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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장애인이 체험하는 사회참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1-20 16:35:08
독일에서 장애인들이 직접 체험하고 느끼는 사회참여는 과연 어떠할까?

필자는 앞선 칼럼에서 사회교육학자이자 장애가 있는 여성 카챠 뤼케(Katja Lücke)의 글을 잠시 인용했다. 장애인의 사회참여와 관련하여 뤼케가 쓴 글 중에서 개인적으로 오랜 여운이 남는 부분이 있어 에이블뉴스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나는 휠체어를 탄다. 장애인의 95퍼센트 이상이 후천적으로 장애를 얻듯, 나는 몇 년 전 병으로 인해 지금의 지체장애를 갖게 되었다.

장애를 갖기 전 나는 27년 동안 마음껏 걷고 뛰어다니며 세상을 체험하고 사회에 참여했다. 남의 눈에 잘 띄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나는 어디에서나 늘 환영받는 사람이었다. 체조 동호회, 승마 동호회, 댄스 스쿨 등 각종 스포츠 활동에 적극 참여했고, 운전면허증도 땄으며, 홀로 비행기를 타고 세계 곳곳을 자유롭게 여행도 했다. 이 모든 일을 해내는 데 있어 어느 누구도 내 능력을 의심하거나 감탄하지 않았다.

여기까지는 내 속의 '비장애 자아'가 체험한 것이다. 27살에 장애를 얻게 됨과 동시에 내 안에는 두번째 자아인 '장애자아'가 생겨났다. 장애 자아는 타인의 반응을 통해 서서히 몸집을 키워 나갔다.

가령 자동차를 운전하는 내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우와, 정말 대단해요! 요즘 세상 많이 좋아졌네요'라고 말할 때, 장애 자아는 내가 자동차를 모는 게 당연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평생교육원 수업에 참여한 나를 보고 사람들이 '와, 당신도 이런 수업을 받다니 정말 멋져요!'라고 말할 때, 장애 자아는 내가 평생교육원에서 수업을 받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친구들과 클럽에 가거나 조깅하는 친구 옆을 동행할 때 사람들은 나에게 엄지척을 하거나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처음에 장애 자아는 스스로가 대견했다. '나는 대단한 사람이야! 어디를 가나 사람들이 내게 박수를 쳐주니까!'

그런데 비장애 자아가 장애 자아의 기분을 서서히 망치기 시작했다. '정말 괜찮다고 생각하니? 예전에도 사람들에게 늘 상냥하고 친절했지만, 단지 내가 함께 한다는 이유만으로 칭찬이나 응원을 받은 적은 없잖아?' 그렇게 나의 장애 자아는 자신이 사회에 참여하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물론 사람들이 내게 좋은 의도로 칭찬한다는 걸 나는 잘 안다. 하지만 사람들의 그러한 태도는 나와 같은 장애인들이 원래는 함께 하지 않는 게, 원래는 참여하지 않는 게 당연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기도 한다.

즉, 장애인의 사회참여가 아직은 당연한 게 아니라는 말이다. 사람들의 칭찬은 분명 긍정적인 차별이며, 장애인의 모든 사회참여가 당연함이 되기까지 우리는 아직도 나아갈 길이 멀다.

그렇다고 오해하지 말기를! 사람들이 내게 '와줘서 고마워요'라고 할 때 당연히 나는 기분이 좋다. 단지, 내가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말을 하진 않았으면 좋겠다. 장애는 내가 가진 다양한 특성 중 하나이지만, 하나의 특성만으로 나를 축소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장애가 있는 사람은 장애 그 이상의 존재이다."


그러고 보면 한국인들이 막연히 동경하는 복지 선진국 독일에서도 장애인의 사회참여는 여전히 당연함이 아니다. 물론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의 사회참여를 무조건 거부하거나 저지하는 단계는 이미 지나갔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비장애인들의 친절한 미소 뒤에는 뤼케가 말하듯 긍정적인 차별이 깔려 있는 경우가 아직도 비일비재하다.

비장애인들은 가령 지체장애인이 자동차 운전을 하고, 시각장애인 부부가 아이를 낳아 기르고, 발달장애인이 일반 노동시장에서 일을 하고, 중도중복장애인이 평생교육원에서 교육을 받는 것을 여전히 놀라워하고 높이 평가한다.

따라서 장애인의 사회참여가 사회 전반에 걸쳐 당연시되기까지, 독일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뤼케의 말 대로 장애가 있는 사람은 분명 장애 그 이상의 존재이다. 동시에 사람은 육체와 지능, 정신 그리고 다양한 자아 그 이상의 존재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은 사회에서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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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민세리 (nankleopatr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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