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로그인 | 회원가입
Ablenews로고
현장영상해설 1박 2일 투어 참가자 모집
휠셰어
배너: 최첨단 스포츠의족 각종보조기전문제작 서울의지
뉴스로 가기동영상으로 가기포토로 가기지식짱으로 가기블로그로 가기사이트로 가기
[모집] 현재 에이블서포터즈 회원 명단입니다.
세상이야기
직업능력개발원 훈련생 수시모집
네이버에서 에이블뉴스를 쉽게 만나보세요
뉴스홈 >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기사 인쇄기사 이메일 보내기기사목록 기사오류신고
이기사를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RSS 단축URLhttp://abnews.kr/1UOP

무지한 교육의 위험성, “편식지도에 관하여”

단번에 습관·행동 고치겠다는 발상 자체가 ‘위험한 폭력’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8-30 13:50:53
최근 장애인 주간보호시설에서 발달장애인에게 김밥과 떡볶이를 억지로 먹이다 기도가 막혀 사망에 이른 사건이 발생했다. 시설 측은 “착오가 있었다. 죄송하다.”라고 했다.

어떤 착오였을까? 발달장애인의 부모님은 사전에 시설측에 김밥을 너무 싫어하니 먹이지 말아달라고 주의를 당부했다는데, 그날 시설의 담당자는 그 정보를 미리 전달받지 못했을 수 있다. 그리고, 정보를 알았다 하더라도 ‘억지로 먹여서라도 편식을 고쳐야 한다’는 무지교육적 태도를 가졌을 수 있다.

무지교육’이라는 두 단어는 동시성립이 되지 않는 모순을 내포한다. 교육은 아는 자가 모르는 자를 가르치는 의미이므로, 자신도 모르는 것을 타인에게 가르치는 행위는 교육으로 성립되지 않는다.

편식 지도’는 교육적 용어가 맞다. ‘편식’이란 음식을 가려서 특정한 음식만 먹는 습관이고, ‘지도’란 좋은 습관이나 태도를 기르도록 이끄는 일이다. 이는 고른 영양소 섭취를 통해 육체적, 심리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체계적인 접근 과정으로서 구체적인 목표와 방법을 설정해야 하고, 반드시 그 전에 학생의 개별적 특성과 수용 정도를 파악해야 한다.

고른 영양소란, 5대 필수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과 무기질을 포함한 음식들이다. 섭취의 양이나 기간은 어떻게 정할까? 단체급식 메뉴에서는 대체로 정식 한 끼에 5대 영양소를 모두 포함한다. 그러나 평범한 일상의 환경에서는 아침엔 야채쥬스, 점심엔 짜장면, 저녁엔 고기정식 등으로 각자의 취향과 상황에 따라 분산시키는 게 대부분이다. 그리고 영양학 연구에서는 하루에 모두 먹지 않아도 되며, 한 달 정도 안에 골고루 섭취하면 된다고도 한다.

모든 영양소란 모든 음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편식지도 시 가장 많이 범하는 오류가 여기에 있다. 탄수화물은 밥만이 아니다. 빵, 옥수수, 감자, 고구마, 무수한 곡류들로 대체할 수 있다. 단백질은 콩만이 아니다. 버섯, 쇠고기, 닭고기, 생선들로 대체할 수 있다. 이것을 못먹어도 저것으로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는 것이다. 굳이 프랑스의 달팽이나 중국의 메뚜기 요리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음식들도 먹어보지 못한 게 너무나 많다. 많은 사람이 주류로 먹는다 해서, 모든 사람이 먹어야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젓갈을 못 먹는다. 몇 년 전부터는 고등어구이도 꺼리게 되었다. 몸 속의 비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고등어를 맛있게 먹고 10~20분 후 비릿하게 올라오는 냄새 때문에 여러 번 구토를 일으켰다. 50년 동안 즐기던 음식도 체질이 바뀜으로 인해 먹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팔순에도 건강하신 나의 시어머니는 평생 육고기를 못드셨다. 고기굽는 냄새가 좋아 입안에서 씹는 것까지 시도해보았지만, 위의 내 이유와 마찬가지로 몸에서 받아들이지 못해 포기하셨다.

오이를 못 먹는 사람도 있다. 평범한 사람들은 느끼지 못하는 오이의 노나디에날이라는 알콜 성분이나 쿠쿠르비타신이라는 쓴맛 성분에 유독 민감한 유전적 체질 때문이다. 오이를 삶거나 피클로 절이면 민감함이 덜해지기도 한다. 이 외에도 매운 맛을 느끼는 통각도 사람마다의 차이가 커서 함부로 권해서는 안된다. 술이나 커피를 못먹는다 하면 누구나 긍정해주면서, 내가 알지 못하는 음식에 대해선 무슨 근거로 함부로 강요하는 것일까? 그것은 교육이 아니라 사회적 강박이고 폭력적 편견이다.

자폐성장애를 가진 나의 아들은 엄마가 권하는 건 무엇이든 해보려고 한다. “돈까스 옆에 샐러드도 먹어볼까?” 권했더니, 아들은 즐거운 외식 기분에 기꺼이 샐러드를 입에 넣고 몇 번 씹어 조금 삼켰다. 그러나 이내 잘 먹은 돈까스까지 토해내고 난감하고 미안한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했다. “아들아, 괜찮다. 물 마시고 좀 쉬자.”

