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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된 '감염예방법'에서 배제된 장애인

'감염취약계층 범위'에 장애인은 없었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6-05 14:34:33
코로나19와 관련된 한국의 방역 활동이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 봉쇄 정책을 사용하지 않고도 성공한 사례로서 많은 국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검진을 처음으로 도입하더니 워킹 스루(Walking through) 검진까지 도입하였다.

지금도 집단 감염이 종종 일어나고 있지만 봉쇄 정책을 하지 않는 한 어느 정도의 감염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볼 때 성공적인 방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한국의 방역 정책은 K-POP에 이어 K-방역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성공적인 K-방역에서 장애인은 배제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질병관리본부의 브리핑에서는 수어통역을 제공하지 않았다. 장애인 단체의 국가인권위원회 진정과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있은 후에야 수어통역이 제공되었다. 하지만 이번엔 수어통역사만 마스크를 할 수 없어 감염 위혐에 노출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요양원, 정신병원 등에서의 확진자 발생은 장애인의 감염 위험을 더욱 높였으며, 장기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은 장애인의 생존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복지관의 휴관, 주간보호센터의 휴원에 따라 발달장애인은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가족과 발달장애인의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복지관은 휴관을 의무화하고 주간보호센터와 같은 소규모 시설은 휴원을 권장하는 이중적 정책은 현장에서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경제활동의 마비는 장애인의 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있으며, 장애인의 경우 재택근무를 하고 싶어도 직장의 내규에 따라 출근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활동지원사의 지원과 같은 지속적인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장애인의 경우 장애인도 활동지원사도 코로나19의 감염에 대해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부도 지방정부도 장애인에 대한 감염병 대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지난 3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예방법)을 개정하여 발 빠르게 감염병 예방에 대한 대응을 준비했다. 개정된 내용 가운데 하나는 제49조의2(감염취약계층의 보호 조치)의 신설이다. 감염취약계층에게는 ‘주의’ 이상의 ‘위기’ 경보가 발령될 경우 보건복지부장관, 시·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 등은 마스크 지급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는 감염취약계층의 범위이다. 감염예방법 제49조의2에는 사회복지시설을 이용하는 어린이, 노인 등이라고 명시되어 있어 장애인이 배제되어 있으며, 감염취약계층의 범위는 보건복지부령(감염예방법 시행규칙)에서 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6월 4일에 보건복지부는 감염예방법 시행규칙을 고시했다. 고시된 시행규칙을 보면, 제35조의2(감염취약계층의 범위 등)에서 장애인은 또다시 배제되어 있다. 제35조의2에서는 감염취약계층을 1) 만 12세 이하의 어린이 및 65세 이상의 노인, 2) 임산부 및 기저질환자로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염취약계층에 장애인이 배제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감염예방법은 특히 호흡기 관련된 감염병에 대한 예방 및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법이다. 그리고 장애인은 호흡기 관련 감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는 폐렴 등 폐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연히 장애인은 메르스, 사스, 코로나19와 같은 호흡기 관련 감염병에 감염될 경우 비장애인에 비해 더욱 위험할 수밖에 없다.

처음 감염예방법이 개정되어 신설된 제49조의2에 노인과 어린이만 규정되었을 때도 의아했지만, 시행규칙에서는 포함이 되리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고시된 시행규칙에서도 장애인은 포함되지 않았다.

얼마 전 에이블뉴스에서 구청에서 마스크를 나눠주는 데 장애인에게는 제공하지 않았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바로 감염예방법의 감염취약계층에 장애인이 포함되지 않았기에 발생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감염병과 관련하여 정부와 지방정부가 취하는 각종 조치에서 장애인은 배제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제 21대 국회가 개원을 했다. 21대 국회가 제일 먼저 할 일은 감염예방법을 즉시 개정하여 장애인을 감염취약계층에 포함시키고, 더 나아가 장애인을 위한 감염병 정책을 수립하는 일이다. 장애인을 배제한 K-방역은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차별적인 방역, 비인권적 방역 정책이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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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배융호 칼럼니스트 배융호블로그 (access2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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