀이터 행복 강연가로 민정이와 엄마인 저의 성장 스토리를 연재한다. 수동적인 삶에서 능동적인 삶으로 그리고, 차별을 넘어 나눔과 배려의 아이콘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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