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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오빠는 내가 지킨다

어릴 적 양손에 돌멩이 꼭 쥔 꼬마아이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7-13 12:49:32
배범준(초4, 11세)과 여동생(초1, 8살). ⓒ김태영 에이블포토로 보기 배범준(초4, 11세)과 여동생(초1, 8살). ⓒ김태영
3년 전만 해도 심한 빈혈로 자주 쓰러지기를 반복했던 어미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10kg이상 쪘습니다.
굵어진 팔뚝과 불룩한 뱃살로 맞는 옷이 없습니다.
새 옷을 사더라도 넉넉하게 큰 옷을 찾게 됩니다,

가장 편안한 옷은 ‘냉장고 바지’라고 하는 헐렁한 ‘몸배바지’입니다.
물론 외출 할 땐 굵은 다리를 감 출 수 있는 긴 치마를 입지만 잘 늘어나는 고무줄치마여야 합니다. 유독 뱃살이 가장 많이 쪘습니다.

“엄마 똥~ 배~”
불룩한 어미의 뱃살을 보더니 미소천사 배범준군(지적장애/22세)이 농담을 합니다. 어미를 놀리는 거죠?
저도 아들에게 장난을 치고 싶어졌습니다.

“동생이야~”
“아기가 배 속에 있다구요?”
“응”
“남자예요? 여자예요?”
“몰라. 그런데 동생이 태어나면 네가 키워야 해~”
“동생 싫은데”
“그래?”
“아녜요~ 제가 키울게요”
진지하게 말하는 범준군의 모습에 웃음이 나옵니다.
“그런데 동생이 있는 것이 싫어?”
“나 동생 있어요~ 공주 있잖아요~”

배범준(초4, 11세)과 여동생(초1, 8살). ⓒ김태영 에이블포토로 보기 배범준(초4, 11세)과 여동생(초1, 8살). ⓒ김태영
3살 터울의 여동생이 있습니다.
이름은 배 지수(19)입니다. 그러나 범준이는 동생의 이름을 부르지 않습니다.
뭐라고 부를까요?

“예쁜 내 동생이예요”라고 하거나, “요정”, “백설 공주”, “자스민 공주”, “신데렐라” 등 동화 속의 모든 공주 이름으로 동생을 부릅니다.
TV에서 귀여운 아이들은 물론 김연아 선수가 화면에 나오면 반가워서 큰 소리로 말합니다.

“엄마~~~~~~~~~~내 동생 닮았어요~”
배 범준군도 아름다운 김연아 선수의 팬입니다.

딸아이가 오빠 범준군에게 전화를 합니다.
일부러 전화를 하는 것입니다.

옆에 같이 있는 친구들에게 오빠의 목소리를 들려주기 위해서입니다.
범준군이 핸드폰에 동생의 이름이 뜨자 얼른 받으며 말합니다.
“응 왜~ 예쁜 공주야~”
핸드폰으로 딸아이 친구들의 아우성이 들립니다.
“우와~ 예쁜 공주래~”
“들었지? 우리 오빠에게 난 공주야~”
여고생이어도 오빠에겐 마냥 어리고 귀여운 여동생입니다.
“오빠 집으로 갈게”
“그래 예쁜 요정아, 차 조심하고~”
또 한번 친구들의 “꺄아~악~” 괴성이 들립니다.

배범준(초4) 여동생 (초1)이 양손에 돌멩이를 잡은 이유는?. ⓒ김태영 에이블포토로 보기 배범준(초4) 여동생 (초1)이 양손에 돌멩이를 잡은 이유는?. ⓒ김태영
오빠의 머리위에 흙을 솔솔 뿌리는 것을 보고,
오빠를 겨냥해서 축구공으로 맞추기 놀이하는 것을 보고,
오빠를 따라다니며 돌을 던지는 것을 보고,
오빠에게 신발 주머니로 때리고 도망가는 놀이를 하는 것을 보며

분홍색 치마와 분홍색 구두를 신었던 긴 머리의 공주, 8살 여동생은
체육복만 입으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작고 작은 양손에 짱돌을 주었습니다.
흙 뿌리는 아이들에게, 축구공으로 맞추고 돌 던지는 상급생들에게, 신발 주머니로 때리는 아이들을 향해 딱딱 던졌습니다.

어린 동생은 오빠가 걱정돼서 고학년 교실을 자주 올라가고,
오빠 범준이는 예쁜 동생이 보고 싶어서 동생 교실에 내려가다가 저학년들한테 숱하게 맞기도 했습니다. 바보라고, 장애인이라고....

1학년, 2학년, 3학년 때 4학년, 5학년 그리고 6학년인 오빠를 지키기 위해
귀엽고 사랑스러운 예쁜 공주는 어미보다 더 든든하고 씩씩한 보호자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일본 성노예피해 사죄를 촉구하는 수요집회에 참여 한 배범준(첼로)과 여동생 배지수(가야금). ⓒ김태영 에이블포토로 보기 일본 성노예피해 사죄를 촉구하는 수요집회에 참여 한 배범준(첼로)과 여동생 배지수(가야금). ⓒ김태영
오빠 범준군을 통해 발달장애인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오빠와 같은 발달장애인들에게 한없이 친절할 뿐만 아니라 때론 불편하더라도 내색하지 않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에 고마웠습니다,

여고생 딸이 한동안 식사를 하지 못하고 힘들어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유는 장애학우가 바로 옆자리에서 수업시간에 수차례 자위행위 하는 것을 본 충격 때문이었습니다. 한 달 이상을 참고 있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럽고 다른 학우들도 아무 말 없었기에 고민되었다고 합니다. 우선 특수반 선생님께 알렸습니다. 장애학생 대상 성교육과 비장애 학생들의 대처방법을 알려 주시기를 부탁드렸습니다. 그 선생님도 이미 알고 계셨었다고 합니다.

횟수가 줄어든다 싶었지만 멈추지 않아 급기야는 담임선생님께도 말씀을 드렸으나 좀 더 참고 기다려야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지내다가 용기를 내서 설명을 해 주었다고 합니다.
“하고 싶어도 참아 볼래? 한 번 노력 해봐. 못 참겠으면 교실에서 하지 말고 화장실에서 하고 손을 씻어. 손이 깨끗하지 않으면 더러운 세균이 그곳에 묻게 되고 그러면 염증이 생길수도 있지 않을까? 어쩌면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할지도 몰라. 그리고 나는 네가 그러는 것을 보면 불쾌하고 힘들어. 여긴 다 같이 있는 교실이잖아”

그렇게 말 한 이후에는 변화가 있었고, 다시 하려고 하면 그때마다 하지 말라는 싸인을 보내어 못하게 했다고 합니다.

“장애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실수 할 수 있어. 알려고 하지도 않고 외면하는 것보다는 실수 하더라도 진심으로 노력하면 소통이 되는 것 같아”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그리고 진심으로 노력하면 소통이 된다. 장애인을 배려한다고 장애로 인하여 학습이 어려운 과도한 언행을 무조건 참거나 끝없이 양보하기보다는 함께 살아가기 위해 서로의 소통에 노력해야 하는 것이 먼저다. 그리고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 또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딸의 말에 어미가 배웁니다.

범준군의 표현을 저도 따라 합니다.
“울 예쁜 공주, 예쁜 요정~ 고맙다”

장애의 유형에 따라, 장애인의 성향에 따라 다양한 이해와 소통을 위해서는
장애를 이해하려는 비장애인들의 노력과 장애인 당사자의 교육은 지속적이어야 합니다.

첼로를 사랑하는 미소천사 배범준, 예쁜 요정 지수의 母 김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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