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정숙 작가가 연세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을 썼다. 논문 제목이 시각장애인 페이스북 심층인터뷰 연구다. 이 논문을 수정 보완하여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김용찬 교수와 공동집필한 것을 한국언론학보에 게재하였다. 시각장애인의 SNS 정보 활용에 대해 심층 연구가 거의 전무한 상태여서 이 논문은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먼저 이 논문의 주요 내용을 요약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시각장애인은 2019년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실태조사에 의하면 스마트폰 보유율은 73%이고, 인터넷 사용율은 74.1%이다. 비장애인들은 각각 91%를 상향하고 있는 점과 비교하면 아직도 정보격차가 심한 상태이다.

음성 출력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성이 향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 유형 중에서도 시각장애인은 인터넷 여론조사나 온라인 서명, 온라인 투표 등의 경험이 있는 비율이 15.2%로 다른 장애 유형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였다.

소셜미디어 사용여부도 2년 전에 비해 12% 증가하여 40% 정도를 보이긴 하지만, 온라인을 통한 사회적 관계형성의 자발적 참여에는 아직도 많은 제약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SNS는 페이스북인데, 이것도 비장애인의 이용율 63%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의 이용율은 오히려 줄어들었는데, 그 이유는 이미지 기반의 부적응이 아닌가 한다.

시각장애인의 SNS 이용에 대한 이 연구는 이용과 충족이론을 사용하였는데, 이용의 효과성보다는 접근성을 포함한 이용 동기와 욕구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중 텍스트 중심을 사용하는 전맹과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는 저시력인 간의 정보처리 능력 차이도 크고, 정보접근을 위한 추가적 장비 구입이나 사용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비장애인의 SNS 이용 동기는 사회적 관계 형성, 정체성 공유, 정보추구, 자아표현, 자긍심표출, 추억공유, 여가, 시간보내기 등인데, 장애인의 이용 동기는 연구된 바가 많지 않지만, 오락과 정보추구라는 연구가 있다.

페이스북 이용자 시각장애인 30명을 인터뷰한 결과, 검색을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뉴스피드나 타임라인을 사용하고 있었고, 취향을 살린 야구, 맛집, 여행, 보조기기 등을 검색하기도 하고, 육아나 여행에 대해서는 ‘좋아요’를 누르기도 하였다. 페이스북을 이용하여 일기를 쓰거나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콘텐츠를 제작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용 형태를 보면, ‘좋아요’나 ‘슬퍼요’ 등 의견을 개진하거나 행사 홍보, 좋은 글의 공유, 그룹참여, 메신저 이용 등을 하고 있었는데, 그룹 참여는 보조기 신제품 활용에 대한 것이 있었고, 메신저는 여성들이 카카오톡보다 편리하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을 이용함에 있어 이미지의 대체 텍스트가 부족하거나 오류가 있는 점과 카테고리가 복잡하여 헤매는 경우를 말하였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댓글을 참고하여 힌트를 얻거나 구조를 기억하여 활용하거나 타인의 도움을 받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페이스북 이용 동기로는 관계형성과 정보추구가 가장 많았고, 시간보내기, 타인 의견 알아보기, 자기표현하기 등을 들었다.

연구자들은 이미지의 경우 해설을 포함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제안하였고, 접근방법의 다양한 연구로 정보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결론짓고 있다.

이 논문을 토대로 장애인 당사자들의 욕구를 중심으로 SNS를 시각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사용하게 할 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먼저 스마트폰은 음성출력은 되지만, 입력이 터치방식으로 되어 있어 시각장애인에게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소네 등 다른 단말기 도움을 받기도 한다.

시각장애인에게 폴더폰을 이용하여 앱을 사용할 수 있는 해뜰폰의 보급은 SNS를 비롯한 다양한 앱의 사용을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해뜰폰은 프로그램의 완성도가 낮고, 이용 교육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위한 서버가 사라지면서 전격 서비스가 중단되고 말았다.

음성으로 화면 상황을 파악하고 문자나 메뉴를 터치로 시각장애인이 선택하는 것이 매우 많은 시간을 요구하고, 실수나 오류 행위의 반복으로 힘들게 한다. 그래서 새로이 한 업체에서는 새로운 해뜰폰을 개발하여 공급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하고 있다. 폴더폰 대리점을 개설하여 기기 보급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앱을 보급하겠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이미지의 해설을 붙이는 작업은 모든 이미지에 해당할 수는 없다. 해설을 넣은 이미지는 누군가 제작을 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올리는 사진마다 모두 해설을 넣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시각장애인의 그룹이나 특정 사용 빈도가 높은 콘텐츠를 중심으로 해설을 붙일 수밖에 없는데, 방송처럼 방송통신위원회가 일정 비율로 해설을 의무화할 때에 이용 빈도는 높일 수 있으나, 정보바다에서 완전한 자유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일정 부분 중 어떤 곳에 어떻게 해설을 할 것인가는 전문가의 개입이 필요하므로, 페이스북에서는 특정 전문 업체를 선정하여 해설을 위탁하여 해설을 해야 하는 부분의 선택을 하도록 하는 방법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 가지 방법으로 해설을 넣은 그룹 등은 화면해설 방송이라는 안내처럼 특정한 표시를 하고, 데이터를 올리는 자가 자발적으로 해설을 봉사하는 방식도 사회적 운동으로 전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책임성이나 정확성, 지속 가능성은 담보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정보화 사회에서 네트워크는 사회적 간접 자본에 속한다. 그런데 편의시설이 전혀 없는 시설로 인하여 장애인들이 어떻게든 사회적 활동을 하고자 고군분투하며 생고생을 하고 있는데, 이런 어려움을 팔짱을 끼고 구경만 할 수는 없다. SNS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자가 안간힘을 쓰며 몸부림하는 것이 이용자라 부르며 무관심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누구나 이용 가능한 환경 조성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웹 및 모바일 접근성지침을 SNS에도 확대적용하거나, 이미지에 대한 접근성과 조작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위에 소개한 논문 저자의 제안을 단순 제안으로 보지 말고, 정책 마련을 위한 당사자와 전문가로 구성된 TF팀을 정부 차원에서 가동하여 저극 반영하여야 할 문제로 인식하는 정부의 의지가 요구된다.

청각장애인이 장애 유형 중 SNS 이용율이 가장 낮은 집단이었으나, 이미지 중심과 음성을 사용하지 않는 텍스트 이용의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장애 유형 중 가장 이용율이 높은 집단이 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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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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