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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청년의 '진짜 공정'을 다시 생각한다

학교부터 사회까지 ‘공정하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어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10-25 13:43:32
누군가가 이야기했습니다. 청년 이야기가 나오면 선거가 다가왔다고. 그런데 사실이긴 합니다. 내년 4월에 총선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청년 이야기를 하면 논의 바깥에 있는 청년 집단이 있습니다. 저를 비롯한 발달장애청년들입니다.

요즘 공정이라는 말이 결국 정책 방향까지 바꿀 정도로 화두인데, 발달장애청년에게는 그 ‘공정’조차 ‘불공정’으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공정한 대학입시를 해도 발달장애청년들에게는 불공정합니다. 발달장애 대학입시생에게는 ‘학종’ 이건 ‘정시’건 대학에 가기 어렵고, 그렇게 입학한 대학에서 무사히 졸업하면 그것이 뉴스가 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은 유력 정치인의 발달장애 자녀는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는데 불공정하게 대학교 학점이 부모의 권력만으로 과도 상향조정되었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 보고서를 엄청 써야 했었고 통학 열차 안에서 시험공부를 하면서 대학을 다닌 제게는 그 정치인이 공정을 말하는 것이 역겹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그리고 대학사회가 파편화되면서 발달장애 동료 학생을 당당히 친구로 여겨주면서 같이 공부도 하고 하다못해 술 한 잔 같이 마셔주는 것도 요즘은 보기 어렵습니다. 비장애학생들이 옆에 발달장애 대학생이 있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니까요.

고용에서는 어떨까요? 발달장애인 고용은 그야말로 ‘고용해주면 감사할 정도’라는 것이 비극적인 현실입니다. 그리고 그 고용주가 대부분 사회혁신벤처 등 ‘일부’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진짜로 고용해야 할 곳의 사장은 이재용이나 정몽구 같은 부류인데 말이죠.

지금은 발달장애인 고용의 질을 논의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양적 빈곤’이 더 시급한 해결할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달장애청년 문제의 핵심은 고용 문제로 직결되는 것이 현실이고 앞으로 기업도 장애인 고용에서 발달장애 변수를 해결하지 못하면 ‘장애인 의무고용률’ 문제도 해결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를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제가 겪어봐서 압니다만, 대기업, 사무직에서 발달장애인 공채는 있을 리도 없고 장애인 공채에서조차 실력과 역량은 다 증명되어도 발달장애인이면 ‘불공정하게’ 떨어집니다. 나의 역량을 증명해도 ‘발달장애’가 밝혀지면, 탈락으로 이어지게 마련인 것이 발달장애인 고용의 현실입니다.

또 그 유력 정치인은 자신의 발달장애 자녀가 ‘취업을 위해 5곳을 썼다’고 말했는데, 그 정당의 다른 유력 정치인 딸처럼 부정으로 합격했을 런지가 또 의심스러울 정도로 제게 와 닿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5곳’이라 해도 큰 도전이 ‘5번’이겠습니다. 사실 소소한 도전까지 합치면 ‘수십 번’은 되기 때문입니다.

사회권에서도 발달장애청년들은 불공정을 느낍니다. 발달장애청년들이 사회적 권리를 행사하면 꼭 제지를 하거나, 무시하거나, 들어주지 않습니다. 심지어 정부조차 발달장애인 정책인데도 발달장애 당사자의 의견을 듣지 않는다고 이미 선을 그어버릴 정도면 말 다 한 것입니다.

사회적으로 발달장애청년들이 청년으로서의 시민권을 얻지 못했다고 대놓고 말해야 할 정도로 사회적 존재로서의 발달장애청년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해도 될 정도입니다.

얼마 전 다른 발달장애인과 선거와 투표,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왔었는데 몇몇 발달장애인들은 ‘정치를 알고 있는 만큼 알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한국에서 그레타 툰베리가 활동했다면, 활동을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발달장애인이 사회적 문제를 말하거나 권리를 이야기해도 공정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불길함이 먼저 느껴질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문화예술 분야는 그나마 발달장애청년의 활동이 상당히 많은 편이라고 하겠지만, 그것이 발달장애청년 예술가 자신의 예술세계를 일궈나가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발달장애청년 예술가 중 대중적 지명도를 얻은 케이스는 사실상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발달장애청년 예술가의 활동 장르도 다양하지 않고 회화나 클래식음악, 국악 정도밖에 없는 것도 발달장애청년 예술가를 육성하지도 않고, 발굴하지도 않는 사회적 문제점도 불공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전반적으로 사회적으로 공정을 외쳐도 발달장애청년에게는 사회의 말석에조차 끼워주지 않는 것이 이렇게 현실입니다. 어떻게 보면 발달장애청년들에게 ‘공정’이란 사회의 말석에라도 끼워주는 것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그 유력 정치인의 발달장애 자녀가 무슨 공로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갑자기 자조 단체 같은 것도 아닌데 무슨 재단 이사를 했다는데 정부에서 이러한 이사 선임이 불법이라고 말할 정도로 정작 다른 발달장애청년은 한숨 쉬고 있습니다. ‘부모 잘 만나서 이사를 하고 대학을 날로 먹는’ 이면은 보지 못한 채 이러한 일을 비판하는 것을 가지고 일부 세력이 ‘발달장애인을 차별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 이면을 보지 않고 진짜 발달장애인의 현실을 무시하는 말이 나오는 것은 진짜 ‘발달장애청년의 불공정’입니다.

이런 것은 진짜 발달장애인청년 내부의 차별이 맞고, 다른 발달장애청년은 그 말석에도 없는데 말이죠. 진짜 발달장애청년들은 불공정하게 배제당하고, 거부당하고, 부인당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 ‘발달장애 자녀를 둔 유력 정치인’은 진짜 ‘발달장애청년의 공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렇게 ‘별 문제 없는 사람’에는 ‘공정’을 빌미로 무너뜨리고서는 말입니다. 그야말로 그 정치인의 ‘공정’은 ‘허위와 가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발달장애청년의 ‘진짜 공정’을 다시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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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지용 (alv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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