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첫 번째 편지: 1월 5일

사랑하는 나의 딸 민정아!!

사랑한다는 말을 백만 번, 천만번 우주만큼 사랑한다는 말을 아주 많이 해도 아낌없이 이야기하고 싶은 내 딸 민정이가 태어난 지 오늘까지 5698일이 되는구나!

무슨 말을 써야 할지?? 엄마는 잠시 생각에 잠겨본다. 그냥 아이만 태어나면 “엄마, 아빠가 되는구나!”라는 생각을 당연히 했는데 우리 민정이 태어나면서부터, 아니! 엄마 배 속에 있으면서부터 우리 딸 고생이 많았지!

동네 산부인과병원에서 “엄마와 아기가 둘 다 위험해요. 그런데 엄마가 더 위험해요. 대학병원에 가 보세요” 그때부터였나 보다. 엄마가 더 위태롭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엄마는 마음이 덜컹하였단다. 엄마 목숨을 살리고, 우리 아가 민정이가 지금까지도 아파한, 엄마 마음이 아리네.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효도하는 나의 딸 민정아!

4개의 심장병과 폐렴, 장염, 중이염, 시력 문제, 언어와 보행문제 등등이 심장이 튼튼하지 못하여 머리까지 전이가 되어 그로 인해 발달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실망하면서 울기도 많이 했고, 병원 생활이 연이어지는 등 정말 그 수 많은 모습이 지금은 하나의 추억으로 엄마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단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할까?

민정이가 태어난 지 28일 만에 폐렴으로 인해서 동네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심장에서 잡음이 있다고 하여 강릉 00병원으로 옮겨 심장 초음파를 촬영하였는데 심장병(동맥관개존증)이라는 말을 의사 선생님께 들었을 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

그런 네가 살겠다고 우유를 많이 먹더구나! 살려고 하는 의지가 있어서인지 동맥관개존증이 완치되니 허혈성 심부전증도 덩달아 없어졌지. 그리고 대동맥판막 하 협착증이 있다고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마음이 또 한 번 무너졌단다. 그러다 세월이 흘러 민정이가 3세 때 호흡이 너무 힘들어하는 것 같아 다시 대형병원에 가서 심장 초음파를 촬영하였는데 대동맥판막증에 이어 폐쇄부전증이 다시 와서 부천 00병원에 가서 심장 수술을 하게 되었지.

수술실에 민정이를 보낼 때 엄마는 너를 보내고 마구 울었단다. ‘저 어린 것을 수술하게 하니, 건강하게 태어나 한창 어리광을 부려야 할 시기인데’하는 생각들, 대신 아파해 줄 수 없는 엄마의 존재가 너무 미웠단다. 심지어는 하늘이 너무 원망스러웠단다.

민정이가 3세 때 심장 수술을 성공적으로 잘 끝났고, 폐쇄부전증도 사라졌다고 했는데 8세 때 대동맥판막하 협착증과 폐쇄부전증이 다시 와서 2차 심장 수술을 하였고, 9년을 잘 지내다가 작년 2021년 여름에 치과 진료 때문에 심장 초음파를 촬영하고, 판독한 결과 판막의 기능이 저하되어 인공판막으로 교체할 수 있는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또, 또다시 하늘이 무너지는 듯 너에게 못 해준 것만 생각이 들었단다. 그리고 민정이 눈 때문에 엄마는 걱정 아닌 걱정을 하게 되었지.

눈 교정 수술도 5세 때 서울 00병원에서 하게 되었지. 그때도 우리 민정이 수술대에 올라가는 것 그냥 보낼 수 없어서 수술실 안까지 데려다주었던 것 기억나니?

눈 교정 수술도 성공적으로 잘 되었다고 하여 기분이 좋았었지. 시간이 흐르니 눈의 시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아기였을 때 눈 시력보다는 좋아졌다는 생각이 드는데, 정확한 시력을 알 수 없으니 조금은 답답한 구석은 있단다.

머리도 위축된 부분이 호전되면 보행이나, 언어도 구사하는 것도 좋아지리라 생각을 한단다.널 고치겠다고 엄마, 아빠는 대한민국에 좋다는 병원은 다 다니고, 현대의학이 안되니, 한방, 대체의학, 이렇게 동분서주하면서 뛰어다녔어, 그것도 안 되니, 하나님께 매달리며 다니지도 않던 새벽기도를 너를 업고 다녔던 적도 있었지. 또한, 우리 민정이 장애가 호전되지 않을까 해서 시간을 쪼개어 이런저런 봉사도 하기도 하는 등 정말 바쁘게 살았지.

그런데 지금은 예전처럼 분주하게 살지 않아, 애써서 민정이를 빨리 좋아지게 하려고 하지도 않아. 그냥 조금 늦게 걸어가도 목적지에 갈 수 있는 것, 그 자체가 행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어.

우리 딸 민정아!

지금은 그냥 민정이 모습 그 자체를 사랑하려고 해, 치료도 너무 급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너의 상태를 보아가면서 하려고 하니, 엄마도 마음의 여유가 있고, 민정이도 요즘 많이 웃는 것 같아서 좋아!

비록, 심장으로 인한 고열로 인해서 머리에까지 손상이 와서 장애가 왔지만, 엄마와 아빠는 결코 포기 안 해!

민정이가 지금보다 호전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거야!

내 딸 민정아!

네가 있어서 엄마와 아빠는 행복해.

오늘도 감사한 마음을 갖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자!

내 딸 민정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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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심 칼럼니스트 한국장애인연맹 강원 DPI 활동가이자 세계는 민정이 놀이터 행복 강연가로 민정이와 엄마인 저의 성장 스토리를 연재한다. 수동적인 삶에서 능동적인 삶으로 그리고, 차별을 넘어 나눔과 배려의 아이콘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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