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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할 것이란 편견이 더 불편하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7-16 13:26:11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없는 것은 사람이 아니고, 부끄러운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은 어짊의 극치이고,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은 옳음의 극치이고, 사양하는 마음은 예절의 극치이고,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은 지혜의 극치이다.”

<맹자> 공손추편(公孫丑篇)〉에서 맹자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을 선(善)이 사람의 본성이라는 주장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또 그는 “사람들이 어린아이가 막 우물에 빠지는 것을 보면, 다 놀라고 불쌍한 마음을 가진다. 이는 그 어린아이의 부모와 사귀려 함도 아니며, 마을 사람들과 벗들에게 칭찬을 받기 위하여 그러는 까닭도 아니며, 그 원성을 듣기 싫어서 그렇게 하는 것도 아니다”라는 예시를 소개한다.

어린아이가 위험에 처했을 때, 사람들이 달려가 구하려는 행동은 근본의 선한 마음이 본능적으로 발현되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의미다.

언론에 소개되는 의인들과 소방관이나 경찰관처럼 타인의 안위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는 이들이 존재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결정적 순간을 경험하지 않았거나 직업상 위험에 놓인 사람들을 직접적으로 만날 기회가 적은 대다수의 시민들에게도 타인의 아픔을 나누어지려는 마음이 있다.

<사랑의 리퀘스트>와 같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소개되는 방송에 전화해 소액이라도 후원하는 정성과 거리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니는 어르신들을 도와야겠다는 꿈틀거림이 증거다.

“힘들지 않냐?”거나 “여기까지 어떻게 오셨냐?”는 물음을 간혹 듣는다. 신체적으로 불편한 사람의 일상이 불편함으로만 가득 차 있으리라는 막연한 상상이 내포되어 있다.

삶의 전체를 장애를 갖고 살았기에 어느덧 그들이 걸어 다니듯,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게 익숙하다. 그렇게까지는 불편하지 않다. 삶의 모든 사소한 것이 나만의 레시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비장애인들의 배려도 그리 불편하지만은 않다. 그들의 이러한 마음이 사회를 조금 더 빨리 변화하게 하는 동력으로 작용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예컨대 모임장소를 정할 때, 비장애인들의 고려사항에 장애인들의 접근권이 추가된다. 그리 되면 그들은 상대적으로 장애인들 생활부분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일 것이고, 그만큼 사회의 진보는 앞당겨지리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세상을 자신의 관점에 맞추려는 경향을 보인다. 이렇게 하는 것이 삶의 평화와 생활의 편리를 얻는다고 믿어서다.

최근 눈에 띄는 광고가 하나 있다. 장애인 고용에 관한 내용이다. 다들 말로는 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하지만, 장애인을 고용하거나 장애인을 진정한 동료나 동반자로 여기는 것에는 다소 부정적이다.

왜냐하면 상대적으로 느린 업무처리 속도나 도와줘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이 그동안 자신들에게 맞춰진 삶의 시스템에 혼돈을 주거나 프라이버시를 파괴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켜서일 테다.

5년 전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체크포인트 찰리에 갔다. 기념관은 1층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엘리베이터는 없었다. 함께한 사람들은 나를 위해 1층만 구경하려 했지만, 나는 그들의 선의를 극구 말렸다.

“내게 지어진 짐 때문에 당신들의 권리까지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였고, 그들은 이 생각을 존중해줬다. 결국 그들은 2층까지 구경했고, 그 사이 나는 그들이 보지 못한 다른 공간들을 좀 더 자세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갑자기 독일에서의 기억이 떠오른 건 6일 방영한 <꽃보다 할배> 때문이다. 수술의 후유증으로 걸음이 느린 백일섭 씨는 동료들보다 30분 먼저 길을 나섰다. 그는 그사이 커피를 사서 마시며 자신만의 시간으로 베를린을 느꼈다. 동료들은 측은에 했지만, 그의 결정을 존중해줬다.

함께 한다는 건 측은지심으로 상대를 연민하되 상대의 삶을 존중하며 이에 맞춰나가는 지혜의 결정체가 아닐까?

불편함이 불편해서 불편한 사람이나 상황을 탈피하는 게 아니라 불편함을 존중하고, 이해하며, 개선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행해지는 세상을 ‘나’가 아닌 ‘우리’에게 맞추려는 노력이 차별로부터 우리를 더 성숙되고, 자유롭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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