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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이들에게 선생님의 관심과 애정을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5-27 12:50:08
아이들 개학이 연기된 게 다섯 번. 그로 인해 학교에 가지 않은 날이 3개월이 다 되어간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위험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고 합당한 대처였다고 생각한다.

단계별 등교수업을 앞두고 이제 와서 이런 글을 올리는 게 생뚱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개학이 수차례 연기되면서 마음 한구석에 계속 자리하던 생각이었고 심지어 교육청이나 학교에 전화를 걸려고도 했었다.

그러나 혹여 딸아이에게 불이익이 생길 것이 염려되어 마음을 돌려 먹었었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니 비단 나와 내 아이만의 문제는 아닐 듯해서 이렇게 글을 적는다.

필자에게는 딸아이를 비롯해 초등학교에 다니는 조카가 3명 있다. 그 외 지인 중에도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있다. 아이 중에는 고학년인 아이도 있고 이제 1학년인 아이도 있다. 그리고 아이의 부모가 장애인인 집도 있고 비장애인인 집도 있다. 어쨌든 엄마들은 모이거나 통화를 할 때면 아이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개학이 처음 연기되었을 때 급박하게 돌아가는 코로나 사태로 엄마들은 그저 아이들을 집콕 시키는데 전념이었다. 그리고 2차 개학이 연기될 무렵에는 장기간 휴교로 인한 아이들의 부진한 학업에 걱정을 하기 시작했고 자체적으로 온라인이나 학습지를 이용해 홈스쿨링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인들에게서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얘기를 듣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다.

그런데 우리 딸아이 담임선생님에게서는 전화가 없었다. 필요한 정보는 교육청이나 학교 공지 문자로 알 수 있었으므로 굳이 내쪽에서도 선생님께 전화 드릴 필요는 없었다. 그런데 3차, 4차, 5차까지 개학이 연기되고 그 사이 온라인 수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단체문자 한건을 제외하고는 단 한번의 전화도 없었다.

다른 엄마들 얘기를 들어보면 최소 한번쯤은 담임선생님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어떤 선생님은 매주 한번씩 전화로 아이들의 안부를 묻고 학습의 어려움이나 준비사항을 체크하신다고 했다. 장장 3개월. 담임이라는 말이 뭘까? 학교라는 공간에서 자신의 눈과 손이 닿을 때에만 책임을 지고 지도하는 게 담임이라면 현재 우리 아이에게는 담임선생님이 없는 셈이다.

선생님이라는 직업은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 게다가 1년간 아이들에 대한 책임이 부여된 담임선생님이라면 적어도 반아이들에게만 이라도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지도해야 하는 게 아닐까?

휴교가 장기간 되면서 필자 역시 아이의 학습에 고민했었고 온라인 학습이 진행될 때에는 걱정도 많이 했다. 다행히 어느 정도 컴퓨터를 조작할 줄 아는 딸아이와 정안인 남편이 있었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런데 필자의 경우와는 달리 조손가정이나 부모의 장애로 아이 학습에 어려움이 있는 가정에서는 얼마나 난감하고 고심했을지 생각만 해도 내 마음이 애탄다.

학부모에게 안부를 묻고 잘 보이라는 말이 아니다. 자신의 책임하에 있는 아이들을 비록 직접 대면하여 가르치지는 못하더라도 아이가 학습하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아이의 건강은 괜찮은지 확인하고 어려움이 있는 가정의 아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하지 않을까?

다른 엄마들이 담임선생님과 통화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딸아이 담임선생님의 무심함을 애써 외면하며 서운하고 실망스런 마음을 다독이기도 했다. 그리고 온라인 수업이 진행된다고 했을 때는 온라인 학습 준비로 바쁘셔서 그러려니 이해하려고도 했다. 그런데 딸아이 학교는 원격 화상수업을 진행하지 않았고 교육청에서 일괄 제작된 동영상으로만 수업이 진행되었다. 게다가 아이들의 출석 확인에 대한 단 한번의 댓글도 어떤 과제나 게시 글도 없었다.

아무리 좋게 보려해도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가시지 않았다. 아이들 알림은 교육청이나 학교 공지로 대신하고 교육은 제작된 동영상으로 대체하고 아이들이나 학부모와는 전혀 소통하지 않으면서 선생님으로서 무엇을 하고 계신건지 그러고도 매달 월급은 따박따박 받으실테니 애달고 힘든 학부모와 아이들과는 달리 선생님은 정말 편하게 3개월간 안식휴가에 들어간 셈이다.

선생님의 본분이 단순히 아이들에게 지식만을 전달하는 거라면 선생님과의 대면학습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수천 수백만명의 지식과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인데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친구들과 선생님과의 대면교육을 기다리는 것은 디지털로는 해결되지 않는 사람간의 감정적 소통이 지식 획득 못지않게 중요하다 여기기 때문이다.

담임선생님의 이런 태도로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었냐고 묻는다면 문제는 없었다. 문제가 없었으니 책임질 것도 없는 것일까?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고 교육청에서는 장기간 온라인 접속을 하지 않은 학생들에 대해 전수조사토록 지시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이는 혹여 학대나 방임에 의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염려에서 내려진 조치였다. 책임은 비단 어떤 문제나 결과에만 부여되는 것이 아니다. 결과에 이르기까지 수반되는 모든 말과 행동에는 책임이 따르며 이를 최선을 다해 실천할 때 긍정적인 결과와 함께 믿음과 신뢰가 쌓이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은 단계적 등교를 앞두고 더 고조되어 가기만 한다. 이런 상황에서 믿음가고 든든한 선생님이 계시다면 조금이나마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을 텐데 3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아이들에게 어떤 애정도 관심도 보이지 않았던 선생님이 얼마나 성의있게 아이들을 살피고 학부모들과 소통할지 불안하기만 하다.

모든 학부모나 아이들이 선생님의 애정과 관심을 원한다. 그러나 경제적 환경적으로 취약한 가정의 학부모와 아이들에게 선생님의 애정과 관심은 요구 사항이 아니라 필요사항이다.

아이들에 대한 어떤 관심도 직업적 책임감도 없는 선생님이 학습이 부진한 아이에게 얼마나 열의를 가지고 지도하실지 의문스럽다. 아이들의 생채기에 과연 관심은 가지실지 의문스럽다. 다른 아이에 비해 산만하고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과연 기다려주실지 의문스럽다. 장애로 학업이나 교우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을 과연 이해하려고 노력은 하실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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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경미 (kkm75@kbuwel.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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