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Blind-touch’를 활용해 3차원적으로 탄생한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시각장애인의 예술작품 감상을 돕기 위한 컬러 정보 전달 인터페이스 컨셉 2019.

2007년 제정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4조에 따르면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문화·예술사업자는 장애인이 문화·예술사업자는 장애인이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제2항)하고 장애인이 문화·예술시설을 이용하고 문화·예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시책을 강구(제3항)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장애인이 문화예술을 향유(享有)할 수 있도록 법 제도는 마련되어있으나, 시각 위주의 전시문화로 인해 미술전시회를 한 번도 관람하지 못한 시각장애인의 비율이 96.1%에 이른다는 2014년도 보건복지부·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결과도 있다.

다수의 시각장애인이 문화생활을 향유하고 싶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각 위주의 문화예술 개최 및 관람 환경으로 인해 주로 시각적 제한점을 청각으로 대체·보완하는 시각장애인에게는 그 장벽이 더더욱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환경 아래 최근 시각장애인의 예술작품 감상을 돕기 위한 ’Blind-touch’가 개발되어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Blind-touch’는 3D프린터를 이용하여 예술작품을 부조(浮彫: relief) 형태로 제작해 손가락 끝으로 더듬어서 그림의 형태를 인지할 수 있으며, 손가락으로 터치하는 부분에 대해 부가적으로 오디오 설명 및 주변 효과음을 제공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한 새로운 개념의 예술품 재현을 통해 전맹(全盲)장애인 뿐만 아니라 정안인(正眼人)과 저시력 장애인에게도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3차원의 예술품 감상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다.

그림.’Taking Tactile Exhibit Panel’. ⓒ시각장애인의 예술작품 감상을 돕기 위한 컬러 정보 전달 인터페이스 컨셉 2019.

이와 유사한 접근방식으로 ‘터치 그래픽스(Touch graphics)’와 센디에고 미술관(San Diego Museum of Art)이 협력하여 개발한 ‘Taking Tactile’이 있다.

산체스 코탄(Juan Sanchez Cotan)의 정물화 [모과, 양배추, 멜론과 오이(Quince, Cabbage, Melon and Cucumber; Toledo, Spain in 1602)를 얕은 부조(돋을 새김, bas relief)와 진공 성형(vacuum form, Tom Poppe, American Printing House for the Blind)의 형태로 제작되었다.

‘터치 그래픽스’의 ’Taking Tactile’ Tablet은 터치 감지 그래픽으로 3D 모델에 통합된 NFC 태그를 기반으로 하고 착용식 NFC 판독기로 인쇄(부조 프린트)된 패턴을 감지하여 관람자가 손으로 작품내에 있는 특정 물체를 만지면 해당 물체의 의미에 대한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여기서 위에서 잠시 언급한 NFC(Near Field Communication)에 대해 알아보면, 13.56MHz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여 약 10cm 이내의 근거리에서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는 비접촉식 무선통신 기술로서 스마트폰 등에 내장되어 교통카드, 신용카드, 멤버십카드, 쿠폰, 신분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성장 잠재력이 큰 기술이다.

NFC를 활용하면 스마트폰으로 도어락을 간편하게 여닫을 수 있으며,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고, 쿠폰을 저장해 쇼핑에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신용카드, 쿠폰, 멤버십 등을 탑재한 전자 지갑이 현실 세계의 지갑을 대체하고, 출입통제, 태그 기반의 원터치 다이얼, 위치 기반의 광고, 스마트폰 간 P2P 파일 교환 등 무궁무진한 서비스 창출이 가능하다.

이러한 서비스들은 이용자의 일상생활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으며, 라이프 스타일 및 경제활동에 더욱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NFC의 짧은 통신 거리는 단점이지만, 짧은 거리이기 때문에 기존 유통 위주의 RFID 기술보다 보안성이 높고 데이터를 교환하기 위해 통신 대상 기기에 이용자가 스마트폰을 직접 터치해야 한다.

이용자의 행동을 기반으로 의도를 인식하여 다양한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들과 연결하기가 좋은 장점이 있다. 그리고 기존 근거리 무선 데이터 교환 기술이 ‘읽기’만 가능했던 반면, NFC는 ‘읽기’와 ‘쓰기’ 모두 가능한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실로암장애인복지관에서 2018년 ‘장애인의 달’을 맞이하여 시각장애인의 명화작품(名畫作品) 감상을 돕기 위해 명화작품을 부조 및 입체화하여 전시한 촉각명화전 ‘Feeling Art’를 개최한 바 있다.

