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2018년 6월 ‘지역사회 힘으로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자신이 살던 곳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목표로 이를 구현하기 위해 ‘커뮤니티케어’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장애인거주시설의 서비스를 중심으로 커뮤니티케어의 의미를 파악하고 실천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장애인거주시설을 둘러싼 현재의 이슈는 탈시설이다. 이러한 용어를 듣고 있자니 상당히 거부감을 느끼게 하는 말이다. 시설 자체를 거부하는 것과 같은 방향성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시설의 노력이나 운영의 방향성을 거부하는 것과 같은 이러한 양상에는 이 안에서 지금껏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노력도 의미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별로 탈시설을 위한 노력들을 이야기한다. 올해는 몇 명 탈시설 시킬 것인가? 계획은 몇 명인가? 등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계획에 호응하듯 탈시설 계획을 세워나가고 있다.

시설을 선택하여 살든, 지역을 선택하여 살든 장애인의 욕구와 생각,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누구랑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을 반영하여야 한다. 자신들이 원하는 삶에 대한 다양한 주거환경들이 마련되어야 하나 이러한 지원책은 마련되지 않은 채 단지 올해의 목표는 몇 명을 탈시설이 시키는 것이 목표라는 단순한 논리를 펼치는 것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일련의 이러한 과정들 속에서 나타나는 의견이나 현상들은 마치 탈시설이 되면 장애인의 자립, 지역사회 커뮤니티케어가 완성되는 것처럼 결과를 도출해 내기도 한다. 장애인 개개인의 삶을 목적을 두고 정책을 만들어간다면 탈시설이란 용어보다는 자립전환 혹은 다양한 주거전환으로 추진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장애인이 지역사회와 잘 어울림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우리는 지금까지 단편적인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진행해 왔다. 장애인의 변화를 추구하는 프로그램들 심리정서프로그램, 자존감향상프로그램, 자기표현 훈련 프로그램 등....

이렇게 운영되어져온 프로그램들을 살펴보면 장애인은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자신들을 바꿔나가기 위한 노력들은 하였지만 내가 살고 있는 사람들과 어떻게 어울려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시도는 미비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행정적으로는 지역 안에 있다.

그러나 지역 안에 장애인의 삶을 녹아 내려는 실천적인 방향에서 미비했다. 우리는 늘 질문을 한다. 우리는 지역주민인가? 이러한 고민과 질문 속에서 우리는 실천의 방향으로 지역과 함께 하기 위한 것으로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자립생활의 욕구를 가지고 있는 거주시설 이용자의 아파트 생활.

‘담방마을’에서의 지역사회 적응 및 지원 “열린마루”

지역에서 자립생활을 원하는 장애인거주시설의 장애인들, 지역에서 어떻게 같이 살아갈 수 있을까의 물음에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모습으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하는 실천적인 방향의 내용이다.

열린마루를 통해 지역사회네트워크를 실천해 나가고자 하였다. 장애인거주시설의 이용자의 자립지원을 위한 전 과정이 서비스 이용자와 제공자와의 통제와 관리가 아닌 지역사회 내에서의 이웃과 공동체간의 다양한 파트너십에 기초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표준화된 이용자와 기관입장에서의 관리 및 제공이 아닌 다양한 지역자원의 활용을 통한 지원방식이 야기하는 불확실성에 대한 철저한 데이터조사와 분석을 기반으로 지역 안에서의 복잡성을 풀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지금 당장 시설생활을 지역사회 내 자립생활의 전환이 어려운 사람들은 되도록 가정화된 환경에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의 시간은 존중받아야 하며, 자신의 삶을 본인 스스로 설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받아야 한다.

또한, 개인의 삶의 공간은 평안해야 하며, 프로그램에 동원되어 객체로서의 삶의 방식에서 주체로써의 삶의 방식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자립하고자 하는 혹은 자립을 선택한 사람들은 지역사회 중심이 자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직업이나 낮 시간의 정기적인 활동을 연계될 수 있어야 하고 마을에서 안정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주말에는 무엇을 하며 지내야 할지, 가정생활의 기초가 되는 식사, 청소 등은 어떻게 할 것인가, 또한 응급한 상황이 발생할 때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등 단지, 주택만 주어진다고 자립했다고 할 수 없듯이 자립하고자 하는 지역,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의 연대, 지역 안으로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살아갈 수 있는 체계, 안정된 삶을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현재, 시설들에서 운영하는 체험홈의 경우 자립생활을 표방하고 있으나 이 또한 시설에서 운영하는 하나의 프로그램 형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닌가 고민해야 하는 지점이다.

성촌의집에서는 자립생활을 선택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열린마루라는 이름으로 열린마루 밥상, 열린마루 인큐베이팅, 열린마루 데이케어를 만들어갔다. 지역사회 자립을 선택한 사람들의 삶이 지역에서 잘 녹아나야 하며, 그 안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삶을 평안하게 살도록 하는 것 그리고 삶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열린마루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다.

열린마루의 의미: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마을을 중심으로 그 마을의 어려움을 논의하였고 어려운 상황들을 해결해 나가는 지혜가 있었다.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이해를 이 안에서 같이 하였고 돕고자 하는 것에는 마음을 합하여 함께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다. 이러한 지혜를 모티브로 하여 장애를 돕는 마을, 장애인이 함께 살기에 평안한 마을을 만들어 가기 위한 것으로 ‘열린마루’를 착안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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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1997년 장애인거주시설에 입사하여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쌓인 시간만큼 실수도 많이 하고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이 시간을 잘 참아주고 오래 기다려온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가고 싶은 한 사람입니다.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을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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