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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양의무제 단계적 폐지의 허점

부양의무제로 묶인 각종 복지 서비스 선정기준 족쇄 풀어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7-04 14:35:23
정부는 부양의무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한다고 발표하였다. 지난해 8월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부양의무제 단계적 폐지로 2020년에는 수급자 163만명에서 252만명으로 늘어난다고 하니 그 동안 생활의 안정에 어려움이 있었던 사람들을 생각하면 두 손을 들어 환영할 일이다.

2015년 7월 정부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를 선정함에 있어 단일 기준을 주거급여와 교육급여 심사기준을 분리하여 소폭이나마 전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일부 받을 수 있도록 실시한 바 있다.

이번 부양의무제 폐지는 문재인 케어와 더불어 보다 촘촘한 복지 서비스와 안정된 국민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다시 기초생활수급 기준을 손질한 것이다.

2019년 1월부터 중증장애인은 수급 기준을 달리하여 중위소득 70% 이하이면 누구나 수급대상이 된다. 여기서 중증장애인이란 장애인연금을 받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그런데 장애인연금은 장애인과 그 배우자의 소득을 합한 가구 소득을 기준으로 한다. 장애인에게 부양의무제를 폐지하자고 한 의미는 가구 소득이 아닌 개인소득을 기준으로 하자는 말이다.

그런데 가구 소득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부양의무제 폐지와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65세 이상의 장애인의 경우 노인에 해당하여 장애인연금 대상이 아니므로 2022년 1월부터 적용 대상이 된다.

중증장애인 가구의 경우 기초생활수급 기준인 중위소득 45%의 적용을 받는 것이 아니라 70%로 완화하였다는 말이 정확한 표현이다. 그리고 부양의무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부양의무제가 완전히 폐지된다면 ‘가구소득’이 아닌 ‘개인별 소득’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부양의무제는 재산이나 소득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기준에 부합해도 일정 수준 이상 재산이나 소득이 있는 자녀 등 가족이 있으면 수급을 받을 수 없는 제도이다.

2015년을 기준으로 소득이나 재산은 수급자 선정기준을 충족하지만, 부양의무자 기준 등으로 수급을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은 93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위의 말은 수급 대상 기준이 따로 있고, 추가로 부양의무제로 인하여 제외되는 자가 있는 듯한 표현이다. 그런데 수급 대상 기준에 부양의무제가 포함되어 있으니 ‘자격이 되어도’란 말은 잘못된 말이다.

정부는 비수급 빈곤층에 최소한 1개 이상의 급여(생계, 교육, 주거)를 지원하고 주거 안정성을 높이고자 2018년 10월부터 주거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을 우선 폐지하기로 했다.

올해 11월부터는 수급자와 부양의무자 가구 모두에 노인이나 중증장애인이 포함돼 있으면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해 생계·의료급여 수급자로 지원하기로 했다.

다만 부양의무자 가구는 소득·재산 하위 70% 속하는 경우만 해당한다.(장애인연금 대상자. 경증은 제외) 가구 소득이니 부양의무가 포함되어 있으며, 일정 소득이 있으면 부양의무자의 소득으로 인하여 역시 제외된다.

2019년 1월부터는 수급자 가구 특성과 상관없이 부양의무자 가구에 소득·재산 하위 70% 중증장애인이 포함된 경우, 2022년 1월부터는 소득·재산 하위 70% 노인이 포함된 가구에도 생계·의료급여에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주거와 교육 생계비를 상당히 인상하고, 대상을 대폭 늘인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부양의무제가 폐지되었다는 말은 맞지 않다.

중증장애인이면 누구나 가족 소득과 무관한 것이 아니라 장애인연금 대상자만 해당한다. 장애인연금 대상 기준에는 가구소득으로 배우자의 소득을 따진다.

단지 자녀의 소득은 따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부양의무가 일부 완화된 것은 사실이다.

다음으로 장애인에게 주어지는 각종 서비스에 부양의무제가 적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정부 발표는 기초생활수급권에 한하여 완화하는 것이다.

자녀의 소득을 따지지 않는 것을 부양의무제 폐지라고 말한다면, 이미 기초연금은 배우자의 소득까지만 기준에 반영하고 있고, 장애인연금 역시 배우자의 소득까지만 기준으로 정하고 있어 이미 부양의무제는 폐지되었다고 말해도 무방할 것이다.

현재 정부의 발표를 실행하는 데에도 4조 3천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리고 도덕적 해이 등을 감안하여 더욱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한다고 한다. 완전한 부양의무제 폐지는 여러 가지 면에서 어려움이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부양의무제 완전폐지는 아직 고려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일부 완화나 지원 금액의 상향조정 등을 가지고 부양의무제 폐지라고 말하는 것은 착각이다. 그래서 단계적이란 수식어를 붙였을지는 모르겠으나, 폐지가 아니라 완화임은 분명하다.

원칙적으로 부양의무제를 폐지한다면, 기초생활수급 기준만이 아니라 각종 복지 서비스 선정 기준에도 부양의무제로 묶여 있는 족쇄를 풀어야 한다.

부양의무제 폐지는 국가책임제 선언으로 완성되며, 장애인이나 노인만 제외한다고 부양의무제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배우자는 부양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사는 것이니 부부 가구 소득을 본다고 하여 부양의무제라 하기는 어렵다고 반문할 수도 있다.

부양의무제의 법적 근거를 보면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민법에 정해져 있다. 민법 974조에는 부양의무를 자녀 및 배우자로 하고 있다.

그러므로 부양의무제 단계적 완전폐지라는 정부 브리핑 자료는 존속 부양의무제 폐지가 정확할 것이다.

국민 생활보장을 확대한 것은 적극 환영한다. 이러한 제도로 인하여 장애인의 삶이 더욱 나아질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부양의무제란 말은 사용하지 않아도 실제적으로 기준 선정에서 가구 소득을 기준으로 하는 제도들을 모두 손질해서 생계와 주거, 교육만이 아닌 복지수급권에서 부양의무제가 사라져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의 공약인 부양의무제 폐지는 ‘장애인연금 대상자 중 기초생활 수급비를 받지 못했던 이들에게 수급비를 드립니다’로 대체된 것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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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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