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세상을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은 아마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 다른 말로 하면 자존감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자존감은 일차적으로 가장 가까운 사람들인 부모와 가족, 선생님, 친구들의 인정과 지지를 통해 생겨나고 또 커간다.

이런 점에서 발달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과 다를 바 없다.

발달장애인들을 돌보거나 가르치는 사람들은 먼저 그들의 존재 자체를 긍정하고 또 그들이 한 작은 성취를 축하해 줌으로써 발달장애인들의 자존감을 키워줄 수 있다.

어떤 부부는 아이가 장애가 있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땅이 꺼지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몇 날 며칠 눈물로 밤을 지새우면서 고통과 괴로움의 긴 시간을 보낸 후 부부는 장애가 있는 아이를 자신들에게 온 선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부부는 그 아이를 비장애 아이와 다를 바 없이 최선을 다해 키우겠다고 함께 약속했다. 그리고는 부부가 함께 아이를 많이 사랑해 주고, 정성껏, 그리고 열심히 아이를 양육하였다.

장애가 있는 아이가 비장애 또래들보다 한참 늦게 첫 발을 떼었을 때, 그리고 어설프게나마 엄마와 아빠를 처음으로 불렀을 때, 부부는 기쁨에 차서 아이의 할머니에게 전화를 해 기쁨을 나누었다.

부부는 아이를 키우는 동안 감격적인 모든 순간을 비디오로 찍어 두었다. 이는 장애가 있는 아이도 생애주기 안에서 성장의 순간순간마다 부모의 축하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부부 믿었기 때문이다.

부모는 아이의 그런 모든 순간을 기뻐하고 또 아이를 축하해 주어야 한다. 아이가 제 때에 부모나 가족으로부터 축하받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아이의 나이가 몇 살이든 상관없이 아이가 자신의 미래를 향해 진보를 이루었을 때 부모의 얼굴에 나타나는 경이로움과 자랑스러움을 보는 것은 아이의 자존감이 커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부모로부터 아이가 얼마나 대견하고 훌륭한 존재인지, 그리고 새로운 것들을 잘 배우고 있어 자신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를 부모가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을 아이가 듣게 된다면 아이의 자존감은 하늘을 찌를 듯 높아질 것이다.

누군가가 우리를 믿어주는 경험을 할 때 우리는 세상을 다 얻은 것과 마찬가지가 된다. 발달장애인의 자존감과 자부심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점들을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아이가 나이 들고 성인이 된 후에 망가진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일은 아이가 어릴 때보다 더 어려우므로 아이가 어릴 때부터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주라.

·아이와 애정관계를 발전시켜라.

·필요할 때마다 강화와 보상을 통해 배움을 격려하고 촉진시키되 체벌은 하지 마라.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아이가 할 수 없는 일을 강요하지 마라.

·가능한 한 당신 자신이 자존감을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라. 당신 자신이 확실한 자존감을 갖고 있어야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가 자존감을 갖도록 도울 수 있다.

·아이를 지배하려고 하기보다 아이와 상호작용을 하라.

·아이가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하면 그것을 야단치는데 시간을 보내기보다 그 행동과 동일한 기능을 가진 바람직한 새로운 행동을 가르치는데 전념하라.

·아이들이 성공할 수 있고 성취할 수 있는 일들을 만들어내라.

·일이 잘못되면 비난할 사람을 찾지 말고 해결책을 찾아라.

·아이가 재미있는 놀이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라.

·아이를 좋아하고 또 아이에 대해 좋게 말해 주는 사람들을 주로 만나라.

부모나 돌보는 사람들이 발달장애인을 좋게 생각하면 그 사람도 자기 자신을 더 좋게 여기게 된다. 이는 부모나 돌보는 사람들이 발달장애인에 대해 갖는 기대가 그 사람에게 그대로 반영이 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부모의 인정받음으로써 자존감을 키운 발달장애인은 한 인간으로서 자기 자신에 대해 자존감을 갖게 되며, 더 큰 세상 안에서 한 여성, 한 남성으로서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되고자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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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옥 칼럼리스트 현재 서울시중구장애인복지관의 관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20년 동안 조기교육실, 그룹홈, 생활시설, 요양시설, 직업재활시설 등에서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일하였다. 특수교육에서 발달장애인의 성에 대한 주제로 석·박사학위를 받았고 사회복지에서도 석·박사학위를 지니고 있다. 97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발달장애인들에게 성교육을 제공해 오고 있고, 부모교육과 종사자교육, 교사교육 등을 해 오고 있다. 현재 서울시중구장애인복지관에서 상·하반기에 걸쳐 발달장애인성교육전문가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숭실대학교, 단국대학교, 숭실사이버대학교 등의 외래교수로서 사회복지와 특수교육 관련 과목을 강의하면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이 칼럼을 통해서는 발달장애인의 성과 성교육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소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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