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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 미칠 최저임금 인상

최저임금적용대상자 늘어나 ‘소득 악화’ 초래할 수도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7-20 16:37:50
지난 14일 2019년도 최저임금이 발표됐다. 올해보다 10.9% 인상된 8,350원으로 결정됐다고 한다. 2018년에 16.4% 인상된데 이어 2019년에 다시 10.9% 인상됨으로써 2년 전과 비교해 약 29%가량이 인상되는 셈이다.

발표와 동시에 노동자들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고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사용자 등도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동계의 의견도 일리가 있고 사용자들의 의견도 그들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주장할 수 있는 사항들이다.

특히 저소득 근로자 입장에서는 소득보장 정책으로 더 큰 폭의 최저임금인상을 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 많은 우리 장애인에게도 최저임금과 관련된 사항들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노동계와 소상공인 등 사용자들의 저항이 강하고 언론 보도 등도 이들의 주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최저임금으로 인해 우리 장애계가 겪어야 할 어려움이나 문제에 대해 고려하지 못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단순히 생각해 봐도 최저임금인상이 우리 장애인의 직업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주재하에 동작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최저임금 후속대책 논의를 위한 간담회에서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발언한 바에 따르면 5월 기준으로 전년 동월대비 20대의 실업률이 12.7% 증가했고 60대 이상 고령자의 취업률도 12.2%가량 증가하했고 한다.

또, 한국경제연구원의 『최저임금, 자동화 그리고 저숙련 노동자의 고용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자동화 민감도가 높고 미숙련노동자의 비율이 높은 직종에 고용비율을 0.71%p가량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한다.

장애인 근로자들이 단순노무직 등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음을 고려해 볼 때 장애인들의 실업률도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장애인들이 종사하는 분야에도 자동화 설비 도입 등을 통해 적지 않은 일자리 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는 이들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운영자들이다. 이들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받게 될 타격이 그만큼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장애인들 중에도 자영업자들이 많기에 이들이 겪게 될 어려움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1만명 이상의 장애인들이 일하고 있는 직업재활시설 쪽이다. 보건복지부의 『2016년도 장애인직업재활시설 및 판매시설 운영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직업재활시설에서 일하는 장애인들의 월평균 임금은 54만 2,000원으로 전년대비 1만 4,000원(2.7%) 가량 인상됐다고 한다.

2016년의 최저임금이 6,030원으로 2015년의 5,580에 비해 약 8.1%가량 증가한 것에 반해 직업재활시설 근로장애인으로 일하는 이들의 평균 임금 증가율은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급여액도 40시간 기준 2016년의 최저임금(약 125만 8,000원)의 43.1%에 불가했다.

비교적 낮은 폭의 최저임금 인상률을 기록했던 시기의 자료이기에 가파른 상승폭을 보이고 있는 최근의 상황은 더욱 열악할 것이라 추정할 수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직업재활시설이 안게 되는 부담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부담들을 감수하고서라도 근로장애인의 임금을 인상하려 해도 할 여력조차 없을 만큼 열악한 것이 직업재활시설들의 현실인 것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결국 최저임금적용제외 대상자들만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저소득층을 위한 소득정책이 오히려 저소득 장애인들에게는 최저임금적용제외 대상자가 되어 소득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모순적인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그동안 장애계에서 최저임금적용제외 폐지를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으며 근래에는 고용노동부에서도 작업능력평가 기준을 완화하는 등 최저임금적용제외 대상을 줄여나갈 계획임을 밝힌 바 있어 시대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저임금 적용제외 대상에 대한 평가 기준을 완화하면서 적용제외 대상자가 줄어간다면 결국은 직업재활시설들은 이로 인해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어 오히려 직업재활시설에 종사하던 근로장애인들이 대규모 실업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까지 있어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 최저임금과 관련된 정부의 후속대책들은 오히려 더 어두운 전망만 가능케 한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충격완화를 위해 내놓은 대책은 ‘일자리안정자금’ 이외에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이 일자리 안정자금도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운영자들에게는 어느 정도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직업재활시설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에 불과하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장애인직업재활시설들도 부담경감을 위해 일자리 안정자금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 신청자격이 모법인과 산하시설을 포함하여 종사자 30인 이하로 제한되어 있어 대부분의 직업재활시설들이 이 지원금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직업재활시설협회 차원의 노력으로 복지부와 노동부간의 협의를 통해 30인 이하의 보호작업시설도 해당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주변의 보호작업시설들 중 이 지원금을 받았다는 시설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법인과의 독립성을 인정받는 것이 매우 어려워 해당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만 일부 전해들을 수 있었다.

그나마 근로사업장들은 이렇게 신청조차 해볼 수도 없었다. 근로사업장의 시설신고 기준 자체가 근로장애인 30인 이상이기에 신청이 불가능한 것이다. 결국 보호작업시설이나 근로사업장이나 일자리안정자금을 통한 대응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사회에서 장애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 힘겨운데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소외됨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소수라는 이유로 인해 무수히 많은 것들에서 우리를 고려하지 않음으로 인해 우리는 결국 소외될 수밖에 없고 이러한 소외가 각종 법과 제도들에 있어서도 불평등을 만들어 낸다.

최저임금 인상도 다르지 않다. 똑같은 저소득층에 해당하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장애인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 속에서 오히려 소외되고 불평등이 심화되는 이들이 생기는 것은 옳지 않다.

최저임금 인상도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 장애인들에게는 오히려 불평등을 심화시켜주는 정책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이대로라면 최저임금 인상이 적용제외 대상자만 늘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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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조봉래 (jhobong@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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