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초가 되면 관심을 표현하는 친구들이 많이 보인다. 몇몇 아이들은 스킨십이나 소리 지르기 등으로 관심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를 기분 좋게 받아들이는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싫어하거나 관심 없어 하는 친구들도 있다.

내가 긍정적으로 표현 할지라도 상대의 해석은 매우 다를 수 있다. 특히 자존감이 낮은 친구들은, 아무리 진심으로 칭찬을 하더라도 다른 이유를 찾으며 불쾌해 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칼럼에서 필자는 서로 주고받고 경청하고 적합한 단어를 선택하는 것 등이 적절하게 이뤄져야 대화가 잘 되었다 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같은 사물을 보고도 느끼는 바가 서로 다를 수 있다.

어떤 친구는 [바위]를 보고 ‘단단하고 묵직하여 안정감 있는 돌’ 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다른 친구는 ‘커다랗고 무거운 걸림돌이 되는 돌’ 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하나의 단어로도 다양한 해석과 느낌을 가지는 것처럼 같은 행동과 말을 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친구 중 한명이 예쁜 머리띠를 끼고 왔다고 가정해보자.

머리띠를 끼고 온 친구가 “이 토끼 머리 띠 너무 예쁘지? 너는 이런 모양 없어?”라고 물을 경우, 문장 그대로 해석하여 ‘있다 없다’로 답 할 수도 있지만, 부정적으로 받아들여 ‘자랑하는 건가? 혹은 없다고 무시하는 건가?’ 라며 다르게 받아들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가끔 상담을 하다보면 정서행동장애 친구들의 경우, 타인의 긍정적인 관심조차 나를 관찰하거나 평가한다고 느껴 불편해 하거나, 긍정적인 말과 행동도 부정적으로 받아들여 홀로 고립되는 것을 선택하는 친구를 만나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 생각하고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며, 대화를 할 때는 부정적인 해석을 찾기보다 긍정적인 해석을 찾도록 하고 혹시 불쾌한 기분을 들게 한 말이라면 직접적으로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좋다.

사람들의 생각과 말이 다를 수 있다.ⓒ김지연

[네 마음이 보여] 라는 동화책이 있다.

주인공 루나는 한 남학생이 “야, 플라밍고 다리야!” 라고 부르는 소리에 매우 기분 나빠한다.

여기서 플라밍고 다리의 의미는 루나의 다리가 플라밍고 다리처럼 매우 얇고 날씬하다는 것을 뜻하지만, 이 남학생은 이름도 부르지 않고, 칭찬의 말이 아닌 놀리거나 비웃는 말투였기에 루나는 화가 나 집으로 돌아와 엄마에게 이야기를 한다.

루나는 엄마와 함께 생각을 읽는 요술 봉으로 다른 사람들이 대화를 들어보며 그 속뜻을 알아보기로 한다.

지나가는 한 꼬마는 초콜릿을 보자마자 부모에게 “배고파요” 라고 말하지만, 부모가 사주지 않자 떼를 쓰며 “다리아파요” 라고 한다. 하지만 요술 봉으로 진짜 속마음 들여다보니 [ 진짜로 먹고 싶어요. 당 떨어지니까 초콜릿 사줘요 ]라는 의미라는 것을 알게 된다.

또, 안 좋은 말을 하는 아이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니,

“넌 뭘 그렇게 꼬치꼬치 물어봐” 라고 하는 친구의 속마음은 [똑똑하네..]

“축구시합 하기 싫어”라고 말하는 친구의 속마음은 [지기 싫어..]처럼 들키고 싶지 않은 마음을 나쁘게 담아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었다.

루나는 사람들은 항상 자기생각을 그대로 말하지 않거나 솔직하게 말하지 않을 수 있고, 마음먹은 것과 다른 말이 나오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제야 루나는 사람들이 하는 모든 말을 이상하게 생각하지도, 기분 나쁘게 느낄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루나의 이야기에 나오는 아이들처럼 오해를 하거나 자신의 마음과 다른 말을 내뱉기도 한다.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자. 이 방법은 대화를 길게 유지 시켜주고 서로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생각과 말을 다르게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도 이해해 보자.

비아냥거리는 말로 장난치며 관심을 표현하는 말들을 오해하기보다, 먼저 솔직한 나의 마음을 표현해 보자.

“방금 그 말은 나에게 기분 나쁘게 들려, 다음에는 부드럽게 말해주면 좋겠어.” 라고 대화를 시도하면, 상대방을 제대로 된 대화에 참여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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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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