음식 뿐 아니라, 몸의 통증에 대해서도 아들은 엄마의 말이라면 신의 말처럼 순종하곤 한다. 동네 내과의원에서 맹장염을 단순 소화불량으로 잘못 처방해 꼬박 앓던 밤, “괜찮다. 자고 나면 다 나을거다.”라고 배를 쓰다듬어주는 엄마의 말을 그대로 믿고, 신음조차 내지 않고 이불이 흠뻑 젖도록 식은땀을 흘리며 통증을 참았었다. 다음 날 아침 큰 병원으로 가서 맹장이 터져버렸다는 진단을 받고 급히 수술을 했다.

무지교육은 그 의도가 좋든 나쁘든, 방법이 강하든 부드럽든 다 위험하다. 특히 교육의 대상이 자신의 상태와 감정을 말하지 못하는 발달장애인일 때 이들의 인지, 감각, 행동의 개별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훈육은 시도해선 안된다.

“나는 생양배추를 먹으면 구토가 나요.”라고 말하지 못해도, 몇 차례의 경험을 통해 몸에서 거부하는 반응을 정확히 파악했더라면, 삶아서 조리하거나 다른 음식으로 대체해주었을 것이다.

“쓰다듬어도 배가 찢어지는 것처럼 계속 아파요.”라고 말하지 못해도, 평소에 타인에게 무조건 순응하는 특성을 고려했다면 보다 빨리 응급실로 데려갔을 것이다.

가장 잘 안다는 부모조차도 장애자녀에게 의도치 않은 잘못들을 해왔음을 밝히는 이유는, 복지시설이나 특수학교 뿐 아니라, 사회에 만연한 고정관념적 태도와 습관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함께 알고자 함이다.

말하지 못하는 발달장애인은 행동과 정서로 표현한다. 굳이 김밥만을 거부한다면 그 속의 오이가 역겨웠을 수 있다. 소화기능의 어려움이나 알레르기가 아니라도, 그 음식에 대한 부정적인 기억만으로도 거부할 수 있다. 음식 뿐이랴. 형광등 불빛, 아기울음소리, 옷의 솔기만 스쳐도 찌르는듯한 통증을 느끼는 이들도 있다. 이들에겐 “하지마라, 참아라.”라는 훈계가 아니라, 원인을 먼저 파악하여 환경을 조정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지원이 철칙이다.

편식지도 뿐 아니라, 모든 교육은 즐거운 성취의 경험과 확장으로 습관을 형성하는 일련의 과정이어야 한다. 새로운 음식을 상대방이 먼저 음미하는 즐거움으로 보여주고, 맛있는 것을 권하고 나누며, 각자의 식성과 양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말로든 몸짓으로든 그림으로든 의사표현을 도와주어야 한다. 마트에서 재료를 함께 구입하고 채소와 고기를 손질하는 요리체험을 통해 향과 맛, 조리의 변화에 대한 각자의 느낌과 선호도, 성취감을 표현하게 해야 한다.

이러한 활동은 최소 몇 개월 이상 이어지는 체계적인 과정이며, 결과는 새로운 음식 몇 가지를 먹게 되는 것일 수도 있고, 다른 대체음식을 발견해내는 것일 수도 있다. 모든 과정에서 언어적·비언어적 소통과 타협으로 상호 간에 긴 성장을 함께 이뤄가야 한다. 단번에 습관이나 행동을 고치겠다는 발상은 그 자체로 위험한 폭력이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칼럼니스트 김석주 (nadanasj@hanmail.net)

칼럼니스트 김석주의 다른기사 보기 ▶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너: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구독료 1,000원도 큰 힘이 됩니다. 자발적 구독료 내기배너: 에이블서포터즈
이기사를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 RSS
화면을 상위로 이동 기사내용 인쇄기사 이메일 보내기기사목록 기사오류신고
최신기사목록
기사분류 기사제목 글쓴이 등록날짜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청년 일자리 논의에 '장애청년' 없다 칼럼니스트 이원무 2021-10-22 16:54:11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장애인 안전 사각지대 만드는 무서운 민원인들 칼럼니스트 한지혜 2021-10-22 09:58:03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후유장애의 무서움, 희귀난치성질환 경험-⑬ 칼럼니스트 신민섭 2021-10-22 09:32:26

서울 장애인 정보화제전

[전체] 가장 많이 본 기사

가장 많이 본 기사 더보기

인기검색어 순위




배너: 에이블뉴스 모바일웹 서비스 오픈


배너: 에이블뉴스 QR코드 서비스 오픈

[세상이야기] 많이 본 기사

많이 본 기사 더보기


댓글이 더 재미있는 기사

댓글이 더 재미있는 기사 더보기

주간 베스트 기사댓글



새로 등록된 포스트

더보기

배너:장애인신문고
배너: 보도자료 섹션 오픈됐습니다.
화면을 상위로 이동
(주)에이블뉴스 / 사업자등록번호:106-86-46690 / 대표자:백종환,이석형 / 신문등록번호:서울아00032 / 등록일자:2005.8.30 / 제호:에이블뉴스(Ablenews)
발행,편집인:백종환 / 발행소: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7길 17 서울빌딩1층(우04380) / 발행일자:2002.12.1 / 청소년보호책임자:권중훈
고객센터 Tel:02-792-7785 Fax:02-792-7786 ablenews@ablenews.co.kr
Copyright by Ablenews. All rights reserved.
충남 장애인 온라인 채용박람회 장애인용품 노인용품 전문쇼핑몰, 에이블라이프
제 5회 대한민국 장애인식개선 콘텐츠 공모전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