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뜰폰은 시각장애인의 스마트 이용을 위하여 개발된 앱 이름이다. 이 앱은 폴더형 스마트폰 갤럭시2에 설치하여 터치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 키패드를 이용하여 화면의 정보를 음성으로 듣고, 각종 기능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키패드에는 점자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어 숫자와 문자(천지인 키패드)를 조작하기 편리하다.

물론 시각장애인이라고 터치화면 방식의 스마트폰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력이 없는 장애인으로서 입체나 이미지 중심과 터치화면 조작이라는 것이 쉽지가 않고 한계가 있다. 시력을 사용하지 않고 스마트폰의 각종 앱을 사용하는 요령을 모두가 다 익히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스마트 시대에 시각장애인도 동참하고 정보를 활용하기 위해 터치화면을 끄고 키패드를 사용하여 앱을 이용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음성으로 화면 전체, 또는 필요한 위치의 정보를 음성으로 들으면서 좌우상하 화살표를 이용하여 위치를 옮겨 다니면서 선택 버튼을 찾을 수 있다.

음성비서라는 음성인식 기능이 있어 등록된 전화번호를 찾아 준다.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은 학키를 지정한다. 예를 들어 노래방을 이용하려면 지정된 숫자 두 자리에 이어 샵 버튼을 누르면 된다. 뉴스, 시각장애인 전용 BBS 통신망 연결, 전자도서관 등도 이러한 방식으로 연결된다.

99라는 숫자에 이어 샵 버튼을 누르면 사용설명서가 낭독된다. 유투브에 연결하여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해뜰폰은 앱 이름이라기보다는 앱이 설치된 폴더폰의 이름이다. 이를 개발한 회사는 아이티랩이다. 이 회사에는 시각장애인 프로그래머 김정이 있다.

아이티랩 박영숙 대표는 대학을 중퇴하고 미군부대에 취업하여 30년간 근무를 하면서 시각장애인 근무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업무인 조직관리와 전산업무와 연관하여 시각장애인 모바일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박 대표는 미군부대에서 퇴사하여 아이티랩을 창업하고, 사회복지대학원에 입학하였고, 시각장애인 김정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접근성 문제와 욕구해결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폴더형 스마트폰을 고려한 것은 아니다. 아이폰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접근성을 해결하기 위한 앱으로, 보이스오버(화면해설이란 뜻)라는 앱이 있고, 구글에는 톡백이라는 앱이 있는데, 안드로이드에는 그러한 앱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이에 대한 개발을 시작하였다. 그 이름이 바로 샤인플러스이다.

샤인플러스는 전맹과 저시력을 선택하면 음성지원과 화면확대 기능이 있게 된다. 전맹의 경우 화면을 한번 터치하면 해당 앱이 실행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음성으로 읽어주고, 두 번 터치하면 실행된다. 화면 어디든 터치하면 음성으로 알려주고 음성을 들으며 원하는 위치를 찾아 화면 어디든 두 번 터치하면 실행되는 것이다.

저시력인의 경우 확대된 화면에서 빨강, 주황, 녹색 등의 색을 선택하여 화면 전체 또는 특정 위치의 내용을 음성으로 들을 수 있다. 이 기능을 캔디바 기능이라고 한다.

화면의 내용을 음성으로 읽을 경우,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될 수도 있고, 개인적 정보가 공개되어 사생활 보호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귓속말 기능이 있어 스마트폰을 귀에 갖다 대었을 때에만 음성으로 안내한다.

2011년 창업과 동시에 샤인플러스를 개발하기 시작하여 첫 버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안드로이드 환경에 잘 맞지 않았다. 그러나 2014년 SK텔레콤의 브라보 리스타트 지원을 받아 다시 도전하였고, 지금은 플레이스토어 다운로드 횟수가 60만 건이 넘었고, 여러 나라 언어 버전으로 개발되어 100여개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각장애인 전맹의 경우 스마트폰은 보지 않으면서 보아야 하는 세상에 이방인이다. 그래서 스스로 조작하기 편한 폴더형 스마트폰을 선호하고 있다. 비록 각종 접속을 학키로 일일이 암기하여도 그것이 더욱 간편하고 편하다.

아이티랩에서는 삼성에 문을 두드려 해뜰폰 보급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였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이 기술을 사장시킬 수 없었던 아이티랩은 해뜰폰에 설치될 앱을 시각장애인연합회에 기증하였다.

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앱을 설치하여 폰을 보급해야 하기에 폰 대리점을 물색하였고, 회원들에게 29만 7천원에 지난 12월 20일부터 구매자를 모집하였는데 한 달 만에 3천명 이상이 신청을 하였다. 폭발적 인기였다.

그런데 대리점에서 많은 물량과 문의를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각장애인들은 대리점을 찾아가 몇 시간이고 사용법을 익힐 때까지 물으니 직원은 다른 업무도 보지 못하고 직접방문을 거절하기에 이르렀다.

불친절과 앱 설치 미숙, 배송 사고, 번호이동을 신규로 등록하는 등 많은 문제점도 발생하였다. 현재 대리점에서 발생한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협회 관계자가 기진맥진한 상태에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연합회는 인력을 더 투입하고 유통 과정을 관리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자 노력 중이다. 현재 제품을 받은 사람은 불과 300명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리점에서 받기로 한 지원금이 시비에 걸렸다. 연합회에 불만을 가지고 회장 선거에 비자금 조성을 위하거나 회장의 착복에 이 사업이 활용되지 않는가 하는 의구심을 가진 회원이 생겼다.

판매 대당 2만 5천원의 지원금을 연합회가 받기로 한 것인데(2천대가 넘을 경우 3만 5천원) 이 비용은 아직 완성도가 낮은 앱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개발비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오해인지 의도된 비난인지 연합회는 현재 난감한 입장이다.

구매자 회원 입장에서는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보조금이 있다. 판매 가격 29만 7천원에서 일부는 보조금 혜택을 받을 것이다. 연합회 보조금은 사실상 후원금으로 3개월 후 정산되므로 현재는 받은 것이 없으며, 앞으로 정보접근 개발비로 사용되도록 투명하게 운영한다고 한다.

현재 해뜰폰 설명회 개최를 위해 후원금 300만원을 받아 집행한 것이 고작이고 접근성을 위해 연합회로서의 역할을 다한 것뿐이란다.

시각장애인 스마트 생활을 위해 해뜨는 시대를 맞을 것인가, 정보화에 과연 시각장애인의 눈을 뜨게 할 것인가, 아니면 비난만 받고 그런 기회를 잃어버리고 갈등만 고조될 것인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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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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