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첫 ‘보훈 예산’이 역대 정부 최대인 5조원을 넘겼다. 지난 12월 6일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정부 예산 중 보훈 분야 예산은 5조486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증가했다. 국가유공자 등에 대한 보상금과 수당이 대폭 인상될 예정이다.’라는 뉴스를 접했다.

참전명예수당 인상, 참전용사들에 대한 병원 진료비 지원 확대, 4·19혁명 공로자 보상금 인상, 광주와 부산에 있는 보훈병원에 각각 전문재활센터를 건립, 인천보훈병원과 강원·전북권 보훈요양원을 건립, 국가유공자 장례를 위한 의전단도 운영, 국가유공자 보상금 인상 확대 등에 예산이 쓰인다고 한다. 이외에도 각종 보훈사업을 시행한다고 한다.

또한 보훈처의 조직개편을 통해 제대군인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질 개선 추진한다는 뉴스를 접했다. 제대군인에 대한 원활한 사회복귀를 돕고 안정된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제대군인지원협의회’를 운영하고 민간 기업이 보유한 양질의 일자리를 발굴하는데 중점을 두고 전국 7곳의 제대군인지원센터를 통해 일자리를 발굴해 제대군인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위한 바람직한 일이여서 박수를 보낸다. 국민의 세금이 이렇게 쓰이는 것에 대하여 반대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뉴스를 들으며 가슴 아파할 척수장애인들이 있다.

기갑부대의 부사관 출신이고 사고 당시(2011년 8월)에는 상무대의 기계화학교 부교관으로 복무 중이었지만 지역축제로 열리는 사이클 라이딩 대회에서 사고를 당해 손가락하나 꿈쩍 못하는 척수장애인이 되었지만 아무런 보상도 없이 힘들게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에이블뉴스 2015-01-06 기사 참조).

기초생활수급자가 된 척수장애인 이원준씨(원내)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이찬우

지금은 상황이 더 나빠져서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었다. 가족도 뿔뿔이 흩어졌고 오랫동안 활동보조인도 구할 수가 없어서 연로하신 어머님의 도움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그래도 살아 보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이제는 안쓰럽다.

이 회원을 볼 때마다 국가의 책무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나라를 위해 직업군인의 신분 중에 원하지 않는 최중증의 장애인이 되었는데 정부는 해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속상하다. 규정을 어겨가며 연금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단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직업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철저히 배제당하고 있다. 다양한 곳에 읍소도 했지만 모두가 묵묵부답이다.

사지마비의 장애인이라 할 수 있는 직업이 없을 것 같아서 우려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말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으니 보훈병원에서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동료상담의 일을 할 수도 있고, 전화상담의 역할도 할 수가 있다. 아직도 군인정신이 있으니 장애를 가지고도 그 어떤 일도 할 수가 있을 것이다.

보훈대상자와 대상자가 아닌 구분이 확실한 것이 너무 냉정해서 슬프다. 담당자는 규정대로 했으니 문제될 것이 없다는 생각일수도 있다. 이런 업무처리가 유사한 민원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너무 규정에 얽매어서 중증의 장애를 입고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군출신 대한민국의 국민에게 너무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았으면 한다. 한때 하늘을 찌르던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원망이 될까 두렵기도 하다.

이 회원 이외에도 주변에 유사한 이유의 장애인들을 보게 된다. 휴가를 마치고 귀대 중에 자동차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되거나 직업군인인 신분에서 집에 화재가 나서 그 와중에 다리를 잃은 장애인도 보았다. 이들은 아무런 직업적 지원을 받지 못하고 혼자의 힘으로 세상을 헤쳐 나가고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안정적인 일자리이다. 보훈대상자와 제대군인은 물론 위와 같은 장애인들에게도 안정된 생활을 위해 힘을 써주기를 바란다. 국방부는 의무고용율 이상의 장애인 공무원을 채용하고 산하 기관에 중증의 장애인을 위해 다양한 일자리를 개발하고 확대하기를 바란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