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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구직 자기소개서에 담겨야할 것

때려 맞춘 발달장애인 직업논단-30 '사생활 묻는 자기소개서'

최고의 발달장애인 자기소개서 '직접 쓴, 일 중심적' 이어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6-15 19:39:43
발달장애인에게도 사생활은 물론 있다. 그런데, 강점기반 일자리라고 하더라도 결국 자기소개서 등에 사생활적인 부분을 적으라는 것이 말이 될까? 사생활을 공개하는 것이 과연 발달장애인에게 도움이 될까?

결론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당사자가 쓰는 것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여기에는 사실 함정이 하나 있다. 발달장애인 일자리 상당수가 당사자가 직접 지원하는 사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생활적인 부분을 적어내라는 요구를 대놓고 할 수 있다.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런 것을 적어내라는 것이 비장애인 채용에서 있는 것인가? 아니다. 비장애인 채용이나 신체장애인 채용에서는 절대로 그러한 질문은 넣지 않는다.

발달장애인 강점기반 일자리 사업의 자기소개서 일부. ⓒ장지용 에이블포토로 보기 발달장애인 강점기반 일자리 사업의 자기소개서 일부. ⓒ장지용
실제로 발달장애인 강점기반 일자리라고 나온 프로젝트의 자기소개서 질문 중 당사자에게 민감하거나 작성하기 어려운 것은 이런 것이다. (참고로 열거한 내용은 일부분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내가 잘하는 것은?
하루 중 가장 시간 할애를 많이 하는 활동은?
보호자가 바라는 점

이러한 부분은 당사자에게는 실례이거나, 이러한 사업의 참여 결정권자가 당사자가 아님을 증명하는 단적인 예다. 결국, 당사자의 사생활을 공개하라는 내용으로 흘러가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사생활을 취업을 위하여 굳이 공개해야 할까? 물론 업무에 직접 연관된 것도 아니라면 더 안된다.

발달장애인 일자리의 또 다른 불편한 진실은 당사자가 직접 선택하여 탐색하고 지원서를 작성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부분 부모가 결정하고, 부모에 의해서 직무까지 결정되는 구조이다. 그래서 사생활을 공개하라는 것에 가깝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발달장애인 일자리에서 강점기반 등을 핑계로 업무에 필요가 없는 사생활적인 요소를 묻는 것은 앞으로 자제되어야 할 것이다. 강점을 찾는다면서 민감한 것까지 알려주는 것이 과연 강점기반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진다.

그렇다면 발달장애인 일자리는 어떠한 자기소개서나 이력서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할 것일까? 간단하다. 비장애인이나 신체장애인처럼 일 중심적으로 쓰는 것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당사자가 직접 작성할 수 있는 수준의 질문이나 ‘기대 답변’을 준비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실제로 필자가 살펴본 그러한 지원서 양식에 맞춰서 작성된 결과물을 보고 나서 그러한 생각을 더 가지게 되었다. 잘 하는 것을 묻자 컴퓨터 게임이라고 답했다는 것은 그 예이다. e-스포츠 선수나 게임업계에서 일할 것도 아닌데 잘 하는 것이 컴퓨터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업무에 있어서 잘 하는 것을 물었던 것인데, 굳이 그러한 답변을 받아내오는 것이 말이 되는지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가 바라는 것의 결론은 ‘내가 이러한 일을 잘 할 수 있기에 우리 회사에 지원했다’라는 것이지, ‘잡기’에 가까운 컴퓨터 게임을 잘 하는 것이 게임업계도 아닌데 과연 직무에 도움이 되는 것이며, 일 할 준비가 되어있는 자세인지 의심스러운 것이다.

필자가 인사담당자였다면, 그 이유를 직무와 연관 지어서 설명하지 않은 이상 무조건 탈락시켰을 답변이었다. 간혹 컴퓨터 게임을 언급하더라도 직무와 연관 지어서 설명했다면, 나중에 그 게임이 무엇이었는지를 면접에서 질문해 볼 수 있었는데 말이다.

민감한 사생활을 공개하는 자기소개서는 결국 호구조사를 하는 것 같은 자기소개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성과의 데이트에서 자제되어야 하는 대화 방식이 호구조사를 하듯이 대화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직장 구직에서도 비슷한 상황은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굳이 민감한 부분까지 강점기반이라는 이름으로 공개해야 할까? 게다가 보호자의 의견이라니? 이러한 방식으로 일자리 지원서를 쓰는 것이라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낫다.

발달장애인 일자리 자기소개서도 철저히 일 중심적으로 재설계되어야 한다. 직장은 발달장애인 주간 활동센터가 아니다. 그래서 더욱더 사생활이나 민감한 내용을 질문해서는 안 된다. 발달장애인의 일자리도 프로의 일자리로 갈 수 있게 설계되어야 하지, 사생활이나 보호자의 의견 같은 것을 묻는 것이 발달장애인의 좋은 일자리 설계를 위한 것이라면 굳이 그러한 것을 해야 한다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나을 수 있다.

필자가 발달장애인 채용 서류전형 담당자라면, 발달장애인이 서툴게 쓴 자기소개서라고 해도 일 중심적으로 자신이 직접 쓴 것이라면 서류전형 통과 사인을 내줄 것이다. 발달장애인도 일하는 사람이지 주간활동의 대체로 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의 자기소개서도 일에 중심을 맞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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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지용 (alv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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