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지오 호텔의 분수쇼. ⓒStock Photo

오늘부터는 본격적으로 라스베이거스의 호텔투어와 저녁에 유명 공연을 관람할 것이다. 라스베이거스는 모두가 아는 것처럼 카지노로 유명하지만 워낙 호텔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메인 스트리트를 따라 즐비해 있는 특급 호텔들을 구경하는 것도 꽤 큰 재미이다. 왜냐면 호텔들이 각기 특성이 있고 관광객들에게 큰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디즈니 만화나 동화에서 보는 백설공주를 비롯한 많은 캐릭터를 상징화하여 호텔을 꾸민 곳도 있어서 마치 동화 속의 나라에 온 것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또한 파리 에펠탑, 이집트 피라미드,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파리의 개선문 등 세계 곳곳의 랜드마크를 미니어쳐로 꾸며 놓은 곳도 있어 한 곳에서 세계 여러 도시들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의 랜드마크는 거기에 있지 않다.

라스베이거스 호텔 앞 에펠탑. ⓒ안성빈

호텔들마다 유명한 음식들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미리 라스베이거스 호텔 맛집을 검색하여 먹고 싶었던 것을 찾아다니며 먹는 것도 꽤 흥미로운 일이다.

나는 게 요리를 먹으려 했다. 벨라지오 호텔의 게 요리 뷔페가 유명하다고 하여 직접 가서 먹고 싶었는데, 저녁엔 쇼를 봐야 해서 대신 지인의 추천을 따라 게 샌드위치집을 찾아 먹었는데, 상상 이상이었다. 아주 풍성하고 감미로운 게 맛이 입안에 가득 퍼졌다.

벨라지오 호텔 내 곤돌라. ⓒ안성빈

많은 호텔 중에 벨라지오 호텔을 소개하고자 한다. 정말 어마어마한 규모의 호텔이고 내 생각에는 그 호텔 구석구석 구경하려면 며칠은 걸릴 것 같다. 호텔 내부는 마치 이태리 베네치아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빠질 정도로 온통 베네치아풍으로 꾸며져 있다.

실제로 수로가 있고 이태리 가곡 ‘오 솔레미오’를 부르며 곤돌라에서 노를 젓는 사공이 있어 손님들을 끌어드린다. 아쉽게도 전동 휠체어로는 탑승하기 곤란하여 패스했지만 그 배를 타고 이태리 가곡을 들으며 수로를 한 바퀴 도는 것도 색다를 경험이 될 것이다.

베네치아 풍 벨라지오 호텔 내부. ⓒ안성빈

분명히 실내인데도 야외에 있는 듯한 하늘빛과 채광이 참 기억에 남는다. 또 그 안에는 유명 명품 매장들이 자리하고 있어 많은 여성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곳이다. 한참을 구경하며 돌다보면 다리가 아파올 것이다.

그럴 땐 노천 카페(물론 호텔 내부지만)에 앉아 이태리 카푸치노 한 잔을 마시며 쉼을 갖는 것도 좋을 것이다.

라스베이거스의 백미는 매일 저녁 펼쳐지는 쇼가 아닌가 싶다. 제일 유명한 것이 오쇼(O Show)와 카쇼(Ka Show)인데 나는 벨라지오 호텔에서 하는 오쇼를 구경하기로 했다.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조금 더 저렴하게 티켓을 구할 수 있다고 한다. 난 미처 준비를 못했기에 현장에 가서 티켓을 구매했고 1인당 150달러 정도 했던 것 같다.

공연장에 휠체어석이 따로 있냐고 물으니 측면에 있다고 했다. 아쉽게도 나는 정면에서 공연을 보지 못하고 측면에서 볼 수밖에 없었다. 약간 비스듬히 봐야 한다는 단점을 빼고는 매우 여유로운 공간이었고 내 주위에 사람이 많지 않아 조용하고 오붓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오쇼는 불어로 물이 오(EAU)로 발음된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이름답게 무대 바닥이 어마어마하게 큰 수영장(150만 갤런) 같은 것으로 되어있어 배우들이 줄곧 공중에서 곡예를 부리며 높은 상공에서 물로 다이빙하는 모습을 자아낸다.

