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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위축되지 않길…정체성, 안정성 꼼꼼히 짚어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3-31 11:47:00
오랜만에 컴퓨터 자판에 손을 얹는다. 하고 싶은 말, 쓰고 싶은 글이 많았으나 얼른 나서지 못했다. 세상이 온통 '어렵다.', '문제 있다.', '주의해야 한다.'라는 용어에 지배를 받는 터라 코로나19를 비켜 긍정을 논제로 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장애인복지 현장의 감염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큼직한 위기감이 밀려오기도 했다. 첨단 과학이나 유능한 인재도, 사회복지의 기능마저도 신종 바이러스 앞에서 힘을 쓰지 못한다는 사실을 세삼 느꼈다. 오히려 '사회적 거리 두기'와 방역당국의 대응 자세 그리고 자원봉사에 나선 좋은 사람들의 선행이 막강한 힘을 가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치 전시와도 같은 이번 사태로 모두의 일상이 괜찮을리 만무하다. 그중에서도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의 고충이 적지 않으리라 여겨진다. 일반 기업은 감염자 발생이 없을 경우 예방 수칙을 지키며 조업을 할 수 있으나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은 근로장애인들이 노동자가 아닌 시설 이용인으로 분류되어 약 1개월 가량 출근을 하지 않은 채 가정에서 생활해오고 있다.

재택근무가 아니라 코로나19 감염을 피해자가 격리 형태로 지내고 있는 실정이다. 근로장애인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관점은 노동자의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나, 질환과 장애를 묶어 생각하는 사회적 통념은 나이와 건강상태 및 능력에 관계없이 이들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장애를 가졌다.'와 '장애를 앓고 있다.'의 차이가 큼에도 문제로 접근할 때는 병증으로 묶어 판단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물론 지금과 같은 비상시기에는 누구라도 외출이나 집단 활동을 자제해야 마땅하지만...

얼마 전, 걱정스런 마음에 장애인근로사업장을 경영하는 후배와 서로의 근황을 묻고 답했다. 복지와 생산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그곳에 코로나19가 여러 문제들을 가져다 주면서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우선 밝고 명랑했던 근로장애인들을 볼 수 없다는 점이고 매출의 급감, 급여 지급에 대한 걱정, 기약 없는 생산의 정상화 등이 무거운 짐이라고 말한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위기와는 또 다른 문제가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 내재되어 있음을 체감했다.

매일 아침 근로장애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으면 '언제 출근해요.', '집에 있기 싫어요.'라는 항의가 빗발친다고 한다. 이미 그들은 출근하는 즐거움과 일하는 보람에 흠뻑 젖어 있기에 장기간 집안에서의 생활이 벌 받는 기간이라 여길지도 모른다. 장애인복지에서 직업재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의 정체성과 안정성에 대하여 꼼꼼히 짚어야 할 때라고 본다. 복지와 노동이라는 개념, 시설과 기업이 지닌 장점의 분석, 직업적응훈련과 서비스 제공 방식 등을 새롭게 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근로자로서의 장애인의 지위를 분명히 하면서 중소기업 모델로 육성하는 방향과 장애인직업훈련시설의 기능을 넓혀 서비스의 다양화와 사회 적응력 향상에 필요한 훈련 체계를 갖추자는 뜻이다.

'장애인 직업재활'에서의 주어는 분명히 장애인이다. 장애인을 위한 직업재활이어야지, 직업재활에 장애인을 끼어 넣는 법과 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장애유형, 잔존기능, 개인의 요구가 존중되어야 자립생활의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

부처간의 상이한 주장으로 모순과 오류가 적지 않으며 재난시에 장애인이기 보다는 고위험 질환자로 인식되어 보호보다는 통제의 대상으로 묶인다는 점이 불편하기만 하다.

'중증장애인우선구매특별법'에 의하여 정부와 지자체 및 공공기관을 상대하려면 시설의 규모는 중소기업으로 확장되어야 하며 참여하는 장애인의 신분은 적정 임금을 받는 근로자여야 한다. 보호고용이라는 근본 취지에 맞게 품질과 수량을 담보로 공격적인 생산 체계를 갖추어서 장애인고용의 안정서을 기해야 한다.

그리고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 25조와 같은 법 시행규칙 18조, '장애인복지법' 제 58조에 적시된 장애인직업적응훈련시설의 운용 범위를 최대화하여 신체기능 향상, 사회적응, 정서지원, 건강관리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성인 장애인의 직업재활 진입을 밀도 있게 지원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코로나19가 물러가고 우리 근로사원들이 출근하면 함께 1박 2일 여행을 다녀올 생각입니다. 오랜 시간 대책 없이 개인 생활을 했기 때문에 정서안정과 동료간 협력이 원만하도록 즐거운 프로그램을 가져 볼까 합니다.“

일하는 사람들이 없는 일터를 지켜온 후배의 바램 속에 근로장애인에 대한 애틋함이 묻어난다. 시설이 아닌 기업으로 당당하게 시장에서 승부하고 싶었던 그의 로드맵에 코로나19가 일시정지 사인을 보내며 발을 묶어 버린 것이다.

그 보다 더한 점은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지자체의 방침에 따라 출근을 막을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움에 한숨이 깊었다.

WHO의 팬대믹 선언으로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이 당분간 이어진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손 씻기, 마스크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에 모두 참여해야 하며 경제적 고통을 조금이라도 나누며 견뎌야 할 것이다.

덧붙여 당부하고 싶은 말은 코로나19로 인해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 위축되지 않기를 바라며 정부와 지자체는 어려움을 잘 이겨 나가도록 충분한 지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누가 뭐래도 장애인복지의 꽃은 직업재활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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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유석영 (binson35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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