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하는 물건, 공간, 사람.

선호하는 어떤 것이 있다는 것은 그것에 대한 경험과 마음이 간직되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기분 좋음’을 반복하여 느끼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기도 하고 누군가를 통해 얻어내기도 한다.

발달장애 아이들이 오랫동안 치료를 받다보면 타인에 의해 감각, 표현, 기억들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더 나은 발달을 목표하는 것이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 이런 경험은 공격적일 수도 있다.

싫은 느낌에 대한 감정이 익숙해져야만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구조로 학습되다 보니 점점 자발성과 자신만의 ‘좋고 싫음’은 상실되어져 간다.

아이의 생각과 느낌을 말소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 ⓒ이지현

아이러니 하게도 대부분의 치료의 단기적 목표는 아이의 생각과 느낌을 배제해야 달성 가능하고 마지막 최종 목표는 아이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고 주장하는데 있다.

누군가가 상실시킨 ‘좋고 싫음’이 언젠가는 다음 발달로 가기 위한 중요한 지점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을 치료 현장에서 만나며 혹여나 나의 접근 방식이 아이들만의 생각과 느낌을 말소 시키지 않았는지 오랜 시간을 고민해 왔었다.

또는 무언가를 기억하게 하거나 학습하게 하기 위해 느낌을 억누르라 유도하지 않은지에 대해 매 시간 반성하기도 한다.

적어도 발달장애인을 대하는 치료사라면, 발달에 도움이 되는 치료라 시작한 것이 또 다른 심리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이끌고 있지 않은지에 대해 항시 깨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어떤 치료사를 만나던지 아동심리, 발달심리, 놀이치료에 대해 공부하자고 권한다.

누구에게나 감정은 있고, 감정이 말소 되면 세상에 대한 호기심도 함께 사라진다. 가장 중요한, 탐색하고 싶은 욕구(호기심)가 남아 있어야 더 발달할 수 있다.

가지고 태어난 나만의 기쁨을 추구할 권리는 타인을 침해하지 않는 이상 존중 받을 수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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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칼럼리스트
현재 나너우리사회성연구소 대표직과 양천어린이발달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다. 사회성 그룹언어치료 전문가이기도 하며, 발달장애아의 생애주기별 사회적 어려움을 풀기 위해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들과 사회성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동시에 교사와 부모를 대상으로 즐거운 언어지도에 대한 강의를 다니기도 한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발달장애아의 사회성에 대한 편견을 글로 하나씩 풀어보면서 나를 알고 너를 이해하여 우리가 되는 세상을 꿈꿔 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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