공중에서 날라다니는 것도 아찔한데 어느 순간이면 물속으로 다이빙하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공연 모습을 촬영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 기록을 남길 수 없는 게 참 아쉽다.

라스베이거스 야경. ⓒ김치국 블로그

벨라지오 호텔하면 또 유명한 것이 바로 분수쇼이다. 세계 3대 분수쇼라고 하는데 실제로 보면 입을 다물 수가 없을 것이다. 오쇼를 구경하고 나서 슬슬 걸어 나오는데 벨라지오 호텔 앞에 많은 인파가 서 있었다.

바로 분수쇼를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분수쇼를 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에 그 시간이 다가오면 사람들은 서서히 벨라지오 호텔 앞으로 모이기 시작한다.

시간이 되었다. 음악이 나오면서 거대한 물줄기가 솟아오르더니 이내 리듬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음악도 우리가 잘 아는 유명한 곡들이라 사람들의 반응이 매우 좋고 그 음악에 맞춰 마치 분수라도 된 듯 서로 끌어안고 춤을 추는 관광객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럴 때는 온몸을 움직일 수 없다는 게 한스러울 정도이다.

분수쇼가 마치면 사람들이 일제히 자신들이 가던 길을 찾아 떠난다. 나도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리 숙소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메인 스트리트를 걷다 보면 많은 볼거리들이 있다. 나는 우연히 허쉬(Hershey) 매장에 들어갔다.

규모가 꽤 큰 곳이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허쉬 초콜릿들이 가득 차 있었고 우리나라에서는 보지 못하는 허쉬 제품들이 다양하게 있어 눈요기를 실컷 할 수 있으며 마음에 드는 제품을 살 수 있다. 물론 아주 예쁜 허쉬 캐릭터 상품들도 다양하게 있다.

아가씨들과 사진 찍는 건 유료. ⓒ안성빈

하루 종일 메인 스트리트를 걸었다. 많은 사람들을 보았다. 부부 단위로 놀러온 미국인들의 모습이 유난히 많았고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도 많았다. 그냥 이것저것 구경하며 사람 구경하며 거닐고 그러다 힘들면 노천 까페에 앉아 커피 한 잔을 하든, 맥주 한 잔을 하든 쉬어가면 되는 이곳의 느낌이 참 자유로웠다.

메인 스트리트를 따라 카페들도 많지만 꽤 괜찮은 식당들도 많다. 나는 아일랜드 식당을 가서 먹었는데 입맛에도 맞고 매우 친절하며 그곳의 사람들도 다 평화로운 느낌이라 매우 즐겁게 식사를 했다. 그냥 걷다가 출출하면 길가에 있는 식당에서 식사하기를 권해본다.

메인 스트리트를 걸을 때 주의할 것이 있다. 거의 나체의 아가씨들이 바디 페인팅을 하고 호객행위를 한다. 이들과 사진을 찍으려면 돈을 내야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그녀들과 사진을 찍다가는 몇 달러를 뺏기게 될 것이다. 왜냐면 경찰복장을 한 아가씨들도 있어 촬영 후에는 바로 손님의 돈을 압수(장난으로)하기 때문이다. 돈 쓸 생각이 없다면 이런 아가씨들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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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빈 칼럼니스트 사지마비 장애인(경수손상 5, 6번)으로 현재 (사)로이사랑나눔회 대표이며 미국, 호주, 유럽 등을 자유여행한 경험을 본지를 통해 연재할 것이다. 혼자서 대소변도 처리할 수 없는 최중증장애인이 전동휠체어로 현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다닌 경험이기 때문에 동료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모쪼록 부족한 칼럼이지만 이 글을 통하여 우리 중증장애인들이 스스로 항공권, 숙소, 여행코스 등을 계획하여 보다 넓은 세계로 나아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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