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에 중요한 영유아기는 부모가 아이를 안아주고, 눈을 맞추면서 말을 걸어주는 등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뇌 발달이 가능해지고, 적절한 정서, 언어, 사회성 발달도 이루어진다.

지난해 11월부터 나를 만나는 내담자 중 주말만 시간이 되는 분이 있어 주말에도 심리상담센터를 나가기도 한다. 주말에는 평일보다 내원자가 적다. 어느 때는 나와 상담 약속을 한 분들만 방문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내가 나가 문을 열고 날씨가 추울 때는 난방 온도를 조절하기도 한다.

어느 토요일이다. 센터를 들어서자 문이 열려있고 난방이 되어 있다. 대기실에 엄마와 3세 정도의 여아가 앉아 있다. 아이의 언니는 먼저 언어치료실에서 치료사와 활동을 하는 듯했다.

엄마의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 ⓒ픽사베이

그 모습을 스친 듯 지나며 나는 나와 약속한 상담자를 기다리기 위해 상담실로 들어갔다. 대기실과 내가 있는 상담실 사이에는 벽 하나를 두고 있다. 그러다 보니 상담실이 조용하고 상대적으로 대기실에서 큰 소리로 말을 하면 들리기도 한다.

스마트폰만 하고 있던 엄마에게 전화가 온 모양이다. 큰 소리로 통화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 상대는 아이들 아빠인 듯하다. 아빠는 심심하다고 하는 모양이다. 엄마는 “뭐가 심심해. 게임을 하면 되잖아.”라고 한다.

부모의 이러한 행동이 아이의 언어발달 지체와 연관이 있다고 본다. 들어야 말을 한다. 대뇌피질에서 청각을 담당하는 영역은 태내기부터 시작해 6개월 전후로 가장 민감하고 24개월 정도까지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모든 소리에 민감한 게 아니라 사람의 목소리에 민감하다. 특히 높은 톤의 여성의 목소리에 민감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 아이의 언어발달을 위해서는 사람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중요하고 엄마와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그런데 언어발달 지체로 센터를 찾은 아이의 부모 행동은 아이 발달이 어떻게 되리라는 것을 예측하게 해준다. 아이의 엄마는 밖에서 뿐 아니라 아마도 집에서도 아이들과 상호작용하기보다는 주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지 않을까 싶다. 아빠 역시 엄마의 통화를 통해 추측할 수 있는 것은 평상시에도 게임을 주로 하고 있으리라 본다.

엄마와 아이 상호작용. ⓒ픽사베이

부모가 아이에게 직접적이고 민감한 상호작용을 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언어발달 지체로 센터에 다니고 있는 아이의 좋은 경과가 더 빨리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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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 칼럼니스트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을 운영하며 대학에서 아동심리, 발달심리, 부모교육 등을 강의하고 있다. 상담심리사(1급)로 마음이 아픈 아이와 어른을 만나기도 한다. 또 한 사람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와의 애착형성이 중요하다고 보고 부모교육 강사로 이를 전하기도 한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 누구나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에 관심이 있다. 세계에서 장애통합교육을 잘하고 있다는 덴마크, 싱가포르 학자 외 일본, 헝가리, 인도 학자들과 국제연구를 한 적이 있다. 아이 발달은 아이들이 가장 사랑받고 싶은 대상인 부모 역할이 중요성을 인식, 박사논문은 아이발달과 부모 양육태도와의 관계에 대해 한국과 일본(유학 7년)을 비교했다. 저서로는 ‘아이가 보내는 신호들’ 역서로는 ‘발달심리학자 입장에서 본 조기교육론’ 등이 있다. 언제가 자연 속에 ‘제3의 공간’을 만들어, 읽고 싶은 책을 맘껏 읽으며 글 쓰면서, 자신을 찾고 쉼을 갖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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