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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화기본법 개정의 기대와 아쉬움

품질인증제 의무적용 범위 없이 단순히 권장 수준 그쳐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3-02 13:26:11
국가정보화기본법 개정안이 1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2월 21일 공포되었다. 이 법안은 여러 의원이 발의한 내용들이 통합되거나 조정되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의 개정안으로 상임위에서 수정된 안이다.

주요 개정 내용은 장애인과 고령자를 위한 정보접근을 보장하기 위한 범위를 인터넷에서의 정보통신망으로 확대한 것이다. 인터넷으로 한정할 경우 웹접근성을 보장해야 하지만, 정보통신망으로 확대하면 인터넷이 아닌 다양한 통신망 전체가 해당된다.

그리고 정보통신망 서버에서 제공되는 소프트웨어가 아닌 정보단말기에 설치되는 소프트웨어도 접근성을 보장하도록 함으로써 스마트폰에 설치되는 모바일 앱 등도 포함되게 되었다. 물론 기차표 예매나 은행 ATM기의 접근성도 정보단말기이므로 접근성 보장에 포함된다.

그동안 웹접근성 품질인증을 민간 기관에 위임하여 심사해 오던 것을 웹접근성만이 아닌 정보통신 접근성으로 확대함으로써 단말기 소프트웨어 접근성도 품질인증제를 도입하게 되었다.

정보통신 제조업자는 장애인이 별도의 보조기기 없이 정보통신 제품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정보통신 제품이 보조기와 호환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조항도 추가되었다.

모바일 앱도 품질인증제에 포함되었다는 점에서 장애인 등의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보조기와 호환을 이루도록 노력하도록 함으로써 보조기 생산업자와 기술적 협력을 할 수도 있고, 보조기로 접근성을 보장받을 수 있으므로 보조기 사용자에게 보다 편리한 접근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보조기 제조업자는 스스로 알아서 보조기를 이용하여 통신망 접근이 가능하도록 해아 했으므로 많은 노력이 들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기술적 정보 부족으로 접근을 위한 개발에 한계를 드러내기도 하였다.

그러나 보조기 개발자가 아닌 정보통신망 운영자나 단말기 개발자, 단말기 탑재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이 보조기로도 접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게 함으로써 보조기 이용자를 고려하여 개발하여야 하고, 보조기 제조업자가 보조기의 플랫폼을 공개하면 그것에 맞추어야 하므로 보조기 제조업자가 굳이 접근을 위한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추가적으로 개발하지 않아도 호환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웹접근성과 이동통신단말기에 설치되는 응용 소프트웨어 접근성이라고 법으로 명시함으로써 줄여서는 앱 접근성 또는 모바일 접근성이라고 할 수 있으나, 법적 용어로 소프트웨어 접근성이란 용어가 생긴 셈이다.

그러나 이는 ‘노력하여야 한다’는 문구로 법을 이행하였는지에 대한 판단 기준이 애매하고 의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한다는 의무적 책임을 규정한 문구로 보기 어렵다.

국가 기관 등은 접근성 보장을 의무적으로 하여야 한다는 문구에 ‘등’이란 표현이 애매하여 민간이 의무 대상인지는 알 수가 없다. 결국 민간은 노력하여야 한다는 수준으로 권장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재화와 용역에서 장애인도 동등하게 이용하게 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15조에 있고, 정보통신 차별금지를 20조에서 개인과 국가를 모두 포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과 의사소통에서의 차별금지를 규정한 제21조에서는 정보통신에서는 출판물, 영화, 공공기관 행사 등에서의 의사소통에서의 차별금지와 혼합되면서 정보접근은 차별을 금하면서도 구체적으로는 수어나 문자 등으로 표현하여 웹접근성이나 모바일 접근성은 간과해버리고 말았다.

정보접근과 이용에서 차별을 금지하는 것은 방송, 출판 등 의사소통과 분리된 조항으로 개정되어야 하고, 정보접근을 장애인이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수어나 문자 등 수단을 제공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문구는 웹접근성과 모바일 접근성을 보장하여야 한다는 문구로 개정되어야 한다.

현재의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정보통신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와 문자 등이라 하여 다른 것도 포함하고 있는 듯하지만 청각장애인의 편의만을 예를 들고 있어 이 정도로는 동등한 접근권과 이용권을 보장할 수 없다.

현재 차별금지법은 정보접근이 아닌 단순히 의사소통 보조만을 언급하고 있다. 이 법에서 정보통신이란 용어를 국가정보화기본법을 인용하여 정의하고 있는데, 국가정보화기본법에는 정보통신이란 ‘정보의 수집·가공·저장·검색·송신·수신 및 그 활용, 이에 관련되는 기기·기술·서비스 및 그 밖에 정보화를 촉진하기 위한 일련의 활동과 수단을 말한다.

그럼에도 정보접근의 동등한 이용을 위하여 웹접근성이나 모바일 접근성을 모두 의미하는 정보통신망과 단말기 소프트웨어의 접근성은 외면한 채 수어, 문자 등 필요한 수단을 제공하라고만 정함으로써 20조에서 차별금지를 규정하고는 정보통신에서의 정당한 편의제공에서는 의사소통 수단에 한정하고만 있어 서로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차제에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는 정보통신 접근성을 정당한 편의제공에 구체적으로 의무화하여 규정하고, 재화와 용역에서의 정당한 편의제공에도 차별금지 조항(15조)만 두는 것이 아니라 재화와 용역에서의 정당한 편의제공을 신설하여 제품의 설명자료 접근권 보장과 이용에 대한 편의제공, 가전제품 접근권 보장 등을 새로이 추가하는 개정을 하여야 할 것이다.

국가 정보화기본법 개정에서 모바일 앱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정보단말기나 이동통신 단말기란 포괄적인 용어를 사용하고, 앱이 아닌 소프트웨어란 광의적 용어를 사용하여 품질인증제를 확대한 것은 환영할 일이나, 의무적용의 범위를 신설하거나 인센티브 등의 법적 근거 없이 단순히 권장 수준으로 그친 것은 너무나 아쉬운 일이다.

국가기관 등은 의무적으로 접근권을 보장하도록 하였다면, 품질인증도 의무적으로 받도록 했어야 맞을 것이다. 이는 국가정보화기본법 개정을 환영하기보다 아쉬움을 먼저 말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이제 껍데기만 있는 법은 그만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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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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