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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발달지체 아동

부모와 아이, 신뢰감 형성 기회로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4-21 11:49:15
놀이치료실. ⓒ최순자 에이블포토로 보기 놀이치료실. ⓒ최순자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회사원은 재택이나 원격 근무가 늘고 있고, 학교는 비대면으로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다. 종교 집회나 대중이 모이는 강연도 거의 없다. 생존을 위한 먹는 행위도 외식보다 주로 가정에서 하고 있다.

놀이·언어·미술·운동치료 등을 받는 발달지체 아동들도 마찬가지다. 많은 상담실과 치료실이 코로나19로 휴원 중이다. 물론 방역에 신경 쓰면서 문을 열고 있는 곳도 있다. 나도 2월 말까지 가족 상담을 조심스럽게 진행하다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3월부터 쉬었다. 상담을 멈추면서 부모들에게 권장한 일은 이번 기회에 아이와 신뢰감을 쌓는 시간으로 해 달라고 했다.

운동치료실. ⓒ최순자 에이블포토로 보기 운동치료실. ⓒ최순자
아이들이 보이는 행동은 타고난 유전이나 기질의 문제도 있으나, 대부분 양육 환경과 관련성이 깊다. 특히 아이가 가장 사랑받고 싶은 대상인 부모와의 어긋난 관계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다. 아이가 드러내는 행동은 관계의 증상인 것이다.

코로나19로 치료실을 이용하지 못할 경우는 부모 자녀 간에 신뢰감을 쌓는 시간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여기서 신뢰감은 아이 쪽에서 갖는 신뢰감이 중요하다. 그 내용은 “아, 엄마 아빠가 나를 정말 사랑해 주시는구나, 나를 정말 인정해 주시구나!”라는 믿음이다.

사랑은 부모가 주는 일방적 사랑이 아니라, 아이가 느껴야 진짜 사랑이다. 부모는 부모 방식대로 사랑한다고 하지만, 아이가 사랑으로 느끼지 못한다면 사랑이 아니다. 아이가 사랑으로 느끼기 위해서는 부모가 주는 사랑이 철저히 아이가 원하는 것, 바라는 것, 관심 있는 것, 흥미 있어 하는 것을 해주어야 한다. 우리는 그것을 공감이라 한다.

자연스럽게 아이의 심리를 읽고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부모가 여유를 갖고 아이를 들여다볼 때 아이 마음이 보일 것이다. 이번 기회에 아이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아이의 눈을 마주 보고, 아이의 손을 잡아보자.

2000년대 초반에 유학을 마치고 막 대학 강단에 섰을 때, 한 학생이 김중미 작가가 쓴 ‘괭이부리말 아이들’이란 책을 건넸다. 내용은 어려운 환경에서 꿋꿋하게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이후 김 작가에게 관심을 두고 그의 글을 읽었다.

어느 글에선가 내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어느 아이의 말을 발견했다. 늘 바빠서 자기와 제대로 시간을 갖지 못하는 엄마에게 “엄마는 내 눈을 보지 않잖아?”라고 했다. 아이는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 아이가 알고 있듯이, 사랑한다는 것은 어쩌면 눈을 바라는 것이다.

영국 심리학자가 실험했다. 성인들에게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 보게 한 후, 눈이 마주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뇌 활성화 정도를 살펴보았다. 그랬더니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눈을 마주치지 않을 때는 뇌가 활성화되지 않더라는 것이다. 상대와 좋은 관계라면 우리는 서로 눈을 바라본다. 반대로 그렇지 않을 때는 눈을 잘 마주치지 않는다.

아이가 발달지체일 경우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코로나19로 가정에서 많은 시간을 아이와 보내는 부모라면 힘들 줄 안다. 이 힘든 시간을 아이와 눈을 마주 보며 아이의 마음을 읽고, 아이가 부모를 신뢰할 기회로 만들어봄은 어떨까.

오히려 이 시간이 치료실에 가는 것보다 아이의 증상이 더 나아질 수도 있다. 실제로 치료실을 쉬고 있는 한 아빠 글에서 이와 같은 상황의 사례를 읽었다. 위기는 기회임이 코로나19와 발달지체 아동을 둔 부모에게도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아이와 눈을 마주 보고, 아이가 사랑받는다는 확신을 갖게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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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최순자 (kje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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