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책에서 본 사례이다.

모임을 하러간 자리에 어느 한 가족이 식사를 하러왔었다. 워낙 노키즈(no kids) 존이 많은 탓인지 식사를 하러온 두 부부는 식당에 방해되지 않기 위해 아이에게 핸드폰 영상부터 보여주며, 자리에 착석하도록 유도했다.

아이는 10여분 가량 영상을 보다가 음식이 나와 먹기 시작했고, 밥을 먹던 아이는 밥을 입에 음식을 물고 식당 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부부는 아이에게 앉아있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잠시 후, 아이는 떼를 쓰며 울었다. 엄마는 아이에게 왜 화가 났는지 물었다. 아이는 엄마가 말을 못 알아 듣고 내가 해달라고 하는 것을 안 해줘서 화가 난다고 말했다.

엄마는 결국 “엄마가 말을 못 알아들어서 00이가 속상했구나, 엄마가 제대로 못 들어서 미안해. 그러니까 얼른 나머지 밥 먹고 가자.”

겉으로 보기에는 이 방법이 나빠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 방법은 상당히 잘못된 것이다. 많은 육아서적과 각종 강의에서 감정을 공감하기가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무분별한 공감하기 ‘그랬구나.’로 인해,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위 아동에게는 공감하기보다 먼저 올바른 행동의 변화를 위한 훈육이 필요하다. 결국 부모가 아이에게 사과를 하고 상황이 마무리 된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었다고 볼 수 있다.

아이가 울며 떼를 쓸 때는, 아이를 번쩍 안고 나가는 것이 옳다. 나간 뒤, 비언어적인 공감으로 울음을 기다려줄 수 있겠다.

하지만 멈춘 뒤에는 아이에게 단호하게 말해야한다. 많은 사람이 식사를 하고 있는 장소라고 다시 한 번 말하고, 사실만을 전달한다.

즉, 식사하는 공공장소에서 움직이는 것은 올바른 예절이 아니다. 그리고 음식을 입에 물고 이야기하면 알아들을 수 없다. 음식물을 다 먹고 말하던지 식사를 멈추고 대화를 하던지 바른 행동을 정할 수 있게 유도한다.

자신의 정확한 목적을 정하길 바란다. 앞으로도 올바른 식사를 하기 위한 아이의 훈육인지, 아니면 아이의 감정만 공감해주기를 위한 훈육인지 정해야 한다.

필자가 앞서 기술한 칼럼에서도 나와 있듯,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신호등의 원리가 적용되어야 한다. 문제의 발생을 인지하고(빨간불), 잠시 멈추어 생각한 다음(노란불), 행동하는 것(초록불)이다.

하지만 아동은 자신의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부모님의 사과로 인해 스스로 행동이 정당화 되어버렸다. 또다시 비슷한 상황이 생긴다면 아동은 울거나 떼쓰는 등 이전과 유사한 행동을 보일 수 있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정확한 문제점을 일러주어야 하며, 생각을 하고 행동수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생각하지 않고 바쁘게 문제를 쫓아가기 바쁜 사람들 ⓒ김지연

‘엄마 손에 매달려’라는 동화책이 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학습스케줄 및 행동범위를 일러주는 부분이 이 동화책의 내용과 유사하다.

주인공 예나는 하루가 바쁘다.

엄마는 “빨리빨리 준비해 밥 먹고 학원가야지”라고 한다.

늘 빨리빨리가 생활화 되어있는 예나는 쉬고 싶다고 엄마에게 말한다. 하지만 쉬는 것 또한 엄마의 방법대로 “노래 부를까? 퍼즐 맞추기 할까?”라며 엄마가 제안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반항장애나 행동장애를 보이는 아동들의 대부분은 성장하면서 받은 압박감을 버티지 못해 부적절한 행동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계속해서 부모가 제안하는 삶을 살아가다 보면, 스스로 결정하는 힘이 약해지기 때문에 부적 감정이 늘어나기 쉽다.

아이의 생각을 묻고 상황에 따른 질문을 하면서 문제해결을 위해 아이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법을 찾아가야 한다.

아이 스스로가 생각할 수 있도록 “무엇이 하고 싶니?”,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질문을 하는 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역할이다.

동화책에서는 하고 싶은 것을 엄마와 함께 천천히 찾아보기로 결정한다.

자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고 스스로 문제해결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할 줄 아는 부모가 되기를 그리고 이와 같은 방법으로 문제해결을 할 줄 아는 자녀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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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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