기존의 시각장애인 대상으로 한 예술 감상 경험 제공은 촉각 중심의 시도가 주를 이루었으나, 음악과 같은 소리가 그 주를 이루는 것이 현실이었다.

‘Blind-touch’는 ‘멀티모달 사용자 인터페이스(Multi-Modal Interface)’개념의 접근방식으로 ‘멀티모달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사용자 인터페이스들인 키보드·마우스 이외에 음성 인식, 제스처 인식, 디바이스 펜, 행동 인식, 터치 인식 등 기타 생체 인식을 활용해 특별한 장치 없이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을 구축하여 사용자 중심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통신은 음성과 제스처를 이용하지만, 기계에서는 전통적으로 키보드를 사용해 왔다.

음성 처리 기술이 발전하고 단말기의 성능이 개선되어 초소형 단말기가 출현하게 되자 음성과 펜을 이용하는 멀티모달 인터페이스가 필요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단말기가 소형화·지능화되어 사용자가 보다 편리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입력 방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멀티모달 인터페이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음성 인식, 음성 합성 및 필기체 인식 기술이 발전하고, 이러한 멀티모달 기술을 활용하는 서비스가 요구됨에 따라 W3C(World Wide Web Consortium)에서는 멀티모달 인터랙션(interaction) 워킹그룹을 만들어 표준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 그룹에서는 멀티모달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인터넷상의 WWW(World Wide Web) 기반 서비스를 개발할 때 필요한 표준안을 개발하고 있다.

‘Blind-touch’는 시각장애인의 전시예술품 접근성 향상을 위해 촉각 및 청각을 매개체(媒介體)로 시각, 공간 및 의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 3D 프린팅된 부조 형태로 예술작품을 재현하는 플랫폼(platform)이다.

사용자와 플랫폼 간의 음성 사용자 인터페이스(VUI:Voice User Interface)와 터치형 감상으로 구성된 대화형 멀티 모달 플랫폼이다.

개발단계에서 시각장애인당사자 사용자 테스트를 수행하여 사용자의 니즈를 반영하여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였다.

음성안내 시스템을 활용하면 상호작용으로 더욱 쉽고 직관적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에 쉽게 도달할 수 있고 사용자의 피로감을 감소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3D프린팅 기술로 재현된 사물을 손가락 끝으로 만지면 그 사물에 대한 효과음, 음성 설명, 바람 및 열기(熱氣)에 대한 이벤트 등이 함께 제공되는 형태이다.

특히, 별도의 웨어러블(wearable)장치를 이용하지 않고도 손가락 끝의 촉감을 이용해서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손가락 끝의 터치 콘트롤 인터페이스(Touch Control Interface)는 감상자가 그림의 한 지점을 손가락 끝으로 탭(tab)할 때 촉각의 입력 시점을 인지하기 위해서 전도성(傳導性) 물감을 활용하였다.

작품에 대한 오디오 설명은 음성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통해 선택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는 예술작품의 한 대상물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으면 그 부분을 두 번 또는 세 번 탭(tab)하여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두 번 탭하면 그 부분과 관련된 오디오 설명을 들을 수 있으며, 세 번 탭하면 해당 부분과 관련된 음향 효과를 들을 수 있다.

환경 피드백은 일련의 작은 송풍기를 수평으로 배열하여 상자 표면의 구멍을 통해 공기가 흘러 사용자가 바람의 감각을 손으로 느낄 수 있다.

뒷면에는 팬, 조명, 열 램프, 가습기, 향기(香氣) 발생 배출기 또는 다른 기기와 같은 외부 엑추에이터(actuator)가 연결 가능하도록 2개의 AC 잭(jack)이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작품을 만지는 과정에서 바람이나 열 향기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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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Kg의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출생 시 의료사고로 심한 뇌병변장애를 운명처럼 가지게 되었다. 부산장애인자립생활대학 1기로 공부했으며,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원에 출강한 바도 있다. 지금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모바일‧가전을 포함한 장애인 접근성, 보조공학 등 관련 기술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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