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코다(CODA)다. CODA는 ‘Children of Deaf Adults’의 줄임말로 농인(청각장애인) 부모 아래서 태어난 청인 자녀를 일컫는다. 엄마, 아빠는 내게 수어를 가르쳤고 나는 손으로 옹알이를 했다.  음성언어가 아닌, 수어가 나의 모어였고 부모의 문화인 농문화가 나의 성장 배경이 되었다. 그러나 입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청각장애인’이라고 부르며 쯧쯧 혀를 찼다(이길보라, 나는 코다다 중에서).”

영화감독이자 작가인 이길보라 씨가 4년 전에 한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 중 일부분이다. 그는 부모가 편견 가득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착한 장애인’이 되었듯이, 자신도 ‘착한 장애인의 딸’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22세 때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장애를 가진 부모를 부정하면서도 사랑했다. 아홉 살에 엄마랑 은행에 가서 집에 빚이 얼마 남았는지를 묻거나, 열 살에 부모 대신 부동산에 전화해서 전세와 보증금을 물은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자신들의 상황을 인정하고 ‘코다 코리아’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스스로를 인정하면서부터 세상이 달리 보였다고 고백한다. 각 나라의 코다들을 만날 기회도 있었다. 외국의 코다들은 부모가 농인이라고 떳떳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 ‘자존감’ 차이를 똑똑히 확인한다.

무대와 관객. ⓒ픽사베이

그러면서 ‘어딜 가나 장애인 접근권에 대해 정확하고 자세하게 표기되어 있는 공공기관을 비롯해, 연극을 보더라도 수어 통역을 신청하고 제공받을 수 있는 영국’의 사례를 전한다.

한국에서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 이 시점에도 장애를 가진 사람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이 많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생각이 굳어지지 않은 유연한 사고를 하는 어린시기부터 장애통합교육이 필요하다.

어려서부터 장애가 있는 이들을 자주 만나고 친구가 된다면, 장애를 가진 그들도 ‘희노애락애오욕’의 감정이 있는 똑 같은 사람임을 자연스럽게 알아가게 된다. 관련 부처의 실질적인 교육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다문화 관련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교사에게 들은 얘기다. 아이가 어린이집을 마치고 집에 가서 친구들과 지낸 얘기를 할 것이다. 그때 자기 아이와 같이 놀았던 아이의 부모가 우리나라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일 경우는 항의 전화를 한단다. “어떻게 우리 아이가 그 아이와 놀게 되었어요?”라고.

부모가 이런 편견을 갖고 있다면, 그 아이도 그걸 자연스럽게 배울 터이다. 이러한 편견은 장애통합반에서도 나타난다. 일부 부모들은 장애통합반 운영을 반대한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아이가 다양성을 이해하고 사회적 상상력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접는 격이다.

부모, 교육기관, 사회 일반인들이 장애통합반 운영을 자연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로 장애를 가진 이들과 그 자녀들이 스스로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자존감’을 가진 그들을 만나고 싶다. 인간은 누구에게도 그 누구를 차별하거나 혐오할 권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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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 칼럼니스트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을 운영하며 대학에서 아동심리, 발달심리, 부모교육 등을 강의하고 있다. 상담심리사(1급)로 마음이 아픈 아이와 어른을 만나기도 한다. 또 한 사람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와의 애착형성이 중요하다고 보고 부모교육 강사로 이를 전하기도 한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 누구나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에 관심이 있다. 세계에서 장애통합교육을 잘하고 있다는 덴마크, 싱가포르 학자 외 일본, 헝가리, 인도 학자들과 국제연구를 한 적이 있다. 아이 발달은 아이들이 가장 사랑받고 싶은 대상인 부모 역할이 중요성을 인식, 박사논문은 아이발달과 부모 양육태도와의 관계에 대해 한국과 일본(유학 7년)을 비교했다. 저서로는 ‘아이가 보내는 신호들’ 역서로는 ‘발달심리학자 입장에서 본 조기교육론’ 등이 있다. 언제가 자연 속에 ‘제3의 공간’을 만들어, 읽고 싶은 책을 맘껏 읽으며 글 쓰면서, 자신을 찾고 쉼을 갖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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