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보험사에서 ‘걱정인형’ 캠페인 광고를 론칭한 적이 있다. 수많은 걱정을 보험사에서 맡아 관리 해준다는 광고였다. 실제로 이 광고를 통해 6%대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던 보험사는 13%대의 인지도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걱정은 우리가 대신할게요. 여러분은 행복하기만 하세요.”라는 메세지를 전하는 이 광고는 미래에 대한 위험을 걱정하고 불안해 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반영한다. 그만큼 불안이 높은 국민들을 자극한 광고라고 보여진다.

여기서 나오는 걱정인형은 과테말라 마야인의 ‘워리 피플 (worry people)’ 이라는 오랜 풍습에서 유래된다. 내일을 기대 혹은 불안해하며 쉽사리 잠들지 못하고 걱정하는 아이들을 위해 중부 아메리카 과테말라의 인디언 할머니가 ‘걱정인형’을 낳았다고 한다.

부모에게도 쉽게 말할 수 없는 크고 작은 고민 들을 자기 전 베개 밑에 두고 걱정 인형에게 이야기를 하면, 자신의 고민을 모두 가져가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과테말라의 걱정인형 ⓒ김지연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고, 이 두려움을 누군가에게 의지하여 해결하고 싶어 한다. 걱정인형을 통해 내면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는 실제 심리 치료 현장에서 사용되는 기법이기도 하다. 걱정을 없애 줄 것이라는 믿음이 실제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초등학교를 입학하여 새로운 세상에 아이 혼자 나아가는 것은 대단한 도전이다. 도전에는 기대와함께 걱정과 불안이 가득한 것 또한 사실이다. 실제로 이 걱정들이 아이에게서 오는지 부모의 불안한 마음에서 오는 것인지는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부모가 든든한 걱정 인형이 되어주고 아이들이 스스로 불안을 다스리는 마음가짐을 배운다면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으로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여 걱정인형을 만들어 해소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가령, 전날 학교에서 소변을 보고 싶었지만 노는데 정신이 팔려 쉬는시간에 화장실을 가지 못하고 (정확한 원인) 수업 시간에 실수 (그에따른 결과)를 했다고 하자. 내일이 걱정되는 현실적인 두려움이 있다면 부모와 좀 더 구체적인 대안과 목표를 세우고 미리 보조 교사의 도움을 구하는 것이 낫다.

특히 목표한 바를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더욱 지지하며 칭찬해주는 것이 좋다. 혹은 인형을 하나 두고 과테말라의 걱정인형에게 말하는 것처럼 불안을 토로해보며 인형에게 의지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화장실이 가고 싶을 때 선생님에게 말을 했을 경우의 결과, 쉬는 시간 미리 화장실을 다녀와서 크게 불안하지 않게 되는 결과 등을 미리 예상하면 불안이 조금 감소하기도 한다. 실패에 관대해 질 수 있도록 [실수해도 괜찮아~ 내일은 괜찮아~]와 같은 걱정 인형에게 맡겨두는 마음 또한 필요하다.

한가지 사건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걱정과 안심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게해주는 [‘괜찮을까’와 ‘괜찮아’남매의 숲 속에서 찾았어]라는 동화책이 있다. 쌍둥이 남매 중 여자 아이는 늘 ‘괜찮을까?’ 를 말하고 남자 아이는 ‘괜찮아~’라고 말한다.

둘은 숲에서 토끼를 닮은 갈색 귀와 꼬리를 발견했지만, 토끼가 아닌 장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할머니 집에 가져가자는 남자아이의 말에 여자아이는 ‘괜찮을까?’라며 걱정을 하고 남자 아이는 ‘괜찮아~’라고 느긋하게 행동한다.

사과인줄 알고 발견한 것이 사과가 아닌 모자였지만 괜찮다며 가져가려는 남자아이에 반해 여자아이는 여전히 ‘괜찮을까?’라고 걱정한다.

늘 걱정만 하던 여자아이도, 앞서 걱정했던 일들이 별문제 없다는 것을 직접 보게된 후, 마지막엔 길에서 물고기를 발견한 뒤 ‘괜찮을까?’라는 말보다 ‘괜찮을꺼야!’라고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근처 곰 집에서 물건의 주인에게 모든 물건을 찾아주게 되고 감사의 대접도 받게 된다. 수많은 걱정은 베개 밑 걱정 인형에게 맡겨놓고, ‘괜찮아’라는 마음을 주문처럼 외워보자.

스스로 중심 잡기 어려운 친구들이나 정서적으로 겁, 불안이 높은 친구들에게는 휴지에 물을 묻혀서 벽에 던져 놓고 분무기를 뿌려 휴지를 떨어트리는 활동도 불안을 해소시켜주니 부모님들은 이런 활동을 통해 우리 아이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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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칼럼리스트 현재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치료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각종 어려움(발달, 정서행동, 학습장애 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나아가 사회성 향상을 위한 방법들을 전하고 다시 한 번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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