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너라서 고마워> 표지. ⓒ최순자

“이 책을 덮는 순간 다시금 내 안에 사랑의 불길이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 누군가를 돌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그대가 내 곁에 있음’ 자체를 감사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있다(오한숙희, 사랑은 사랑만이 지킬 수 있다).”

이글은 장애인과 장애아를 둔 부모를 인터뷰해서 쓴 <특별한 너라서 고마워>(김혜원 저)의 응원 글이다. 나는 동네 도서관에 가면 먼저 신간 코너에 발길을 옮긴다. 6년 전인 2014년 4월 어느 날도 그랬다. 막 세상에 나온 사랑과 슬픔과 희망을 담고 있는 이 책을 빌려와 읽었다.

뇌성마비, 자폐 스펙트럼, 서번트 증후군, 청각장애뿐 아니라 코렐리아디란지 증후군, 연골무형성증, 레록스-가스토 증후군, 무뇌수두증 등 익숙하지 않은 장애도 다루고 있다.

나는 책을 다 읽고 나서 생각이 많았다. 특히 장애에 대한 조기개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청각장애 사례에서 3개월 먼저 태어난 아이가 소리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부모는 대수롭지 않게 그냥 1년을 보낸다. 그래도 소리에 반응이 없자 두 살이 되어서야 전문기관을 찾아 청각장애 진단을 받는다.

만일 초기에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다면 인공와우관 시술로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인터뷰 당시 청소년이 된 아이는 큰 보조기구를 달아야만 했다.

싱가포르 대학 Kenneth Poon 교수. ⓒ최순자

몇 년 전 공동연구를 진행한 국제장애통합교육 심포지움을 동경에서 개최했다. 아시아에서 장애통합교육을 가장 잘하고 있다는 싱가포르 대학의 Kenneth Poon 교수도 참가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는 태어나자마자 국가 차원에서 청력검사를 실시합니다. 이때 이상이 발견되면 곧바로 치료하도록 조치합니다.”라고 했다.

서울시 강동구 K어린이집 왼쪽에서 세 번째가 필자(공동연구·통역). ⓒ최순자

같은 연구로 해외 학자들과 서울시 강동구 K어린이집, 강남구 M어린이집, 의정부 S어린이집을 방문했다. 그때마다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한 말이 있다. “부모들이 쉽게 아이의 발달지체를 받아들이지 않아 시기를 놓치는 게 안타까워요.”라는 것이었다.

나도 장애아를 둔 부모의 마음을 다 이해한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아직도 장애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이 많은 한국 상황에서 그런 부모의 마음을 어느 정도는 공감한다.

한국도 신생아검사 중 청각검사가 있다. 이를 좀 더 적극적으로 실시하도록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신생아 진단검사 이후라도 어떤 증상이 보이면 전문적 진단을 받아보는 것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조기개입이 멀리 보면 내 아이, 내 가족을 위한 길임을 생각해 볼 것을 조심스럽게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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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 칼럼니스트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을 운영하며 대학에서 아동심리, 발달심리, 부모교육 등을 강의하고 있다. 상담심리사(1급)로 마음이 아픈 아이와 어른을 만나기도 한다. 또 한 사람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와의 애착형성이 중요하다고 보고 부모교육 강사로 이를 전하기도 한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 누구나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에 관심이 있다. 세계에서 장애통합교육을 잘하고 있다는 덴마크, 싱가포르 학자 외 일본, 헝가리, 인도 학자들과 국제연구를 한 적이 있다. 아이 발달은 아이들이 가장 사랑받고 싶은 대상인 부모 역할이 중요성을 인식, 박사논문은 아이발달과 부모 양육태도와의 관계에 대해 한국과 일본(유학 7년)을 비교했다. 저서로는 ‘아이가 보내는 신호들’ 역서로는 ‘발달심리학자 입장에서 본 조기교육론’ 등이 있다. 언제가 자연 속에 ‘제3의 공간’을 만들어, 읽고 싶은 책을 맘껏 읽으며 글 쓰면서, 자신을 찾고 쉼을 갖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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