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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후보의 장애인 정책 공약은 '낙제'

보여주기식 정책, 발달장애 관련 공약 전무 등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4-05 11:20:52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장애인공약. ⓒ오세훈후보페이스북 에이블포토로 보기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장애인공약. ⓒ오세훈후보페이스북
예? 지금 뭐라고 했나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님? 발달장애 관련 공약이 없다고요?

사실입니다. 오세훈 후보의 발달장애 관련 공약은 전혀 없습니다. 있긴 있는데 실질적 의미에서 발달장애 관련 공약은 없습니다. 그럴만한 게, 발달장애인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 아닌, 발달지연 아동에 대한 진단 지원밖에 없기에 그렇습니다.

사실 이 공약은 ‘대단한 오류’가 있습니다. 먼저 성인 발달장애인에 대한 공약이 아닙니다. 일부 발달장애인은 성인기에 가서야 발달장애를 진단받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실 넓게 보면 저도 장애인 등록을 대학생 때에야 마칠 수 있었습니다.(단, 진단은 청소년기에 받았습니다.)

지극히 발달장애는 어린이에게서만 발생한다는 고루한 편견이 작용한 결과물인 것 같습니다. 발달장애는 평생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장애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최근 장애 인구 통계를 열심히 보시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발달장애인 상당수가 최근 들어서 성인기에 진입하기 시작했고, 이미 청소년기 이하에서는 발달장애 인구가 압도적입니다. 그러나 발달장애에 대한 서울시 차원의 지원은 글쎄요? 서울시가 도입할 발달장애 정책이 있을지도 의문시됩니다.

두 번째 지적은 의학적 모델에 집중했다는 점입니다. 발달장애는 진단받고 끝이 아니거든요. 발달장애는 진단은 낙인이 아닌, 새로운 이정표의 제시에 가깝기에 그렇습니다. 발달장애는 진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단 그 이후가 더 중요합니다. 진단을 받고 나서 재활을 시작하는 것, 사회적응을 잘 하는 것, 직장 및 사회생활을 잘 하는 것 등 다양한 이슈로 앞길이 멀고 먼 여정입니다. 대한민국의 어느 발달장애인도 완벽히 이 앞길이 멀고 먼 여정을 다 통과한 사례는 없습니다!

그런데 발달장애는 일단 진단받는 것만 중요하고 그 이후에 대한 무시, 복지 지원 등에 대해서는 없습니다! 냉정히 말해서 오세훈에게 ‘발달장애를 주제로 짧은 글짓기를 하시오!’라고 과제를 내주면, 아마 오세훈은 ‘발달장애는 고통이다. 없어야 한다’라고 답했을 것입니다. 이런 인식이었으면 그렇게 답했을 것입니다.

공약 상당수가 이동권 문제에 집중한 것도 오류라면 오류일 것입니다. 솔직한 생각은 장애계의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줄이려고 이렇게 이동권 공약에 ‘집착’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미 서울시와 장애계는 이동권 문제로 부딪힌 적이 박원순 시장 시절에도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이동권이나 교통개선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굳이 있다면 시위를 줄이려는 목적 하나밖에 없다고 과감히 지적할 수 있습니다. 아마 장애계가 서울시 행사장에 계속 나타나 이동권 시위를 벌일 것이라는 공포가 있나 보죠?

그나마 솔깃한 공약은 장애인 버스요금 무료화이지만, 사실 이것도 하기는 어렵습니다. 서울시 버스요금은 ‘수도권 통합요금제’라는 체계를 적용하고 있어서 서울시가 버스요금을 조정하면 인천시나 경기도에도 영향이 있습니다. 즉, 이것을 추진하려면 인천시와 경기도와 사전 협의와 교감을 거쳐야 가능한 것입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인천-경기 3개 지역 연합공약으로나 가능한 주제인데 말입니다.

게다가 서울에는 인천 버스와 경기 버스도 들어오는데, 이러한 것에서 차등이 발생하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큰 것도 그 이유입니다. (인천 버스도 일부 광역버스가 서울 시내로 진입합니다.)

서울시와 산하기관에서 장애인 채용을 늘리겠다고 하겠지만, 사실 이것이 실질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특히 발달장애인에게는 문호가 그래도 막힐 것 같다는 불안감이 있습니다. 그런 걱정을 하는 이유는 저도 서울시 산하기관 입사시험에 도전했다가 2곳에서 ‘아마도 발달장애 때문에’ 동시에 최종 탈락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 당연히 동조 불안이 있는 것입니다.

서울시가 장애인 채용을 늘리겠다고 공약해도, 그 와중에 발달장애인도 서울시를 위해 일할 수 있는지를 증명하거나, 발달장애인을 위한 서울시와 산하기관의 ‘정규 일반직’ 일자리를 선보일 수 있을지도 의문시됩니다. 노동시간을 줄일 수는 있을지언정 계약 기간 제한은 두지 않는 것이 발달장애인 일자리에서 중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는 분은 다 아시죠. 발달장애인은 연속성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이미 오세훈 후보는 어울림플라자 사건으로 이미 ‘점수를 까먹고’ ‘장애인 정책 시험’을 치르고 있습니다. 정책 공약에서 실질적 의미의 서울 장애인의 삶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닌, 보여주기식 정책과 시위 줄이기 정책으로 점철된 이런 공약은 신뢰할 수 없습니다.

이미 시장 재임 시절, 보여주기 정책만 남발했다가 실패한 사례는 수없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겉보기에만 신경 쓴 디자인 등에 신경만 쓰다 실질적으로 서울시민에게 고통을 준, ‘오세이돈’이라는 조롱을 들었던 서울시의 수해 방지 노력 부재가 기억나네요. 그때 광화문이나 강남거리마저 침수되었다는데, 그때 대단한 충격을 느꼈기에 그랬습니다.

개인적으로 점수를 주자면 한마디로 ‘낙제’라고 점수를 주겠습니다. 처음부터 공약을 다시 써오라고 돌려보내고 싶은 심정입니다.

아마 제가 첨삭을 해준다면 이런 내용일 것입니다.

성인 발달장애 문제에 신경을 쓸 것, 몇몇 정책은 인천시와 경기도와 협의하고 이야기 다시 할 것, 발달장애인을 정규 일반직으로 채용할 방안을 모색할 것, 장애계 시위에 신경을 쓰되 시위 줄이기는 실질적 실천으로만 가능하다는 것을 잊지 말 것 등등이 있겠네요.

당선되건 말건 걱정만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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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지용 (alv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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