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화로 소통하는 장면. ⓒ박관찬

시청각장애인이 사용하는 의사소통 방법 중 ‘촉수어’, ‘근접수어’, ‘손바닥 필담’ 외에 점자를 활용하는 방법인 ‘점화’가 있습니다.

점자는 6개의 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점자의 6점을 양손의 검지, 중지, 약지손가락에 각각 대입하고 그 손가락을 점자형 키보드로 간주하여 터치하는 방법입니다.

상세히 설명하면 점자의 1, 2, 3번 점은 왼손의 검지, 중지, 약지 손가락에 차례대로 개입하고, 점자의 4, 5, 6번 점은 오른손가락 검지, 중지, 약지에 각각 대입합니다.

즉 점자의 4번 점이 초성 ‘ㄱ’을 의미하므로 점화를 사용하는 시청각장애인의 오른 검지손가락을 터치하면 초성 ‘ㄱ’이 됩니다.

점화는 손바닥 필담과 같이 하고자 하는 말을 글자 그대로 전달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의사소통을 하는 ‘속도’에서는 점화가 손바닥 필담보다 더 빠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점자에는 ‘약자’가 있기 때문에 그만큼 시청각장애인의 손가락을 몇 번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금방 단어와 문장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점자를 아는 사람이라면 금방 시청각장애인과 점화로 의사소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두 번의 칼럼을 포함하면 지금까지 시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 방법으로 총 네 가지를 설명해드렸는데요, 광범위하게 생각해본다면 이 우주에 있는 모든 방법이 시청각장애인에게는 의사소통 방법일 수 있습니다.

시각에도 장애가 있어 입 모양을 보는 구화가 어려운 시청각장애인은, 말하는 사람의 목에 손을 짚고 거기서 나는 발성으로 무슨 말인지 파악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말하는 사람의 입술을 만져서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도 합니다.

또 누군가를 만났는데, 그 사람이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이라면 우리는 어떠할까요? 당연히 정말 반갑고 기쁜 마음에 악수도 하고 포옹도 합니다. 시각장애인은 상대방이 누구라는 것을 목소리로 알아듣고, 청각장애인은 눈으로 보면서 상대방이 누구인지 금방 알아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청각장애인은 제대로 보지도 듣지도 못하기에 쉽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누구인지 촉수어나 근접수어, 또는 손바닥 필담이나 점화로 알려줘야 시청각장애인도 알 수 있습니다. 그제야 시청각장애인도 상대방을 반가워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빠르게 서로를 알아볼 수 있도록 시청각장애인들끼리 ‘사인’을 만들기도 합니다.

제가 착용하는 팔찌는 제가 직접 주문해서 제작한 것으로 촉감이 조금 특이합니다. 그래서 제가 아는 시청각장애인을 만나면 저의 손목에 착용한 팔찌를 시청각장애인이 만지게 하여 바로 저라는 걸 알려줍니다. 자신의 머리모양을 만지게 하여 그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통해 본인이 누구인지 알려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시청각장애인에게는 아주 사소한 몸짓 하나, 터치 하나도 그것이 의사소통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의사소통이라는 것이 반드시 ‘말’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시청각장애의 유형 중 최중증이라고 할 수 있는 전혀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경우라도 촉감 등을 활용하여 방법을 찾는다면 충분히 소통이 가능합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어두운 밤하늘을 밝게 비추는 달의 존재는 참 아름답습니다. 그런 달이 외롭지 않게 함께하는 별의 존재도 감사합니다. 시청각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소소한 일상과 첼로를 연주하는 이야기를 통해 저도 누군가에게 반짝이는 별이 되어 비춰주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