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절단 장애인 연주가 엔드류 페어벤. ⓒ 에이비씨닷넷닷에이유

오늘 소개하는 세계 속의 장애 인물은 호주의 앤드류 페어벤입니다. 그는 섹스폰 연주자로, 절단장애인옹호협회의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앤드류는 발에 발생한 통증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절단장애인이 된 경우입니다. 그는 2005년부터 발생한 오른쪽 발의 감염으로 인해 통증을 겪기 시작했습니다. 족부 감염으로 인한 발의 통증은 점점 심해졌고 항생제를 아무리 많이 처방 받아도 통증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앤드류는 수년에 이르는 동안 절단 장애와 관련한 조사를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아내와 아이들이 '절단 수술 과정에 대한 이해와 동의'를 얻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그는 전문치료사들과 함께 절단 환자가 되기 위한 여정을 준비했습니다. 그에게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절단 장애가 있는 심리치료사와의 상담과 절단 장애가 있는 장애인들과 대화였다고 합니다.

앤드류는 발의 통증이 발병한 지 10년째인 2015년 2월 25일에 절단 수술을 했습니다. 그는 '수차례 병원을 들락거리고 세 번의 수술과 수많은 외래 환자의 방문을 받은 끝에 수술' 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합니다.

의사는 그의 왼쪽 다리의 무릎 이하 부분을 절단했습니다. 수술 이후 앤드류는 통증관리 계획을 세우고 집중재활 치료를 받았습니다.

절단 수술 이후 약 6년이 지났고, 그는 많은 부분이 일상으로 회복하고 있고, 연주자로서의 경력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앤드류가 비장애인에서 장애인이 되었다는 것은 단지 절단 수술로 다리 일부분을 잃었다고 하는 사실만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장애인을 둘러싼 사람들의 인식과 사회 환경과 사회적 위치도 달라지는 총체적 변화를 겪게 됩니다. 앤드류는 그러한 변화를 직접 겪으면서 자신의 장애 정체성을 이해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가 연주 여행을 떠날 때는 많은 준비를 합니다. 의족 착용을 위해 좀 더 일찍 일어나야 하고, 이동 동선을 미리 파악하고, 공연장소를 조사해야 합니다.

그는 공연장에 악기, 의족 그리고 휠체어를 같이 준비해서 갑니다. 의족과 휠체어를 같이 준비하는 것은 방문하는 연주장의 형편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휠체어 접근성이 보장된 장소가 늘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비장애인이었을 때는 사람들이 그의 연주와 악기에만 관심을 보였는데, 절단장애인이 되고 난 후에는 그의 의족과 다리에 더 관심을 보입니다.

그가 공연을 마치고 나면, 연주를 들은 사람들은 “절단장애인이 어떻게 악기를 연주하느냐?”고 물어온다고 합니다.

앤드류가 종종 듣는 또 다른 말은 ‘당신은 패럴림픽에 갈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이 사회에서 자격이 없습니다’라고 하는 말입니다.

‘절단장애인인데, 왜 스포츠 선수가 아니고 악기 연주자인가?’ 이것은 절단장애인이 스포츠로 재활 하고 삶을 회복하는 것을 자주 보아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를 당황하게 하는 말이 되고 있습니다.

그가 가장 실망하는 순간은 아이들이 의족에 관심을 보일 때, 부모들이 아이들을 채 가버리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이들의 개방적인 호기심을 부모들이 제한하는 순간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또 다른 두려움을 유발하는 순간이 되기 때문입니다.

앤드류는 절단장애인이 된 이후의 변화와 사람들의 반응에 익숙해지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특히, 공공장소나 쇼핑센터 등지에서 사람들이 그의 의족에 관해 물어올 때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연주를 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족에 더 관심을 보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의족에 대해 질문하면 “내가 악기를 다루는 것처럼, 의족도 내 직업의 일부분”이라고 설명해 줍니다.

앤드류는 호주의 백인 남성으로 주류 계층의 사람이었지만, 장애로 인해 달라진 삶을 살면서 식견과 경험의 폭이 남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가 ‘절단 장애인옹호협회’을 통해 장애인 옹호 활동을 하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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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영 칼럼니스트
밀알복지재단 희망사업본부 본부장이자, 국제사회복지사로 1990년 이후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14년간의 보츠와나 봉사활동 후, 미국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2021년 "케냐 무허가정착지 취약계층 선교 방안" 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22년 부터 케냐에 거주하면서 지역개발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본 칼럼은 해외 장애인물과 관련된 사회적 복지적 이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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