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고 장애인을 이해하려는 의도와 재활 의욕을 높이기 위해 1981년 국가에서 지정한 날이라고 한다.

이 날은 역사가 있는 만큼, 누구나 함께 어울려 체험할 수 있는 행사들이 각 복지관과 각종 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다.

얼마 전 필자가 우연히 방문한 곳에서 각종 체험을 즐기는 친구들을 만난 적이 있다.

그곳은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 누구든 순서대로 줄을 서서 체험을 즐기는 곳이었다. 아무래도 휠체어를 탄 친구들은 머물 공간과 행동반경이 커서 운신하기 불편한 것이 사실이었다.

장애 아동의 담당 선생님은 “조금만 비켜주세요~”라고 부탁하였지만 비좁은 공간에서 서로 비켜서야 하는 것이 짜증이 난 비장애아동들은 많이 투덜거렸고 휠체어가 지나갈 때 슬쩍 보인 장애아동들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앉아 있었다.

이런 상황이 속상한 선생님은 휠체어가 움직여야 하니 불편해도 이해해달라고 재차 말씀하셨지만, 그러한 설명을 해야만 사람들이 이해를 하는 이 상황이 필자는 불편하게 느껴졌다.

필자의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는 일 년에 여러번 특수학교 친구들과 함께 수업하는 시간이 있다.

모두가 처음은 낯설었지만, 함께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교실을 정리하는 배움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렇듯 특별히 ‘장애인의 날’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래본다.

스스로를 낮추지 말고 자존감을 가지며 나를 보여주자. ⓒ김지연

[마음아 작아지지 마]라는 동화책에는 어느 키가 작은 아이가 있다.

사람들은 손가락질을 하며 많이 먹고 키를 키워라, 그러다가 동생보다 작아지겠다는 등의 비난을 보낸다. 그때마다 이 아이는 홀로 이렇게 생각한다.

‘마음이 작아져요...’

또 사람들이 예쁘고 글씨도 잘 쓰는 친구와 키 작은 아이를 비교하며 거북이 같다고 한다. 그때 이 아이는 ‘어디론가 숨고 싶어져..’ 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자존감이 낮아진 채 사람들의 시선과 행동에 실망감을 가지며 살아갈 때,

어느 작은 꽃을 발견하게 된다.

그 아이는 무심코 “어! 작은 꽃이네!”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꽃은 이렇게 답한다.

“난 작은 꽃이 아니라 그냥 꽃이야.”

이내 나를 알아보는 것은 네가 처음이라며 키 큰 아이들은 나를 못 알아봐 준다고 칭찬한다.

그리고 꽃은 키가 작기 때문에 좋은 점들을 알려준다. 해가 빨갛게 변해가는 것을 볼 수 있고, 새가 알을 깨는 것을 볼 수 있으며 느리게 흐르는 것들을 보는 것이 좋을 때가 있다고 말한다.

잘 걷지 못하고, 잘 보지 못하고, 잘 듣지 못하는 많은 것들은 ‘못해서’가 아니라 ‘나와 맞지 않아서’ 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마음이 작아지게 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불편을 토로하는 사람들의 소리에 고개를 숙일 것이 아니라 꽃처럼 당당하게 고개를 들 필요가 있다.

사회나 학교는 뭐든 잘하고 뭐든 뛰어나야만 하는 ‘나’ 를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나’로 가장 잘 비취질 수 있도록 천천히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을 찾아보자.

모든 상황과 관계에 있어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 나를 낮추지 말고 자존감을 가지며 나를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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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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