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화언어법’ 제3조(정의)에 의하면 농인은 청각장애를 가진 사람으로서 농문화 속에서 한국수어를 일상어로 사용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청인(비장애인)도 세대별로 소통이 차이가 있는데, 농인(청각장애인)도 세대별 소통의 차이가 있을까요? 정답은 있습니다.

음성 언어에 말투가 있는 것처럼 수어를 사용하는 사람마다 다른 말투가 존재하고 또 사투리도 있습니다. 또 수어도 세대차이가 있습니다. 젊은 세대의 농인들은 ‘화장실’을 표현할 때 WC 모양으로 수어를 합니다. 그러나 어르신들은 양손을 비벼 손 씻는 행동을 합니다.

이외에 지방 사투리가 있는데 젊은 세대는 어르신 농인이 하는 수어를 이해하기 어려워합니다. 최신 관련 용어나 신조어 같은 수어가 계속 나오지만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배우기 어렵습니다.

이런 사투리나 신조어 수화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표준말처럼 표준수화 작업이 안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 35만명의 농인이 있지만 2000년에 처음 공통으로 사용하는 표준수화가 만들어졌습니다. 국립국어원의 한국수어사전에는 1만2457개의 단어만 기록돼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각 지역 실정에 맞는 수화를 만들어 소통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청각장애인들이 정보 습득과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역별 표현 방식도 달라 학교, 직장을 옮기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야 할 상황을 겪을 때 의사소통에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TV 뉴스 수어도 농인이 모두 알아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30~40% 정도 밖에 이해하지 못합니다. 만일, 수어를 표준화하지 못하면 이들은 정보습득 과정에서 소외되고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입니다. 수어도 하나의 언어이기에 표준 수어를 체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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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영 칼럼니스트 작가 강연가 소셜벤처기업 (주)BOIDA CEO, UNESCO Irish Writer Center Dublin, 동국대학교 창작 작가 과정을 수료했다. 대표 강연으로는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보이는 소리 들리는 마음>, <고요속의 대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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