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어린 시절에 특별할 것이 없는 학생이었다. 평범한 나를 바꿔준 결정적 계기가 있었는데 바로 중학시절 백일장에서 입상을 한 일이었다.

독서와 일기 쓰기를 좋아했던 나는 그날도 평소대로 글을 적어 내었을 뿐인데 백일장에 입상을 하게 되었다.

그 이유가 우연인지 그날따라 특별히 글을 잘 쓴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 일을 계기로 내게 큰 관심이 없던 선생님에게도 칭찬을 듣고, 친구들에게도 부러움을 사자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큰 희열이 느껴졌다. 그날 나는 생애 처음으로 학교대표로써 단상에 올라 상을 받았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좋아하던 일이 잘하는 일이 되었고 학교대표, 지역구대표를 연속적으로 경험하며 그간 들어보지 못한 칭찬을 듣게 되었다. 그 칭찬들이 큰 원동력이 되어 나는 지금도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있다.

필자는 그 일을 계기로 친구들에게 인정받게 되었다. 관심 없어 보이던 친구가 나에게 다가와 칭찬을 하며 말을 걸었고, 나 또한 그들과 대화를 시도하며 서로 가까워지고 친숙한 사람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관심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칭찬만 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교적이지 않던 내가 낯선 사람과 상담을 하는 것에 행복해 하는 것을 보면 나에게 그 사건은 모든 삶을 바꿔놓을 만큼 큰 사건이 된 것이다.

그렇게 칭찬은 걷지 못하는 사람도 걷게 하고, 웃지 못하는 사람도 웃게 하는 묘한 마법 같은 힘이 있었다.

누군가와 가까워지고 싶다면 ‘칭찬’보다 더 좋은 대화법은 없는 것 같다.

새 학기가 시작된 지금, 우리아이가 친구들에게 한 걸음 다가섰는지 모르겠다. 아직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라면 지금부터 하루에 한명씩 관심이 생기는 친구를 관찰 해보라 권한다. 관찰하며 그 친구의 장점을 발견해 보자.

특별히 예쁘거나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늘은 줄을 잘 서서 규칙을 잘 지키는 것도 칭찬이 될 수도 있고, 나를 위해 많이 웃어 준 것 또한 칭찬이 될 수 있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칭찬이다.

칭찬으로 서로를 토닥여주는 마음. ⓒ김지연

[단춧구멍]이라는 동화책이 있다.

인형가게에서 사는 티니라는 이름을 가진 인형은, 눈이 아주 작지만 잘 웃고 매우 사교적이며 친절하다.

또한 티니는 항상 친구들을 만나면 웃으며, 친구들의 장점을 찾아내어 칭찬을 해준다. 상대를 칭찬함으로 인해 스스로가 더 빛을 내는 멋진 친구였다.

어느 날 인형 마을에 생쥐인형이 새로 들어왔다. 생쥐는 모든 인형들에게 외모를 지적하고 행동을 지적했다. 그리고 티니에게 눈이 너무 작아 단춧구멍 같다며 놀리는 말을 했다.

이에 티니는 거울을 보며 슬퍼한다. 그때 인형을 만든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을 한다.

“네 눈은 작기 때문에 찬찬히 둘러보아 더 소중한 것을 볼 수 있는 눈이야”

할아버지 말의 깊은 뜻을 알 수 없었던 티니는 눈을 감추며 살아가고, 점점 친구들의 시선과 말에 신경 쓰며 두려워한다. 이후 생쥐의 귀띔으로 까마귀의 마법을 통해 큰 눈으로 바뀌게 되지만, 친구들은 변한 티니의 모습에 낯설어 한다.

이제 티니는 돼지 인형에게 많이 먹는다며 비난의 말을 하고, 느림보 달팽이에게는 빨리 못 간다며 구박을 한다.

겉모습을 꾸미면 친구들을 쉽게 사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새 옷도 새 모자도 모두 칭찬을 받지 못한다.

결국 티니는 겉모습이 아닌 마음을 들여다보았던 작은 눈으로 되돌아가 친구들의 사소한 친절함과 기분 좋은 웃음 등 그들의 장점을 발견하고 가장 먼저 칭찬을 하며 다가가는 티니로 돌아오게 된다.

“그렇게 먹어대니 뚱뚱한 거야!” 라는 말 대신,

“진짜 맛있게 먹는다. 네가 먹는 걸 보니 나도 진짜 먹고 싶어! 복스럽게 먹는구나!” 라며 상대를 칭찬하고,

“그게 뛰는 거냐? 걷는 거지?” 라는 말 대신,

“진짜 열심히 뛰었어. 넌 참 끈기가 있는 친구 구나.” 라고 칭찬을 해주자.

칭찬을 주고받는 긍정적인 대화를 통해 관심을 표현하고 멋진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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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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