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관련 교육을 받고 있는 장애인들. ⓒWikimedia Commons

요즘 장애계 관계자들은 알아야겠지만 사실 기업들이 요즘 새롭게 신경쓰는 이슈가 있습니다. 이른바 ‘환경, 사회, 기업 지배구조(Environmental, social and corporate governance)’라는 긴 제목의 이론, 이른바 ‘ESG’에 대한 관심이 기업들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습니다.

미국 새 행정부인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선 시절 공약부터 ESG 도입을 강력히 주장한 터라, 이러한 이론이 정책화되는 등 미국 경제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고, 유럽연합 등 선진국에서 기업의 향후 지속가능성 등을 평가하는 잣대로도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기업들도 장기적으로 이 ‘ESG’에 대한 관심을 통해 선진국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투자 유치 등을 긍정적으로 할 수 있기에, 요즘 대기업을 중심으로 관심이 생긴 것입니다.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이러한 시대에 장애계도 전략을 잘 짜야 합니다. 기업들이 장애인에 관한 사회 책임에 대한 비용 지불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펀딩’을 받아올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것입니다. 게다가 기업도 장애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안 좋은 방법, 즉 하책의 방법부터 이야기할까요?

가장 장애에 대한 사회 책임을 안 하느니만 못한 것은 단순 기부와 직무와 관련 없는, 특히 장애인 시설에서의 봉사활동입니다.

이제 기업들이 쌀, 라면 이런 것 안 기부해도 됩니다. 우리는 우리가 먹고 싶은 라면은 우리가 사서 먹습니다. 그러한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봉사활동도 마찬가지입니다. 봉사활동이 직무와 관련 없는 보여주기식, 뉴스 보도자료 만들기 목적의 봉사활동은 장애계에서도 적극적으로 사양해야 하는 활동입니다.

특히 신입사원 인성교육 이런 것을 핑계로 장애인 시설 방문 봉사활동은 장기적으로 탈시설화를 외치는 장애계의 현실을 도외시한 ‘자기만족’에 가까운 봉사활동이니 더욱더 거부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다음으로 하는 것이 좋긴 한데 그래도 좀 아닌 것도 있습니다.

바로 장애인 관련 기부를 하더라도 단순히 의학 연구나 발달장애의 경우 ‘실종 방지’ 같은 비장애 시선에서 장애를 바라보는 기부를 하는 것입니다. 장애인 문제는 장애인 시선을 바탕으로 바라봐야 하는데, 단지 비장애인의 만족을 위해서 장애인 관련 기부를 이런 곳에 하는 것은 좀 아닙니다.

그다음으로 중간 정도인 ‘적어도 이 정도는 해야 장애인에 대한 기업의 사회 책임을 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는 이런 것입니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으로 회사의 사업 분야를 바탕으로 한 활동을 하는 것은 적어도 해야 하는 일입니다. 기업들이 자신들의 사업 분야를 바탕으로 활동하는 것은 직무 연관성에도 도움이 되고, 사업 분야의 노하우를 보급하는 활동 등으로 연결되어 사회적으로 환원하는 구실을 할 수 있기에 그런 것입니다.

아니면, 장애인에 대한 활동비용을 지원하는 것도 좋습니다. 일례로 신한금융그룹에서 지원하는 장애청년드림팀 자금 지원 같은 것이 대표적입니다. 장애인 관련 활동은 비용이 많이 드는 성향이 있는데, 이러한 것을 자금 지원을 통해서 후원하는 것은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특히 생산재를 다루거나, 중공업이거나, 금융계처럼 사업 분야와 장애인과의 접점이 적은 분야에서는 최소한 이래야 합니다.

그리고 이 정도는 해야 진짜 ESG에 부합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먼저 장애 친화적 제품 개발입니다. 제품 자체를 장애인의 특성에 맞게 다시 설계해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최근 일부 업체는 장애인의 특성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하거나, 사전에 장애계와 소통을 통해 완성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그다음으로 광고, 홍보 등에서 장애인을 참여시키되 장애인이 진짜 말하려는 서사를 바탕으로 하는 것입니다. 가끔 광고에서 비장애인의 시선에서 장애인의 욕구를 해결하려는 것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모 통신회사는 농인들이 수어로 표현하길 원하는 욕구를 무시하고 ‘구어로 말할 수 있다’ 이런 말을 해서 농인 사회에서 논란이 된 적이 있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그렇지만 가장 이상적인 전략은 바로 장애인을 자신들의 직원으로 고용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가장 장애인에 대한 사회 책임의 끝이자, 완성은 바로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장애인 고용은 한국에서 그나마 장애인에 대한 사회 책임 수준을 평가하는 국내 평가지표도 있는 정도이니 굳이 더 언급할 필요가 없는, 가장 완성된 수준의 기업의 장애에 대한 사회 책임 수준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장애계도 이러한 경영 트렌드의 변화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장애계는 정부에 많은 것을 요구하는데, 최근 기업들이 ESG 도입 등의 영향으로 장애에 관한 관심을 더 부추겨서 ‘S’를 채울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 바로 장애에 대한 사회 책임 투자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당당히 기업계를 설득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정부에 요구하는 것의 최소한 10%를 기업을 향해 돌려야 할 상황이 온 것입니다.

아마도 ESG 지표를 의식하는 기업들은 장애에 대한 투자도 늘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장애계가 그 지점을 공략해서, 자금 지원이나 투자 등을 장애인 사회에 대한 실질적 지원에 활용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SG 도입으로 기업의 사회 책임에 대한 욕구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한 것을 공략하여 장애인 사회도 민간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부의 지원과 역할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민간과 시장의 지원을 받는 것도 중요하기에 그렇습니다.

ESG 도입, 장애계엔 새로운 협력자의 등장이 될 것입니다! 그 상대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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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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