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회용 교통카드. ⓒ조현대

필자는 얼마 전 신한 장애인복지카드를 분실했다. 분명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에서 카드를 찍었는데, 집에 와 찾아보니 카드는 온데간데없었다. 이때부터 모든 생활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당장 다음날 경기도 용인에서 볼 일이 있던 나는 카드 없이 영등포시장역으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창구를 찾아가야만 했다. 창구에 찾아가면 1회용 승차권을 발급할 수 있도록 직원이 도와주기 때문이다. 현금 500원만 내면 된다. 이를 가지고 9호선 여의도역을 거쳐 신논현역에서 내렸다. 1회용 승차권 환급기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찾아 헤매야 했다.

복지카드가 없으면, 서울시가 운영하는 바우처 택시를 타기도 어려워진다. 결제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원본대조필, 통장 사본, 쓴 영수증, 재발급된 신한 바우처 4가지를 함께 제출하면 차후에 환급해준다. 처리하는 데 기간은 대략 20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신한 복지카드는 시각장애인과 떼어 낼 수 없는 반드시 함께해야 하는 것이다.

주민등록증을 잃어버리면 임시 주민등록증을 만들어준다. 신분증이 새로 나오기 전까지 역할을 대신해 불편함이 없다. 장애인복지카드는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게 매우 불편하다. 발급되는 기간 역시 빠르면 2주, 늦으면 4주가 걸린다고 한다. 내 경험상 2주 후에 발급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매번 3주 이상 걸렸다.

정부는 복지카드 재발급 기간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 재발급 방식도 좀 더 쉽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인터넷으로도 재발급을 하고 있다곤 하지만, 시각장애인 스스로 하기는 불가능하다. 활동지원사에게 부탁해도 나이가 많을 경우, 인터넷으로 못 만들고 결국 주민센터를 찾아가야 한다. 재발급 기간 장애인의 불편을 덜 방법을 다양하게 논의해서 찾아야 한다. 예를 들어, 임시 교통카드를 발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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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대 칼럼니스트 ‘너희가 장애인을 알아’, ‘기억의 저편’, ‘안개 속의 꿈’,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출간하고 우리 사회에서 시각장애인이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았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의 어려움을 사실적으로 다루고 불편함이 불편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결방안을 제시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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