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진단은 출생 전 태아의 이상여부를 진단하는 검사이다. 초음파 검사부터 시작하여 산모의 혈액과 양수를 채취하여 태아의 건강상태와
장애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상당수의 태아는
산전진단이라는 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한다. 그런데 만약 태아가 불완전하다면? 아프다면?
장애가 있다면?
산전진단과
장애, 이 ‘불편한 진실‘은
독일 사회에서도 여전히 터부시되는 테마이지만, 수년 전부터 당사자들과 전문가들은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자신의 경험과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독일 영화가 있다. 제목은 ‘24주‘(24 Wochen). 한국에도 상영된 적이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스트리드는 둘째를 잉태하고 있다. 임신 24주차에 실시된
산전진단에서 태아의 다운증후군 진단을 받는다. 그녀와 남편은 충격에 빠지지만 며칠간의 고심 끝에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다. 이제 두 사람은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주변의 반응은 차갑다. 아니, 겉으로는 미소 지으며 응원하지만 속으로는
장애에 대한 강한 거부감과 부부의 미래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가득하다. 심지어 첫째
아이의 베이비시터는 “
장애아이는 역겨워“라고 외치며 문을 박차고 나가버린다. 베이비시터를 친언니 같이 따르는 첫째 또한 역겹다는 말을 따라한다.
부부는 얼마 후 치러진 또 다른
산전진단에서 태아가 심각한 심장결함이 있어 출생 직후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식까지 접한다. 그러나 태아의 상태가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는 의사들도 정확히 예견할 수 없는 상황. 의사들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수술 진행 과정이다. 아기의 흉곽을 톱으로 자르고 난 뒤 심정지를 시키고 심장을 차갑게 만든 다음……. 부부는 괴로움에 소리친다.
남편은 여전히
아이를 원한다. 그러나 아스트리드는 깊은 혼란과 절망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