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촌의 집 담방마을 포스터. ⓒ이향란

시설장애인에게 거주전환의 의미는 무엇인가? 왜 거주전환이 필요한가?

시설의 역사는 한국전쟁 이후 수용개념으로부터 오갈 데 없는 장애인들을 돌봄으로 시작하여 현재의 이르기까지 68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1980년대 들어서야 시설운영을 정부가 책임지기 시작하였고 운영비와 인건비를 지급하게 되었다. 이후 비약적으로 시설은 늘어났으며, 지원체계가 미비한 이 기간 동안 부모들의 희생이 있었다.

이후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국정과제로 내세웠던 장애인 자립전환 지원방안에 대한 내용으로 탈시설을 공론화하게 되었고 장애인과 노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집과 지역에서 돌봄과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커뮤니티케어를 발표하게 된다.

2019년,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실천해 나가기 위한 방안으로 장애인들의 개개인의 삶을 들여다보기 시작하였다.

지금까지의 시설 구조는 대규모 시설의 운영방식으로 법적인 변화와 정책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집단화된 생활을 벗어날 수 없는 현실에 처해있다.

집단구조의 인력지원과 운영, 비용사용 등의 구조가 커뮤니티케어를 발표한 이 시점에도 기존방식대로 정책이 반영되고 시설은 운영되고 있다.

지역사회 주거전환을 하기 위하여 무엇이 필요한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중심으로 하는 인권보장과 지역사회에서의 돌봄 시대를 열어갈 시작점에 와 있다. 이 시점에서 장애인의 개개인을 중심으로 하는 서비스의 지원방식으로의 패러다임을 전환을 위한 다양한 체계와 정책들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대규모 시설에서의 서비스 지원방식에서 다양한 지역사회의 주거형태 전환으로 바뀌어야 함의 중요함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역사회의 주거전환을 위한 준비의 전제조건을 어떠해야 하는가?

장애인이 선택할 수 있는 최대의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장애의 정도와 특성을 고려하고 당사자의 선호와 의사를 존중하여 최대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거주 여건을 제공해야 한다.

시설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들은 지역사회에서의 삶의 거주 경험이 없는 혹은 부족한 경우 시설장애인에 대한 지역사회 거주전환의 지원방식은 무엇으로 구성되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장애인의 개개인을 중심으로 그들의 삶의 방식을 스스로 선택하고 다양한 정보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지원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지역에서 산다’라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늘 살아왔던 환경이었다면, 지역의 자원들과 지역의 사람들과 지역의 공간들을 활용하여 장애인들 스스로 선택하며 살아가는 방법들을 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장애인 당사자도 변화되어지는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여야 하지만 지원하는 사람들도 지원의 방법과 내용과 방향을 전환하여 지원을 준비하여야 한다. 또한 지역이 함께 돕는 마을로의 연계가 필요하다.

다양한 주거전환이라는 이름으로 시설에서 직간접 강제가 없어야 한다. 법인이 앞뒤도 없이 이용자의 선택이라는 이름으로 시설을 폐쇄하지 말아야 하며 계획과 절차에 따라 엄중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주거전환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이 녹아나야 하며, 이들의 성향과 의견과 방향대로 준비되고 진행되어야 한다. 몇 년까지 시설을 없앤다는 형태의 구호나 로드맵 방향은 옳지 않다. 긴 호흡으로 장애인들의 개개인의 삶에 속도에 맞춰 준비해 나가야 한다.

어떠한 정책에 떠밀려 진행되는 운영체계가 아닌 ‘사람 중심’의 주요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장애인 당사자의 주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주거전환계획을 세워야 한다.

장애인의 자립과 지역에서의 삶을 돕는 마을-지역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인천광역시 남동구 담방마을 아파트의 성촌의집 체험홈 사람들..

지금까지 우리는 자립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요리도 배워보고, 버스 타는 연습도 해보고, 스스로 빨래하는 법, 청소하는 법, 혼자서 직장에 찾아가는 법 등을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쉼 없이 진행해 왔다.

그러나 자립훈련을 하면 할 수 있도록 다람쥐 쳇바퀴 돌듯 흘러가는 시간과 반복되는 프로그램 속에서 지원하는 직원도 이곳에서 삶을 선택한 사람들도 무엇이 목적인지를 잊은 채 반복적인 프로그램 계획, 결과를 진행했는지 모른다.

장애인의 자립-무엇이 우선이어야 하는가?

장애인의 지역에서의 삶-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많은 생각과 고민 속에 우리는 지역에서 함께 살아 가기위한 다양한 시도들을 해왔다.

지역 속으로.. 마을 속으로..

마을의 사람들과 함께 이 지역에서 지역주민으로 잘 어울림 하기 2019년 담방마을(성촌의집) 체험홈에서 사는 사람들의 한해 목표였다.

직원의 도움 없이도 이들이 잘 살아갈 수 있으려면 우리끼리 했던 요리를 마을의 사람들과 어울려 직접 재료를 구매하고 요리하여 먹기, 우리끼리 했던 낮 시간의 시간들도 옆집의 이웃과 마을의 친한 친구와 함께 보내고 영화를 보고, 커피를 마시기, 우리끼리 했던 버스 타는 연습을 도움 줄 수 있는 사람들을 연결해주고 힘든 일이 발생하면 바로 옆에서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사람들과 친해지기, 주민으로 살아가려면 쓰레기 버리는 방법도 알아야 했고,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알아야 했다.

성촌의집 이용자들의 지역에서의 삶의 도움은, 이웃인 담방마을 사람들-통장님, 경비아저씨, 매점 이모, 공방 이모, 커피숍 사장님이 함께 해주었다. 병원과 은행을 이용하기 위해 장애인의 눈으로 바라본 시선과 각 가게의 특성과 환경들을 잘 그려낸 지역지도를 통해 정보들을 공유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열린마루’라는 이름으로 담방마을 사람들과 좌충우돌 살아온 시간들이 자립을 목적으로 삶을 선택하여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평범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며 이는 곧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하나의 거주전환의 형태를 만들어 가고 있다. 일하고, 먹고 싶은 거 먹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친구 만나고 싶을 때 만나는 것 이것이 곧 평범한 삶이다.

장애인에게 있어 지역에서의 삶의 가장 큰 어려움은 의사소통이 서로 되지 않는 것이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사람들과 대화하는 방법을 마련하여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으며, 지역사회 구성들과 만남 자체의 두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정서적 안정과 자연스러운 만남으로의 연계를 위한 지원도 지속적으로 실천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실천들의 방향은 장애인들이 더 많은 지역사회 활동을 통해 자립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며, 지역사회 내에서 다양한 역할들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성촌은 이용자의 욕구를 중심으로 다양한 지역사회 거주전환을 꿈꾸며 마을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들을 계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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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1997년 장애인거주시설에 입사하여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쌓인 시간만큼 실수도 많이 하고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이 시간을 잘 참아주고 오래 기다려온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가고 싶은 한 사람입니다. 장애인거주시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을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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