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교통공사의 별도 계약을 통해 실질적으로는 자신들이 고용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서울교통공사의 자회사 정직원 고용으로 정규직 전환을 했었던 사건이 있었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자유한국당 김용태 의원이 황당한 비판을 한 것이다.

김용태 의원의 주장은 “정규직 전환 노동자들은 영어, 인적성, 전공시험등을 보지 않고 정규직 전환이 되었다” 였다. 사실 이들은 그런 시험이 오히려 거추장한 유형의 노동자들이었다. 그들은 그런 평가보다 실무 능력이 더 필요한 현장 노동자들이었기 때문이다.

김용태의 지적이 잘못된 이유의 어법을 활용해서 생각해보면 발달장애인 고용에 있어서 또 다른 난관이 있기 때문이다. ‘공정함을 빙자한 발달장애인 고용 차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 노동자가 자신의 선택으로 필기전형을 치르고 입사에 도전한 사례는 필자가 2018년에 경험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사례는 오늘 논의에서 제외한다. 발달장애인 노동자가 자발적으로 필기전형, 영어, 인적성 평가에 동의한 상황이라면 그것은 오히려 공정하게 치러도 좋을 것이다.

문제는 그렇지 않고 발달장애인을 고용하겠다는데 필기시험 같은 것을 보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사실 ‘필기시험’은 발달장애인 고용을 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필기시험을 폐지하기로 결정한 것도 발달장애인 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목적도 부분 있다. 발달장애인들에게는 필기시험은 ‘공포’에 가깝다.

발달장애인들의 인지능력은 필기시험을 통과하기 어려울 가능성을 내포할 수 있다. 그리고 필기시험의 출제 유형을 잘 보면 ‘말 바꾸기’ 같은 개념으로 출제하는 케이스가 많다. 발달장애인의 인지 능력으로는 이러한 표현에서 답을 찾아내는 것은 어렵다.

필자도 ‘맞는 것은’ ‘틀린 것은’ 같은 개념이나 ‘말 바꾸기’ 유형의 필기시험은 대단히 어려워서, 오히려 ‘무작정 달려들지 말라’ 라는 자기 암시를 만들어야 할 정도였다. 인지능력이 우수한 발달장애인도 이러할 정도인데, 일반적인 발달장애인들은 오죽할 것인가?

발달장애인을 고용하려는 직장에서는 오히려 채용 절차를 단순하게 서류심사 – 면접 – 최종 합격자 발표, 이 3단계로 압축하는 것이 발달장애인 특성에 알맞은 고용 방식일 것이다.

만약 평등한 조건을 이유로 필기시험을 실시하여야 할 경우에는 발달장애인 특성에 맞는 성적 보정이나 성적 미달 탈락 제한선(이른바 ‘과락’)을 실시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시험 과목에서도 필기시험 실시를 검토할 경우 주의해야 한다. 인적성 평가 같이 정답을 묻는 시험이 아닌 케이스에서는 반드시 ‘이 시험은 정답이 없습니다’ 같은 안내를 사전에 진행하여 평가 취지에 맞게 응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발달장애인 지원자 스스로 응시를 선택하는 것이 아닌 이상 전공학문이나 NCS(국가직무능력표준) 시험 같은 것도 발달장애인에게 힘들 가능성도 있다.

그나마 필기시험이 가능한 것이 있다면 한국사를 포함한 기초 상식(이른바 ‘일반상식’)이나 초보적인 국어/수학 정도(필자가 알기로는 대구대학교 K-PACE 센터도 입학시험에서 초보적인 국어/수학 시험을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필기시험을 실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장벽을 허문 조치가 공정함을 방해하는 조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러한 조치를 시행하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조항을 준수하는 것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정당한 편의보장’을 시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똑같은 잣대로 필기시험을 실시하여 발달장애인을 실질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간접차별’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

앞으로 장애인 노동자 시장은 급변할 것이라고 필자는 요즘 발달장애인 고용에 대해서 언급해달라면 으레 이야기를 할 정도다. 발달장애인 노동자의 공급이 이제 장애인 노동자 비중에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게 될 전망임을 장애인 사정을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지만, 대중들은 이 사실을 잘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발달장애인 고용을 위한 전형 과정도 발달장애인의 특성에 맞게 재설계할 필요도 있다. 흔히 거치는 전형 과정도 발달장애인에게는 ‘장벽’으로 다가올 정도라면 이것은 근본적으로 발달장애인 차별일 가능성이 있다.

발달장애인 노동자가 스스로 원하는 사례라면 필기시험을 봐도 좋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러한 의사를 묻지 않고 발달장애인 고용이 필요하다면, 필기시험 실시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 인지능력에 장애가 있는데 인지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발달장애인 고용에서 필기시험은 ‘장벽’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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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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