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에서 실시한 장애인을 위한 실내 네비게이션 체험 장면. ⓒ서인환

휴먼케어(주)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구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지원으로 실내에서 장애인들이 길을 안내받을 수 있는 네비게이션 개발을 마무리하고 서울역사에서 최근 장애인 등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체험시연을 하고 있다.

이 기업은 장애인 하이패스를 개발한 회사이며, 점자촉지도나 장애인 화장실 등받이 등 편의시설을 시공·판매하는 업체이기도 하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지하철이나 철도 역사에서 주로 점자블록이나 음성유도기에 의해 길을 안내받아 왔고, 지체장애인은 편의시설 안내표지판에 의해 안내를 받아 왔다. 그런데 음성유도기는 너무 많이 설치될 경우 음성의 혼선이 일어나고, 너무 드문드문 안내를 할 경우 정확하게 안내를 받을 수 없었다.

지체장애인의 경우는 편의시설 안내가 없으면 안내판을 찾아 헤매기도 하고, 엘리베이터 등 이용을 위해 이동하다 보면 많은 시간을 편의시설을 찾아 이동하는 데 소비해 왔다. 음성유도기가 2만개 이상 설치되어 있으나 시각장애인들이 불편한 것은 크게 개선되지 못하였다.

이번에 개발된 장애인용 네비게이션은 스마트폰을 이용한다. 스마트폰에 장애인 네비게이션을 설치하고 건물 입구에 도착하여 앱을 작동한다. 그러면 실내 지구자기장과 각종 쎈서값을 이용하여 위치를 설정하고, 이동 동선을 추적하게 된다.

우리가 보통 사용하고 있는 GPS 위치 설정은 5천분의 1 척도를 가진 지도로 오차가 심하여 보행자가 사용하기에는 적절하지 못하고, 지하나 건물 내부에서는 인공위성과 통신이 어려워 위치를 알 수가 없었다.

장애인용 네비게이션은 건물 입구에 도착하여 현 위치를 설정하는 것은 실내 지구자기장과 쎈서값에서 이루어진다. 좌표값이 인식이 잘 되지 않을 경우 스마트폰을 팔자(8)를 크게 그리며 흔들면 자동으로 활성화되어 건물 내부의 실내 지구자기장을 잘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각 위치마다 딥 러닝(RRN)을 하여 지구 자기장을 측정하게 되는데, 스마트폰에 있는 자기장 측정 기능을 이용한다.

장애인 네비게이션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장소는 개발사에서 미리 자기장을 측정하여 앱을 운용하는 서버에 저장하여 둔다. 이 서버의 기록과 일치하는 자기장으로 위치를 파악하면서 이동하는 사람의 동선을 추적하여 안내를 하는 것이다. 분절된 안내 정보가 아닌 동선을 따라가면서 통합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체 장애인용 실내 네비게이션 스마트폰 화면. ⓒ서인환

지체장애인용은 AR(증감현실, Augmented Reality) 기술을 이용하여 앱에서 목적지를 설정하면 스마트폰 화면에 현장의 동영상과 그 영상 안에 이동을 안내하는 화살표가 나타나며, 화면 아래에는 지도를 통해 이동 경로를 안내한다.

화면 상단에 목적지까지의 거리 등 다양한 정보가 표시되고, 화면 하단에는 경로 취소 등 사용자에게 필요한 여러 기능이 표시되어 역사 내 장애인 맞춤형 길 안내서비스 외에도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지도 대신 문자로 상황을 설명하고, 시각장애인은 음성출력 앱을 이용하여 내용을 읽게 된다. 현재 위치와 직진하여 도달할 다음 위치와 최종 목적지, 그리고 소요될 시간을 알려준다. 화면 아래에 화장실을 안내받기 위한 메뉴와 음성유도기를 작동하기 위한 메뉴도 있다.

IOT 기술을 이용하여 시각장애인 등을 위한 길안내의 장점은 고층 빌딩의 경우 각 층마다 자기장 특성이 다르므로 층별 안내가 구분되어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노인이나 외국인을 위해서도 이 기술은 이용될 수 있다. 관광지의 경우 위치에 맞게 길안내는 물론 관광에 필요한 설명으로 다국어로도 안내할 수 있다. 지하층의 길 안내에 매우 유용한 기술이지만 결점은 특정 지역을 미리 자기장을 측정하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비콘을 설치하는 등 기초적인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시스템 구축에 비용이 별도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번 구축하면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으므로 스마트시티 사업이나 전시장 등 문화공간, 관광지, 건축물 중 장애인 다수 이용시설, 교통시설 등에는 매우 유용한 기술이다. 이 시스템의 안내는 오차가 거의 없어 장애인의 이동에 안전과 편리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앞으로의 문제는 이제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인가이다. 원천기술 개발은 되었지만, 철도나 지하철 역사와 교통시설, 주요 건축물 등에 대한 시스템 구축비를 위한 예산 마련과 공공기관이나 지자체 등에서의 사업추진 의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연구비를 지원하여 제품을 생산할 경우 시장성이 있는가로 인해 그 기술이나 제품이 세상에 빛을 보느냐, 사장되느냐가 결정된다. 그러나 사회적 자본 역할을 할 편의시설의 경우는 개인의 구매력이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을 구축할 사업으로 기관들이 채택하여 추진하는가가 기술이 실제적으로 장애인들에게 혜택을 줄 것인가가 결정된다.

장애인만이 아니라 외국인이나 노인 등 많은 교통 약자들이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의 편의를 제공받고 항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여 기술 개발의 이점을 누릴 수 있도록 앞으로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물론 개발된 기술이 현장에서 더욱 편리하도록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도 지속적 노력이 개발업체에게는 요구된다.

IOT 기술은 장애인과 비장애인과 격차를 넓힐 수도 있지만, 가장 불편한 이들을 위해 기술이 먼저 사용된다면 모든 이들을 위한 기술이 되어 문명의 이기를 누구나 누리면서 격차가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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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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