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맹인협회의 점자출판을 하는 광명출판소와 영국과 프랑스 방문 예술공연 장면. ⓒ서인환

북한은 광복 후 장애인을 ‘폐질인’이라고 부른 듯하다. 1946년 우리의 국민연금법(1988년 시행)에 해당하는 사회보험법이 시행되어 노령이 되어 받는 급여를 연금이라고 하고, 유가족이나 장애인이 되어 받는 급여를 보조금이라 하였다. 장애인에게 주는 보조금을 폐질연보조금이라 하였기 때문이다.

1998년 ‘조선불구자보호협회’를 결성하여 활동한 바 있는데, 이 당시에는 장애인을 ‘불구자’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2003년 ‘조선장애자보호법’이 제정되면서 ‘장애자’란 용어를 사용하였다.

남한과 같이 ‘장애인’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싶었으나, 노령인을 위한 복지법인 ‘노령자보호법’이 있어 이와 형평을 맞추기 위해 ‘장애자’라고 하였다. 북한에서는 현재 장애 유형을 7개로 분류하고 있으며, 남한의 내부 장애인은 장애자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2013년 ‘장애자보호법’을 개정하게 되는데, 국제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하기 위한 조치였다. 권리협약인 국제법을 비준한 것은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는 문구가 추가되었고, 장애인복지를 위한 기금을 조성하도록 하는 조항도 추가하였다. 북한은 2013년에 국제장애인권리협약을 비준하였다.

북한에는 장애인대표 단체로 ‘조선장애자보호연맹’이 있다. 이 협회는 학회와 회복센터(재활의 북한말), 단체가 하나로 묶인 형태이다. 위원장은 김민철이 맡고 있는데, 부위원장에서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사람이다. 그리고 조선회복센터 원장으로는 송황춘이 맡고 있다. 이 단체는 2012년 3월 29일 창립되었다.

이 단체 산하에 맹인협회와 농인협회가 있다. 두 협회는 모두 2014년 3월 22일에 동시에 창립되었다. 맹인협회 회장은 김철옹이고, 부회장은 남은혜가 맡고 있다. 농인협회는 오준걸이 회장직을 맡고 있다.

조선회복센터는 2012년 3월 29일 설립되었다. 북한에는 17개 특수학교가 있으며 이 학교들과 사업을 같이 하고 있다. 이 센터는 조기회복이 목표이다. 인공와우수술을 지원하고, 언어치료, 정서치료, 물리치료, 작업치료 등의 사업을 하는 기관이다. 센터 설립에는 호주밀알선교회의 지원이 있었다.

2018년 6월 1일 국제아동단체와 통합행사를 실시한 바 있다. ‘양단’이란 사람이 이 센터에서 회복을 하여 유명하다. 근무기력증을 회복치료를 통해 이제 걸을 수 있을 정도까지 회복한 사례이다.

또 여기서는 편집물(뜨개질)을 여성장애인 직업으로 하여 직업훈련을 하고 있다. 그 외 이발과 바리스타 직업훈련도 실시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에 예술, 체육교류를 통해 문화와 체육 분야에서의 직업능력 회복 활동을 하였다.

북한은 2012년부터 장애인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포용적 통합교육을 현재 추진 중에 있다. 장애인 조기적발(발견) 체계를 수립 중이며, 무장애 편의시설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조선농인협회는 학령 전 취학을 위한 전환교육으로 손말(수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조선 손말 통역원을 현재 30명 양성하였으며, 국가기술원(국립중앙도서관과 같은 기관) 내에 장애인전자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여기서 손말통역도 하고 있다.

농인협회에서는 농인 직업인 양성을 하고 있는데, IT 러닝, 전자조립, 편집물 등 직종을 개발하고 있다. 그리고 농인 체육으로 2014년 5월 농인 축구단을 창설하여(감독은 비장애인으로 유덕이 맡고 있음) 호주와 브라질 등과 친선경기를 가진 바 있다.

농인 건재(가구)제작소를 운영하여 매우 우수한 가구를 만들고 있으며, 비장애인 가정을 방문하여 인테리어 자문도 하고 있을 정도다. 손말 표준화 사업을 통하여 보급과 교육에도 힘을 쓰고 있다. 손말심의위원회는 현재 7차의 회의를 개최하였고, 신조어나 필요한 말을 계속 발굴하여 연구하고 있다.

북한에는 농인학교가 8개가 있으며, 2017년 과학기술성과전시회에 손말사전과 통역 프로그램을 출품하여 1위를 수상했다. 일본 우애회가 조선농인협회를 친선 방문한 바 있고, 세계 농인 관광단과 교류를 한 바도 있다.

북한에서도 복합장애(중복장애)를 위한 언어를 개발하여 심의 중에 있다. 우리는 한글점자라고 하지만 북한에서는 조선점글자라고 부른다. 우리와 점자가 같은 것도 있지만 상당히 다른 것도 많다.

조선맹인협회는 광명출판사(점자서적 전문 출판, 인쇄기기는 세계맹인연합에서 지원)를 운영하고 있다. 교과서 출판과 조선점글자부호집(규정집)을 발간하여 각 학교에 1500부 보급하였다. 초등부터 고등학교까지 맹인학생 수가 이 정도인 것 같다(남한은 12000명 정도임).

맹인협회는 점역 소프트웨어 자체 개발하여 출판에는 사용하지만 점자정보단말기는 현재 보급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6월 18일을 장애자의 날로 정하여 각종 행사를 하고 있다. 체육행사로 국제만경대 마라톤대회를 개최한 바 있고, 국제 골볼대회를 참가하기도 하였다. 2017년 10월 5일 세계맹인협회를 초청을 하여 교류하였다.

조선맹인협회는 예술단 활동도 하고 있으며 국제예술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장애인식개선 활동으로 ‘맹인의 의미를 바꾸다’란 책으로 블가능은 없다고 하여 장애의 부정적 시각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평양에 건립하고자 하는 평양보양소 조감도. ⓒ서인환

북한은 시각장애와 청각장애를 매우 심각한 장애로 인식하고 있으나, 지체장애인은 아직 단체도 없어 2019년 창립을 준비 중인 상태다.

최근 북한에는 장애인은 대로를 다니지 못하고 이면도로로 다닌다고 강의한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북한은 세계 인도적 차원의 지원 단체들을 대상으로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2020년까지 8억원을 스위스 정부로부터 지원받아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네덜란드에서도 여성장애인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지원받고 있다. 거의 장애인단체들은 외국 지원에 의해 활동을 하는 셈이다.

평양의 금싸라기 요지에 복지부지를 확보하고 있으나, 설계는 국제 민간단체에서 지원하여 완성하였으나, 건축은 착공하지 못하고 있다. 건축을 하지 않고 있으니 이 부지를 탐내는 곳이 많아 지키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 조선장애자보호연맹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100억 정도의 건축비가 필요하다고 하였는데, 최근에는 건축비가 300억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보양소(보호요양)는 재활센터, 복지관, 예술극장, 체육시설, 직업재활시설 등을 총망라한 복지타운으로 지을 계획이다.

북한 장애인들은 대북제재를 풀고 국제무대로 나아가는 데에 장애인 복지를 위한 교류를 최우선적으로 하고자 기대하고 있으며, 남한의 등급제 폐지는 과학적 복지 급여를 위한 제도인데, 왜 폐지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김형식 교수와 이일영 교수가 물심양면으로 지원하여 선양하나(미국단체명 아그니스)가 설립한 평양의과대학 척추장애재활병원은 2019년 개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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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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